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와 문화를 일컫는다. 당시 데뷔해 20년 안팎의 경력을 자랑하는 가수 윤하, 성시경, 테이 등이 현재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노래는 30대 이상 팬들에게는 그 시절 향수로, 10~20대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가고 있다.
올 가을 가장 뜨거운 반응을 누리고 있는 이는 윤하다.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엔드 띠어리 : 파이널 에디션’(END THEORY : Final Edition)의 타이틀 곡 ‘사건의 지평선’으로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7일 처음 1위에 오른 후 8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최상위권을 꽉 잡고 있는 (여자)아이들,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를 제친 결과여서 더욱 눈에 띈다.
윤하는 “6집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11개월을 꼬박 쏟아부어 만든 앨범”이라며 “회사 식구들이 북돋워 주면서 에너지를 합쳐서 만든 음악이다. 우리만 듣기 아까워 친구에게 선물하자는 마음으로 다 같이 에너지를 모아 만든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음원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낸 또 다른 가수는 성시경과 테이다. 이들도 신곡이 아닌 과거에 발매한 곡으로 역주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성시경은 2014년 발매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 ‘너의 모든 순간’을 해당 차트 30위권에 올렸다. 특유의 감미로운 보컬에 피아노와 현악기 선율이 더해지면서 가을 감성에 어울리는 정통 발라드가 리스너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테이는 버즈의 ‘모놀로그’(Monologue)를 리메이크한 노래로 멜론 톱10에 안착했다. 원곡자인 민경훈이 출연하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모놀로그’를 열창했는데, 노래가 리메이크되면서 지난해 11월 방송된 영상도 덩달아 화제를 모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요즘은 발라드도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내려 하는 ‘팝 스타일’이 많다. 테이의 ‘모놀로그’는 우리에게 친숙한 느낌이 들게 한다”며 “이런 면에서 리스너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