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23일(한국시간) 막을 내렸습니다. 현장 취재하며 기억에 남는 건 지하철, 1일당 걸음 수입니다.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라 불립니다. 소위 ‘소비 욕구’가 샘솟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서 밀라노는 사뭇 달랐습니다. 이번 대회는 동·하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올림픽 공식 명칭에 2개의 지명이 들어갔습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 두 도시의 간격은 서울-부산보다 먼 400㎞가량입니다.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이번 대회는 신규 시설 건설을 최소화하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경기 환경을 구성했습니다.
거리가 먼 건 도시의 간격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취재진이 가장 많이 찾는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와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스피드스케이팅)도 23.6㎞ 떨어져 있습니다. 차로 20분 소요되는 거리지만, 지하철로는 1시간 20분이 걸립니다. 밀라노 도심 기준으로는 최소 40분입니다. 과거 대회와 달리, 대회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도 없습니다. 대신 밀라노 내에서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대중교통 티켓이 주어졌습니다.
경기장 위치는 지하철역에서 내린 뒤 최소 20분을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경기장 안에는 공사 잔해물이 남아 있고, 자원 봉사자끼리도 헷갈리는 동선 문제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올림픽 열기보다, 긴 이동으로 생긴 땀이 더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대체 언제 도착하는 거야”라는 한 한국인 관광객의 투정이 공감돼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숙소 근처에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여러 성당과 박물관이 위치했다고 소개합니다. 정작 뇌리에 박힌 건 지하철까지 가는 최단 동선입니다. 휴대전화에선 하루가 지나기 전 1만6000걸음에 도달했다는 알림이 옵니다. 이 알림은 대회 개회식부터 폐막식까지 반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