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자면 한도 끝도 없이 많다.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화려한 영상 기술도 있고 언제 어디서나 TV를 틀면 축구 얘기가 나오는 환경도 부럽다.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스타 선수들의 매력적인 플레이나 경기장을 꽉 채우는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성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부러운 것 중 하나를 꼽자면 사시사철 푸른 그라운드의 잔디다.
K리그에서 잔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항상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이 유럽리그의 축구장들이다. 중계 화면을 통해 보이는 유럽 축구장의 잔디는 늘 푸르게만 보인다. 물론 거저 주어진 환경은 아니다. 유럽 구단들도 경기장에 질 좋은 잔디를 깔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잔디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장 관리인인 그라운드맨(Groundsman)을 두고 땅고르기부터 배수까지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써서 최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업무다. 아스널의 경우 4명 이상의 정규직 그라운드맨들이 홈구장인 에미레이츠스타디움을 관리하고 있고, 20년 이상 근무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유럽 축구장 잔디 관리의 또 다른 비결은 하이브리드 잔디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이름처럼 천연잔디 80%에 인조잔디를 20%가량 섞어 만들어지는데, 데소의 그래스 마스터(Grass Master)가 가장 유명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미레이츠스타디움은 물론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캄프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올드 트래포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의 파르크 데 프랭스도 모두 데소의 그래스 마스터를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의 가장 큰 장점은 인조잔디가 섞인 만큼 잔디의 버티는 힘이 강해지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데 있다. 물론 당장 한국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입하긴 어렵다.
삼육대학교 원예학과 김경남 교수는 "하이브리드 잔디는 검증이 필요하다. 유럽과 한국의 기후가 다르고, 축구장 활용 패턴도 다르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에 가져와 컨트롤 테스트를 거쳐야 축구장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