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패에 빠진 '거인 군단'을 수렁에서 건져낸 건 오른손 타자 손호영(31·롯데 자이언츠)이었다.
손호영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 좌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손호영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 1사 3루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의 2구째 포크볼을 공략, 중전 적시타로 3루 주자 윤동희를 불러들였다.
이로써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패했던 롯데는 개막 3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시범경기 때 누구보다 간절하게 치고 싶었다. 좋게 생각하려고 했고,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할 수 있었다"라고 공을 돌렸다. 손호영은 올해 시범경기 타율이 0.091(22타수 2안타)로 좋지 않았다. 장타율마저 0.136으로 바닥을 찍었는데 개막전 멀티 히트(4타수 2안타)에 이어 SSG전 멀티 히트로 시즌 타율을 0.333(12타수 4안타)까지 끌어올렸다.
25일 인천 SSG전 연장 11회 연장 결승타를 때려낸 손호영. 롯데 제공
손호영은 "무조건 쳐낸다는 마음이었다. 전 타석에서 (감독님께서) 타이밍이 빠르고 왼쪽 어깨가 많이 열린다는 얘길 하시더라. 마지막 타석에서는 센터 방향을 보고 치라고 하셨는데 조금이라도 공을 더 보려고 하니 좋은 안타가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심 타선이 아닌) 7번 타순이랑 코멘트가 감독님의 신의 한 수이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LG전 2연패로 팀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손호영은 "(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진짜 잠실에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더 기분 좋았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승타의 의미는) 이제 시작"이라며 "신호탄 같은 거로 생각한다. 내일도, 모레도 잘 치고 싶고 이기고 싶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오늘의 승리로 전 선수단이 자신감을 가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