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오너가인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다.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등 핵심 계열사는 최종양 부회장과 김일규 부회장이 맡는다. 이랜드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인사 개편안을 발표했다.
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박 부회장은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이랜드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랜드의 나눔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앞장선다는 입장이다.
다만, 박 이사장이 지금까지 맺어 온 중국 및 아시아권 대기업 최고 경영층과의 유대 관계 강화 역할은 계속 맡는다. 이 같은 결정은 이랜드가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는 데 초점을 맞춰진 것에 따랐다.
이랜드리테일은 최 신임 부회장이 유통 법인 전체를 총괄한다. 이랜드리테일은 사업부문 대표로 석창현 상무를, 상품부문 대표는 정성관 상무를 각각 선임했다.
이랜드월드는 김 신임 부회장이 총괄하고, 패션부문 대표로 최운식 상무를 발탁했다. 올해 만 40세인 최 상무는 SPA 브랜드인 스파오를 국내 최대 토종 SPA로 키워낸 것을 인정받았다.
이랜드파크는 김현수 신임 사장이 호텔과 리조트, 외식 사업을 맡기로 했다. 외식부문 대표는 올해 만 35세인 김완식 외식 본부장이 담당한다. 김완식 본부장은 그동안 외식 사업부분의 운영 책임자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치열한 외식 시장 경쟁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통해 외식 시장 선두를 지켜낸 것을 인정받았다.
또 이랜드그룹이 중국에 이어 해외사업의 승부처로 삼고 있는 인도·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해 이은홍 신임 사장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전체 대표로 임명했다. 이은홍 사장은 신입사원 때부터 20년간 스리랑카와 인도·베트남·미얀마 등 이랜드의 해외 생산 인프라를 직접 일구어낸 그룹 내 대표적인 '생산통'으로 꼽힌다.
또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 직급을 부회장 및 사장으로 격상해 경영상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사업 부문별 대표이사를 30~40대의 참신한 CEO로 발탁해 공동 대표 경영 체제를 만든 것도 특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이 한 단계 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앞으로 박성수 회장은 계열사 및 사업부별 자율경영이 될 수 있도록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만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