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격을 얻은 이소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강소휘·한수지·한다혜·김유리. KOVO 제공 봄 배구만큼 치열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렸다. 여자배구 사상 첫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GS칼텍스가 5명의 FA와 잔류 협상을 앞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일 2021 여자부 FA 12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GS칼텍스는 소속 선수 5명이 FA 자격을 얻어 '집토끼' 단속이 중요해졌다. 이소영과 강소휘, 한수지, 한다혜, 김유리까지 모두 핵심 전력이다. GS칼텍스는 몇 명을 잔류시키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팀 전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면 나머지 5개 팀으로선 FA 영입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릴 기회를 얻는다.
특히 두 시즌을 뛴 메레타 러츠와 재계약이 불투명한 가운데 삼각 편대를 이룬 이소영·강소휘와 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주장 이소영은 득점 10위(439점, 국내 5위) 성공률 4위(41.66%)를 기록했다. 수비와 리시브도 뛰어나다. 챔피언결정전 MVP를 러츠와 공동 수상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김연경(흥국생명)과 불꽃 튀는 경쟁이 점쳐진다. 서브가 좋은 강소휘 역시 공격과 수비, 리시브까지 갖춘 레프트로 이소영과 삼각편대를 이룬다. 둘 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해 핵심 멤버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레블 달성의 기쁨도 잠시. 차상현 감독은 둘의 잔류를 놓고 걱정에 휩싸였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액수를 요구하면 구단이 잡을 방법이 없다. 금액은 한정적"이라며 "FA 이야기만 나오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지금부터 큰 고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차상현 감독은 이어 "시즌을 치르는 동안 같이 땀 흘리고 고생해서 우승을 만들어낸 건데…"라며 "선수들이 (계약 과정에서) 팀도 조금 생각해주길 바란다. 살아보니 돈보다 중요한 게 있더라. 바로 간절한 마음"이라고 요청했다. 핵심 자원인 둘을 꼭 잔류시키고 싶다는 마음을 직접 표현했다.
이를 전해 들은 이소영은 "믿어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제는 좀 더 칭찬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잔류를 설득하려는 차상현 감독의 연락에 대비해) 이제 휴대폰은 꺼놓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네 번째 FA 자격을 얻은 센터 한수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센터 김유리는 GS칼텍스의 윔업존 분위기 메이커다. 한다혜는 리베로로 궂은일을 맡고 있다. GS칼텍스로서는 모두 놓치기 아까운 선수들이다.
준우승에 그친 흥국생명에서는 센터 김세영과 레프트 김미연, 리베로 박상미 등 3명의 FA가 나왔다. 이 가운데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한 김세영은 개인 5번째 FA 계약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FA 계약에 성공하면 한송이와 정대영에 이어 여자부 최다 FA 계약(5회) 타이기록을 세운다.
이 밖에 KGC인삼공사의 최은지와 노란, IBK기업은행의 한지현, 한국도로공사 하혜진이 FA로 시장에 나왔다.
FA 자격 취득 선수들은 이날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2주간 원 소속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FA 협상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