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가드 박혜진(35)이 족저근막염을 털고 코트에 복귀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1달 만에 복귀전을 치른 그는 팀의 승리를 이끌고도 반성 메시지를 전했다.
박혜진은 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서 35분 14초를 뛰며 2점 8리바운드 4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팀은 접전 끝에 54-49로 이기며 우리은행과 공동 1위(18승 8패)가 됐다. 상대 전적은 3승 3패, 득실률에서는 앞서는 만큼 만약 이대로 정규리그가 종료된다면 우승할 수 있다.
박혜진은 이날 친정팀을 상대로 복귀전을 소화했다. 애초 박정은 BNK 감독은 그의 출전 시간을 조절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경기의 중요도가 높았던 만큼 긴 시간을 소화했다.
박혜진의 득점은 적었지만, 그 외 공헌도가 컸다. 특히 수비 상황에선 우리은행 김단비, 이명관 등 주축 선수를 상대로 빼어난 수비를 뽐냈다. 또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을 잡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베테랑 가드의 존재는 동료들에게도 큰 힘이었다. 박정은 감독도 “박혜진 시너지가 남다르다”고 했을 정도다.
정작 박혜진은 경기 뒤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오늘도 큰 도움은 못 된 것 같다.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다. 6라운드 중요한 경기가 이어지는데,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취재진이 몸 상태에 대해 묻자, 박혜진은 “현재는 떨어져 있는 상태가 맞다. 하지만 6라운드 경기가 남았고, 플레이오프(PO)도 있다.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 경기 뛰는 거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K는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과의 정규리그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박혜진은 “선수들과 그런 순위 얘기는 하지 않았다. 최근 부상 선수들이 다수 발생해 경기력이 떨어져 있었다. 경기력 자체를 올려야 했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팬들이 보시기엔 경기력이 안 좋을수도, 재미 없으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기기 위해선 수비에서 실점을 줄여야 한다. 경기 전에도 ‘못 넣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상대도 못 넣게 하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개선점에 대해 묻자, 박혜진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약속된 임무가 있다. 잘 될 때는 괜찮은데, 안 될 때는 상대한테 쉬운 득점을 내주기도 한다. 이런 실수를 줄여야 이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혜진이 친정팀 우리은행의 안방 코트를 밟은 건 이적 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박혜진은 “1라운드 오고, 이제는 마지막 라운드에 왔다.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좋은 기운이 나오길 바랐다. 그런 (감정적인) 부분은 내가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