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총력전을 예고했다. 1차전 선발 미치 화이트의 불펜 대기를 시사했다.
SSG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SSG는 전날(13일) 3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3-5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거두며 벼랑 끝에 몰렸다. 1패만 더 하면 탈락이다.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2연승을 거둬야 한다.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숭용 감독은 "먼저 말씀드리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 끝나고 경헌호 투수 코치가 찾아왔다. 화이트가 4차전 (불펜) 대기를 하고 싶다고 전달했다"라며 "오늘 화이트와 면담을 했더니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 '(1차전 패배를) 복수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길래, 고민 끝에 들어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미치 화이트. SSG 제공
이 감독은 전날 경기 후 화이트와 (2차전 선발) 김건우를 4차전에 불펜 대기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원칙대로, 순리대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선수가 먼저 등판 의사를 전했고, 이숭용 감독은 고민 끝에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나는 원래 원칙을 고수하는 스타일이다. 선발로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하지만 선수 생각을 더 존중해서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감독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선수를 존중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화이트의 출전 타이밍은 언제일까. "화이트에게 최대 2이닝을 맡길 생각이다"라고 말한 이숭용 감독은 "불펜을 다 쓰고 연장 가는 상황이나, 이렇게 되면 안 되지만 혹시나 (선발 투수) 김광현이 초반에 많이 흔들렸을 때 화이트를 투입할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우리 불펜 투수들이 좋지만, 5회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투수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선발 김광현에 대해서는 "(김)광현이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어깨 상태도 여러 번 체크했을 때 괜찮다고 하더라. 피칭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을 때에도 괜찮았다. 선수의 말을 믿는다"라며 "광현이가 4차전에 투입하는 게 신의 한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려울 때마다 김광현이 팀에 해준 게 있고. 우리 팀도 어려울 때 딛고 일어난 경험이 있다"라고 전했다.
30일 고척 키움전을 벤치에서 지켜보는 토종 에이스 김광현. SSG 제공
한편, 이날 SSG는 박성한(유격수)-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전날 2루수로 출전한 안상현 대신 정준재가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숭용 감독은 "정준재의 밸런스가 좋다. 어제 안상현을 경기 도중 안 뺀 건, 중간에 빼면 선수에 안 좋은 영향이 갈 거라 생각했다. 두 선수 모두 내년에도 쓸 선수들이라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고민했는데, 안 좋은 상황이 나오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정준재를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