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은 ‘독보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아이돌이다.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소연의 음악적 색깔 덕분에 컴백할 때마다 개성 있는 음악과 뚜렷한 콘셉트가 늘 화제가 됐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음악적 프로듀싱 능력보다는 미모나 댄스, 가창력으로 주목받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아이들은 프로듀싱과 콘셉트가 늘 화제가 됐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해왔다. 그리고 흔한 사랑타령이 아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를 담은 곡들로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톰보이’가 그랬고 ‘누드’(Nxde)라는 곡 또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번에 컴백하면서 발표한 두 곡의 타이틀곡 ‘알러지’(Allergy)와 ‘퀸카’(Queencard)는 뮤직비디오가 연결된 내용이라 또 한번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X재국 : (여자)아이들의 매력은 뭘까?
Z연우 : 콘셉트가 과감하고, 상상의 선을 넘고 항상 곡의 메세지가 뚜렷하다는 게 (여자)아이들의 매력이에요. 여자 아이돌의 틀에 갇혀 무조건 예쁘게만 보이려고 하는 뻔한 콘셉트를 하지 않죠. (여자)아이들은 꼭 팬이 아니더라도 컴백 기사, 콘셉트 포토, 사람들이 예상하는 타이틀 곡, 선공개 곡 등등 모든 떡밥에 관심을 갖거든요. (여자)아이들의 곡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신선하고 중독성이 있는데 그 안의 스토리들도 충격적이고, 단순히 한곡의 노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사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 노래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곡들이 많아요. 곡의 퀄리티, 내면의 스토리, 뮤직비디오가 주는 메시지, 멤버들의 무대. 이 4가지가 모두 완벽한 여자아이돌은 (여자)아이들이 유일한 거 같아요.
X재국 : 이번 (여자)아이들 뮤비는 어떤 특징이 있어?
Z연우 : 선공개 곡인 ‘알러지’ 뮤비를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 뮤비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스토리의 주인공인 소연은 자신을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그로 인해 자존감도 낮고 SNS에서 예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비교하고 왜 자신만 못생겼을까 우울해 하고 있어요. 하지만 돈 많고, 인기도 많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다른 멤버들도 알고 보면 콤플렉스가 있고, 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질투를 하거든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엄청 동경하면서 막상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지 못하는 사람들, SNS에서 과시하는 걸 좋아하고 “부럽다”는 말을 듣기 좋아하지만, 막상 속마음은 공허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많은 여자아이돌들이 “나는 예뻐”라고 하면서 마치 듣는 사람의 자존감도 올려주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지만 (여자)아이들처럼 솔직하게 얘기하는 노래들이 더 공감이 가고 위로를 받는 거 같아요. ‘알러지’ 뮤비는 결국 소연이 성형수술 매트에 오르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고, ‘퀸카’에서는 성형을 시작하려던 도중 갑자기 뛰쳐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워너비로 삼는 퀸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연의 모습이 나오는 걸 보면 소연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거 같아요. 자신을 사랑하다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감 있는 모습 덕분에 사람들은 모두 소연을 예쁘게 바라보고 부러워하게 되는 거죠. 얼굴이 예쁘다는 건 취향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감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X재국 : 앞으로 (여자)아이들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Z연우 : 한 노래가 너무 빵 터지면 기대가 커서 다음 곡을 발표할 때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 (여자)아이들은 ‘톰보이’ ‘누드’ ‘퀸카’ 이 세 곡이 모두 스타일이 다르면서 스토리는 이어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단순히 중독성이 있는 뻔한 내용의 노래가 아니라 (여자)아이들은 콘셉트와 세계관 모두 완벽한 곡을 낼 수 있는 아이돌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한동안 래퍼들이 21세기의 시인들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고 끊임없이 저항의 메시지를 던지는 래퍼들이 많았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돈, 성공, 여자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여자)아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훨씬 솔직하게 다가오고 자신감 있게 느껴진다. 그런면에서 Z세대에게 (여자)아이들은 시인이자 파이오니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