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노시환이 안타를 치고 출루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2025.07.22/
내야수 노시환(26·한화 이글스)의 비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이 발표된 뒤 KBO리그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을 둘러싼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분위기다.
한화는 노시환과 11년 총액 최대 307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는 FA 계약과 비FA 다년 계약을 통틀어 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 2026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노시환과 선제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한화는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아우르는, 전례를 찾기 힘든 '몬스터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특히 "샐러리캡이 제 기능을 잃었다"는 목소리가 물밑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KBO리그는 2023시즌부터 선수단 총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자유계약선수 연평균 계약금 포함) 상위 40명 금액을 합산한 연평균 금액의 120%를 기준점으로 잡았다. 처음엔 114억2638만원이었던 샐러리캡 상한액은 제도 시행 4년차인 올해 143억9723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로 인해 샐러리캡의 억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사회(사장 모임) 합의대로면 샐러리캡 상한액은 2027년 151억1709만원, 2028년에는 158억7294만원까지 인상된다. "한도가 지나치게 오르면 샐러리캡이 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구단이 주도해 제도를 손질했다.
한화와 무려 11년 다년 계약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노시환. 한화 제공
게다가 제도를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페널티(지명권 하락 폐지)까지 낮아지면서 샐러리캡 때문에 투자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구단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투수 류현진·엄상백과 야수 심우준·강백호·채은성 등 대형 계약자가 적지 않은 한화가 노시환에게 역대급 계약을 안긴 배경에도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혁 한화 단장은 "(샐러리캡은) 실무진들과 잘 논의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현시점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노시환과 3번 정도의 FA 계약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 장기로 계약하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더 좋은 계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무진 전체가 생각을 공유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