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영화계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K-좀비들'이다.
6월 영화계에 작은 숨구멍을 뚫어놓은 '#살아있다(조일형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대망의 '반도(연상호 감독)'가 15일 공식 개봉한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강동원·이정현·이레·권해효·김민재·구교환·김도윤 등 배우들이 열연했다.
'#살아있다'와 '반도'의 공통 소재는 바로 좀비.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재난 시국 속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룬 '#살아있다'와 '반도'는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공감과 영화적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작품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시선 속 개봉한 '#살아있다'는 누적관객수 180만 명을 돌파하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반도'는 더 나아가 본격적인 여름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글로벌 영화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반도'의 개봉과 흥행 행보는 향후 올해 영화계를 '반도' 전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예고한다. '반도'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얼마나 영화관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하반기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
물론 영화의 완성도는 기본 준비 과제다. 2020년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반도'는 개봉 전까지 상승 곡선만 찍었다. 해외 185개국 선판매를 성공시켰고, 사전예매율은 88.5%까지 치솟으며 올해 신기록을 세웠다.
1000만 관객이 열광한 '부산행' 속편이라는 점이 관객들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시사회 직후 쏟아진 호평도 '반도'에 대한 신뢰를 더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에 대한 믿음,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도 '반도'의 기대 포인트다.
다만 따끈따끈한 좀비가 갓 탄생한 '부산행'과 4년 후를 배경으로 하는 '반도'는 세계관만 연결되어 있을 뿐 각각의 개성이 따로 존재하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좀비전쟁이 아닌 인간전쟁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반도'는 국내 뿐만 아니라 15일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동시개봉을 추진, 16일 말레이시아, 내달 7일 북미까지 해외 순차 개봉을 진행한다. 어두운 영화계의 불씨를 조금이나마 되살려줄 수 있는 작품이 되어 줄 것이라는 희망이 강하다.
폐허가 된 좀비랜드에서 희망의 빛을 찾은 '반도'가 현실에서는 스스로 난국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국내외 영화계 이목은 당분간 '반도'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