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맥주 대용품인 '발포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우리나라에 처음 발포주 시장을 연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에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가 '필굿'으로 대응에 나서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부터 20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발포주 신제품 '필굿'의 본격적 판매에 돌입했다.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와 CU 등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이마트와 GS25 등에서도 곧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필굿은 맥아 비율은 9%, 알코올 도수는 4.5도의 발포주다. 355ml와 500ml 캔 두 종류로 구성됐다. 가격은 대형 마트에서 355ml 기준으로 '12캔에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발포주는 맥아 비율을 줄여 부과되는 세금을 맥주보다 낮게 만드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맥주 대용품이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가격은 맥주보다 약 40%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다.
오비맥주가 발포주 시장에 뛰어든 것은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4월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한 뒤 1년 6개월 만에 4억 캔(355ml) 이상을 판매했다. 또 필라이트 인기에 힘입어 '필라이트 후레쉬'라는 신제품까지 내놓으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하이트진로 덕분에 국내 발포주 시장은 연 2000억원 안팎으로 커졌다.
이달 들어 발포주 시장 경쟁 구도가 열리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계절적 매출 요인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내놓는다.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는 맥주와 마찬가지로 발포주 매출도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라이트'의 분기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1분기는 17%인 데 비해 2분기 23%, 3분기 34%, 4분기 26% 등으로 2분기부터 매출이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의 강세로 오비맥주가 기존 시장에서 위축된 데다 올해도 주류 시장의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며 "성수기로 접어드는 봄 시즌을 앞두고 두 업체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