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선수들이 지난 15일 야간 청백전을 마치고, 뜬공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IS포토 "라이트가 꺼진 위즈파크는 색다르네요."
KT 투수 소형준(19)이 지난 15일에 열린 소속팀의 야간 청백전을 마치고 퇴근하며 남긴 말이다. 적막감마저 드는 고요한 그라운드. 신인인 그에겐 생소한 풍경이었다. 이제 5월부터는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예감도 들었다. 소형준은 "이제 개막이 다가왔다는 실감이 든다"고 했다.
KT가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15일에는 처음으로 야간 청백전을 치렀다. 라이트가 켜진 그라운드에서 하는 야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야간 일정은 보통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소화한다. KBO 리그 개막은 5월 첫째 주가 될 전망이다. 처음으로 청백전에서 9이닝을 채우기도 했다. 경기 시작 시간(오후 6시), 진행이 빠른 청백전의 특성을 고려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라이트가 켜진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치르려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훈련이 이어졌다. 야간 뜬공 펑고. 포수 장성우(30)의 쩌렁쩌렁한 콜 플레이가 훈련 분위기를 달궜다. 포구 여부에 따라 환호와 핀잔이 뒤섞였다. 이내 한 명씩 내야 그라운드 위에서 뜬공을 받는 순서가 이어졌다. 진지해졌다. 코치진의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야간 뜬공 펑고를 소화한 선수들은 신이 난 모양새였다. 이강철(54) KT 감독도 "아무래도 집중력이 더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다음 주부터 교류전이 시작된다. 리그 개막은 5월 1일 또는 5일이 될 전망이다. 막연했던 개막 일정이 잡혔고,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더 가까운 날짜인 5월 1일에 맞춰서 준비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 훈련도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일환이다.
이강철 감독과 김태균 수석 코치가 야간 뜬공 펑고를 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IS포토 가장 큰 고민이던 외인 투수들의 실전 복귀 상황도 나쁘지 않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와 윌리엄 쿠에바스(30)는 지난달 23일에 미국에서 귀국한 뒤 2주 동안 자가격리한 뒤 지난 7일에야 훈련에 복귀했다. 실전 등판이 가능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준비 상태가 예상보다 좋았다. 이 감독은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시켜서 3~4이닝을 소화하도록 운영할 생각이다. 조만간 라이브 피칭을 한다. 교류전도 등판한다.
1군 엔트리 구성도 막바지다. 국내 3차 캠프에서 외야수던 강백호(21)의 1루수 전향이 가시화됐다. 교류전을 통해 최종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강백호가 외야진에서 빠지면 새 주전 우익수가 필요하다. 백업 1옵션도 마찬가지다.
포수는 2인 체제다. 이적생 허도환(36), 7년 차 안승한(28), 신인 강현우(19)가 자리를 노린다. 투수 엔트리는 이미 10~11명이 이강철 감독의 구상 속에 포함됐다. 불펜 투수 몇 명의 컨디션이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고 있는 상황. 나머지 인원은 교류전을 통해 채운다.
10구단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도 태세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