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 (사진=SBS 제공)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사랑하라”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몽글상담소’ 칠판에 쓰여있는 글귀다. 이 문구는 생애 첫 연애가 하고파 부부를 찾은 발달장애 청년 ‘몽글 씨’ 3인방의 등 뒤를 지키고 있어 뭉클함을 안긴다. SBS 스페셜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이하 ‘몽글상담소’)가 보여준 다정한 풍경이 시청자의 마음도 물들이고 있단 평가다.
지난 8일 첫 방송한 ‘몽글상담소’는 사랑을 꿈꾸지만 기회가 없던 발달장애 청춘(이하 ‘몽글 씨’)들이 ‘상담소장’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연애 코칭을 받아 인생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8주간의 여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미디어에서 그간 잘 조명되지 않았던 발달장애 청년을 다룬 다큐멘터리 스페셜이지만,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출연과 연애 리얼리티 예능 같은 구성이 방영 전부터 호기심을 모았다.
베일을 벗은 1회는 기대 이상 반향을 일으켰다. 일요일 오후 11시 시간대 편성된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1.5%(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기록했고, 이례적으로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차트에도 진입했다. 지난 10일 이효리가 자신의 SNS에 “세상에나”라며 10위 진입 기쁨을 나누자, 하루 만에 7위로 순위 상승하기도 했다.
‘선한 영향력’으로 정평 난 이효리가 만드는 화제성도 유효하지만 ‘몽글상담소’의 만듦새도 화제 몰이에 충분했다. 1회에선 ‘몽글 씨’ 3인방으로 지적장애를 지닌 ‘N잡러’ 오지현과 자폐스펙트럼 바리스타 유지훈, 지적장애와 다운증후군을 지닌 배우 정지원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가 하면, 각자 상대들과 떨리는 첫 소개팅을 진행했다.
시청자의 선입견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들이 이어졌다. 가족의 도움 없이 생애 처음 홀로 외출 도전부터, 자신의 감정에 과집중하는 장애 특성이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게 되는 의외의 순간, 그리고 자신의 로망과 취향을 이야기하는 모습들은 ‘다름’과 ‘다르지 않음’을 넘나들며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이효리와 이상순이 자아내는 편안한 분위기와 애정 어린 코칭은 발달장애 청년과 시청자 사이 다리를 놔줬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노력만큼이나 그 가족들의 헌신을 엿보게 하는 것도 호평을 샀다. SBS 스페셜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 (사진=SBS 제공) 여기엔 실제로 발달장애 동생을 둔 연출자 고혜린 PD의 당사자적 시각이 주효했다. 앞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효리와 순심이’ 등 진정성 있게 사안을 조명해 온 그가 성인이 된 동생의 연애를 고민하고 지켜보며 5년 전 처음 출발한 기획이다.
고PD는 발달장애인의 연애를 ‘청년’의 삶으로 접근했다. 관련 기관과 단체에서도 이 취지에 공감하면서 섭외 인터뷰만 500명 이상 진행됐다. 교양 프로그램 이상의 ‘연프’적인 재미와 더불어 의미까지 잡으면서 SBS 내부 반응부터 좋았다는 후문이다.
‘몽글상담소’ 측은 일간스포츠에 “당초 2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풍성한 이야기들이 담기게 됐다”며 “‘몽글 씨’들의 이야기를 보다 충분히 전달하고자 3부작으로 확대 편성했다”고 밝혔다.
‘몽글 씨’들의 여정이 3부작으로 끝나도 시청자의 인식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고 PD는 “이 프로그램이 발달장애 청년들의 삶을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그런 논의가 시작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