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상겸(오른쪽)이 아내 박한솔 씨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다. IS포 '투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상겸(37·하이원)이 다음 올림픽 출전을 예고했다.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트리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긴 김상겸이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메달 획득 직후 아내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던 그는 환영 인파 속에 자신을 마중 나온 아내 박한솔 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상겸은 올림픽 네 번째 출전만에 첫 메달을 획득했다. 예선 8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강자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월드클래스'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과의 결승에선 0.19초 차로 분패했지만, 서른일곱 적지 않은 나이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결국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며 스포츠 팬에 울림을 안겼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막노동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를 향한 응원 목소리가 더 커졌다.
김상겸은 응원과 취재 열기에 놀라며 "솔직히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당황스럽고, 땀도 난다. 하지만 당분간 (메달 획득을) 즐겨보도록 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상겸은 해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 첫 메달을 획득하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이 종목 메달은 이전까지 2018 평창 대회에서 '배추 보이' 이상호가 딴 은빛이 유일했다. 김상겸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하는 올림픽이라서 평창 (올림픽) 때보다는 부담감이 덜했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했다.
올림피언으로 획득한 은메달.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상겸은 다시 뛴다. 밀라노 일정을 마친지 이틀 만에 귀국한 것도 비자 발급 관련 행정 처리를 위해서다. 당장 오는 28일과 내달 1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한다. 3월 말까지 월드컵이 계속 이어진다.
김상겸의 시선은 이미 다음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그는 "몸 상태가 허락한다면 최대 2번은 더 올림픽을 나가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목표를 묻자 그는 "당연히 받아보지 못한 금메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지 않은 나이로 에이징 커브(기량이 저하되는 현상)에 놓일 수 있다는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다. 김상겸은 "나와 8강전에서 붙었던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는 1980년생이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다음 올림픽에서는 포디움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