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구름관중을 이끄는 스타가 톡톡 눈에 띄었다. 재작년엔 하정우, 지난해에는 유아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올해는 보이콧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해 배우들 자체가 부산을 찾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해 남다른 활약상을 보인 스타들이 있다. 힘들 때 내민 손을 잡아 준, 부산국제영화제 입장에서는 결코 잊지못할 배우들이다.
그리고 특정 누군가가 주인공이기 보다는 참여해준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이나 다름 없었다. 진솔한 이야기 속에 진심이 있었고, 관객들은 오랜만에 작품이 아닌 배우와 직접적인 소통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먼저 축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식 사회는 설경구·한효주가 맡았다. 영화 '감시자들'에서 인연을 맺은 설경구 한효주는 3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다시 만나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들은 진행과 함께 배우로서 현 부산국제영화제의 상황을 안타까워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국민배우' 안성기와 개막작 '춘몽' 팀의 장률 감독·한예리·양익준 감독·박정범 감독·김의성·이주영, '그물' 팀의 김기덕 감독과 안지혜·최귀화, '미행' 팀의 이송희일 감독·조민수, '커피메이트' 오지호·윤진서 등은 빈틈이 많았던 레드카펫을 빛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핫한' 행사로 주목받은 한국영화기자협회 주최 오픈토크 '더 보이는 인터뷰'에는 이병헌·손예진·윤여정이 참석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풍 피해로 해운대 비프빌리지가 파손되면서 영화의 전당으로 장소 이동이 있었음에도 매 행사마다 500여 명 이상의 영화 팬들이 참석해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야외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GV) 역시 구멍없이 진행됐다. '춘몽' '더 테이블' 한예리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윤계상 '덕혜옹주' 손예진·박해일 '아가씨' 김태리 '곡성' 쿠니무라 준과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를 접수한 '아수라' 팀 등이 함께 했다.
공식 행사는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부산을 찾은 스타들도 있다. 지난해 '무뢰한'으로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올해 부일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선 후 '무뢰한' 팀과 회동했다. 전도연을 중심으로 오승욱 감독·박성웅 등이 부산을 찾았고 이들은 오랜만에 함께 회포를 풀었다는 후문이다.
손예진도 허진호 감독·박해일·설경구와 술자리를 가졌다. 손예진은 오픈토크에서 "해운대 포장마차에서 설경구·박해일·허진호 감독님과 만났다. 경구 오빠는 사회를 보러 오셨더라. 우연찮게 합석해서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