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도 서울에 위치한 구장에 국가대표팀 홈구장인 '성지'와 같은 곳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암 잔디를 책임지는 서울시설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운영처)가 비난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운영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일부 오해가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24일 상암구장에서 만난 박정우 운영처장 및 직원들은 이런 오해와 편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 상암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8월이 가장 좋지 않다. 상암에 깔린 잔디는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한지형 잔디다. 잔디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면 버티지 못한다. 게다가 습도도 높아 관리하기 더욱 힘들다. 여름을 제외하고는 잔디 상태에 대한 비판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 FC 서울 홈구장이다. 평균 2만 명이 온다. 소홀히 할 수 없다. 유럽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환경과 날씨의 차이다. 유럽의 하이브리드(천연잔디+인조잔디) 잔디를 심을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 왜 평소에 관리하지 않나.
"정말 오해다. 평소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잔디 관리를 잡초 뽑는 정도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 잔디는 예민하다. 온도, 농약, 비료, 물의 양 등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잔디 전문 인력이 10명이다. 10년 넘게 일하신 분도 많다. 타 구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잔디 성장 촉진을 위한 인공 채광기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롤잔디 교체 기술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잔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스프링클러와 대형 송풍기 8대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 축구 외 대관으로 비판을 받는다.
"상암구장은 공공 체육 시설이다. 시민들에게 개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체육뿐 아니라 문화 행사를 위한 공간도 돼야 한다. 다른 행사로 잔디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많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균 10번 정도에서 올해는 3번으로 줄였다. 또 최대한 축구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 날로 행사를 잡는다."
- 유럽처럼 구단에 잔디 관리를 맡기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 현실상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이다. 잔디 관리 수준은 상암구장이 가장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인프라, 전문성, 인력 등 타구장보다 우월하다. 구단과 기업들이 우리처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K리그 많은 구단과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 NFC에서도 우리에게 잔디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
-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등과 논의할 때 잔디 상태가 최악인 8월 한 달은 휴식기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관련된 조직들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내부적으로는 내년부터 잔디 전면 교체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현재 예산이 1억5000만원이다. 전면 교체하려면 3억원이 든다. 예산을 얻어 내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