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부터 전파를 탄 '1박 2일'. 12년 간이나 시청자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논란들이 연이어 터져나오며 존폐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시작은 정준영 사태였다. 멤버 정준영이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하루 아침에 범죄자가 된 것. 게다가 정준영은 이미 지난 2016년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무혐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1박 2일'은 단 3개월 만에 하차했던 정준영을 복귀시켰다. 멤버들과 제작진이 정준영을 기다린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고, 눈물의 컴백쇼가 펼쳐졌다.
'1박 2일'은 3년 전 정준영 사건을 가볍게 치부한 것과 현재 정준영이 빚은 사회적 물의를 책임지기 위해 제작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출연자 검증 시스템 강화와 근본적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준영 없이 무리한 촬영을 강행하다 뒤늦게 정한 입장이었다. 여론은 악화될 만큼 악화됐고, 장수 예능프로그램은 순식간에 풍전등화의 상황을 맞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제작 중단을 결정내린 지 하루 만에 다른 멤버들의 일탈이 구설수에 올랐다. 차태현과 김준호가 내기 골프를 친 정황이 포착된 것. 이는 정준영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속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확인됐다. "단 2시간 만에 돈벼락""거의 신고하면 쇠고랑이다" "오늘 준호 형 260 땄다. 난 225" 등의 대화가 오갔다. 정준영 사태와 직결돼 또 다른 사건이 터져나온 셈이다.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를 최초 보도한 KBS 1TV '9시 뉴스'에 따르면, 이 대화방에는 당시 '1박 2일'의 연출을 맡은 PD도 포함돼 있었다. 이같은 대화를 읽고도 묵인했다. '9시 뉴스'는 "제작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관해 차태현과 김준호의 소속사 양 측은 "확인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1박 2일'은 현재 무기한 제작이 중단됐다. 폐지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풍전등화의 '1박 2일'의 불씨를 아주 꺼트리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무려 12년간 전파를 탔다. 다른 예능프로그램들이 모두 막을 내릴 때에도 언제나 시청자를 찾아왔던 '1박 2일'이다. 멤버들의 연이은 비위가 '1박 2일'의 12년 역사를 끝내게 만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