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의 완전체 공백을 딛고 20일 컴백한다. 이들은 총 14곡으로 꽉 채운 정규 5집 ‘아리랑’을 발표하고 이튿날인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을 개최, 컴백을 ‘신고’한다.
◇2막의 시작 ‘아리랑’, 뿌리로 돌아가다
방탄소년단은 2022년 6월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를 통해 데뷔 후 달려온 10년 서사를 되짚으며 1막을 내렸고 그 해 연말부터 릴레이 입대,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멤버 슈가의 소집해제를 끝으로 지난해 6월 ‘군필돌’이 된 이들은 미국 LA에서 송라이팅 세션을 열고 신보 작업에 골몰했다. 그래미 어워드 수상 이력의 디플로, 라이언 테더, 엘 긴초 등 스타 프로듀서들이 함께 했다.
방탄소년단은 짧지 않은 공백 후 새롭게 펼쳐낼 2막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자신들의 뿌리로 돌아갔다. 그렇게 탄생한 정규 5집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지난 여정에서 쌓은 정서를 아우른다. 글로벌 슈퍼스타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국이라는 뿌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그리움과 깊은 사랑을 총 14곡 안에 녹여냈다.
타이틀곡 ‘스윔’은 삶의 파도 속에서 멈추지 않고 헤엄쳐 나아가는 자세를 노래한 얼터너티브 팝 장르의 곡이다. 밀려오는 흐름을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히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풀었다. RM이 작사 전반을 맡아 곡의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했고, 방시혁 의장이 앨범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뮤직비디오는 정국 ‘스탠딩 넥스트 투 유’를 비롯해 포스트 말론, 도자캣, 두아 리파 등과 협업한 타누 무이노 감독이 연출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사실상 글로벌 프로젝트로 완성된 셈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과 정체성, 뿌리는 ‘K’ 그 자체다. 실제 컴백을 앞두고 공개된 애니메이션 티저 영상은 1896년 축음기 앞에 모인 일곱 청년으로 시작해, ‘아리랑’ 선율을 따라 태평양을 건너는 여정을 그린다. 이후 배경은 현대로 전환되고, 무대 위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해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한국의 전통 민요 ‘아리랑’의 역사를 짚으며 방탄소년단의 이번 컴백까지 서사를 확장한 것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아리랑’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이 곡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의 가사를 찾아보고 노래에 녹아있는 한국 고유의 감성에 공감하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작정하고 ‘K’ 정신을 담아낸 신보 ‘아리랑’ 어떤 파급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방탄소년단이 ‘아리랑’을 키워드로 내세운 데 대해 하재근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이전에도 우리 전통을 내세운 음악과 무대로 세계 무대에서 독자성이 강해진 측면이 있는데, 긴 공백을 딛고 복귀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뿌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로 우리의 전통 아리랑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글로벌 팝 밴드라는 위상이 뚜렷한 가운데 정체성을 보여주는 행보 자체는 다양성의 가치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요즘의 글로벌 추세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들의 신곡 무대는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지는 컴백 라이브를 통해 첫 공개된다. 이번 공연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 등을 연출한 해미시 해밀턴이 메가폰을 잡아 글로벌 이벤트에 걸맞은 무대를 예고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되는 해당 공연은 총 2만 2000 석으로 기획됐지만 글로벌 슈퍼스타의 컴백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보려는 국내외 26만 여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서울시와 경찰·소방당국이 일찌감치 대비에 나섰다.
정부는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1일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 다중운집인파재난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선제적으로 발령할 예정이다. 무대와 가까이 위치해 ‘공연명당’이 될 뻔 한 KT광화문빌딩 WEST는 공연 당일 전면 폐쇄되며, 교보생명빌딩 역시 정문과 주차장을 닫고 오후 4시부터는 후문 출입까지 전면 제한한다. 서울시는 주변 25개 건물에 대해 옥상과 상층부 출입을 통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아리랑’을 주제로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K컬처의 매력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행사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 경찰, 소방을 비롯한 유관 기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공연 전후 교통과 인파 관리, 비상 상황 대응까지 모든 절차를 세심히,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와 당부를 직접 전했다.
[포토] BTS 공연 나흘 앞둔 광화문광장 하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컴백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겠지만 수십 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이벤트가 글로벌 화제가 되면서 서울 특히 광화문 앞에 세계적인 명소로 부각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와 방탄소년단 모두가 수혜자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공연을 마친 뒤 방탄소년단은 미국으로 출국, 컴백 프로모션을 이어간다. 이들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함께 아미(팬덤)를 위한 진행되는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를 통해 4년 만에 완전체로 미국 무대에 선다. 또 25~26일에는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지미 팰런쇼’)에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