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내부 FA 송은범·차일목과 26일까지 협상을 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둘은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며 FA 시장으로 나왔다. 김기태 KIA 감독은 새로이 팀의 지휘봉을 잡을 때마다 FA 선수와 인연이 없다. 지난 2011년 말 그가 LG 감독 부임 시절 내부 FA였던 조인성(당시 SK) 이택근(넥센) 송신영(당시 한화)이 나란히 팀을 떠났다. 전력보강을 해도 모자른 판에 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시즌 구상에 차질을 빚었다. 그리고 KIA 지휘봉을 처음 잡은 이번에도 베테랑 투·포수가 이탈했다.
송은범의 이탈이 아쉽다. 김 감독은 송은범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아주길 희망했다. 때문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송은범에게 직접 전화를 해 "함께 하자"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구단 역시 송은범을 잡기 위해 네 차례나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그러나 액수 차이가 커서 끝내 놓치고 말았다. 송은범은 "감독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다. 하지만 구단과 이견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KIA의 눈은 외부 FA로 향해있다. 구단은 김 감독 부임 당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KIA 관계자는 "구멍난 포지션을 메우기 위해 FA 영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빈과 안치홍의 군 입대로 전력이 약해진 내야진과 송은범의 이탈로 구멍이 생긴 선발 자원에 대한 보강 가능성이 높다. SK와 협상이 결렬된 나주환과 롯데의 88억원 제안을 뿌리치고 시장에 나온 장원준이 영입 1순위로 꼽힌다. 외부 FA 영입 수혜를 보지 못했던 김 감독이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외부 FA 영입이 없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LG 감독 시절 2011년 말 내부 FA 3명을 놓친 뒤 구단이 외부 FA 영입에 대한 의사를 묻자 "괜찮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당시 그는 "나도 사람이고, 감독이다. 왜 선수 욕심이 없겠나"라고 말하면서도 "내부 선수들과 믿음을 더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외부 선수의 영입이 자칫 팀 단합을 깰 수 있다는 판단을 할 경우 구단의 외부 FA 영입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