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최강을 가리는 여자 월드컵이 27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했다. 세계최고의 여자 축구 선수 마르타(25)와 비르기트 프린츠(34)의 자존심 대결은 이번 대회를 보는 관전포인트다.
월드컵 3연패 도전하는 프린츠
프린츠는 살아있는 여자 축구의 전설이다. 179cm의 프린츠는 힘과 파워 모두 뛰어난 스트라이커다. 15살 때부터 클럽팀에서 뛸 만큼 기량이 뛰어났던 그는 17살 때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이래 A매치 213경기에서 128골을 집어넣어 '골머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3년 안정환이 뛰기도 했던 이탈리아 페루자의 괴짜 구단주인 가우치가 영입을 시도한 것은 유명한 일화. 그렇다고 독일 축구 스타일 특유의 힘만 가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프린츠는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았으며 피지컬 세라피스트 자격도 가질 만큼 지적 능력도 뛰어나다. 프린츠는 2003년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골든볼을 휩쓸며 독일의 우승을 견인했다. 2003년과 2005년 사상 최초로 FIFA 올해의 여자 선수상 3연패에도 성공한 프린츠의 독주는 2006년에야 깨졌다. 마르타의 등장 때문이었다.
여자 펠레 마르타
2007년 브라질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나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미국의 팬암게임 여자축구 경기를 지켜본 6만8000명의 팬들은 한 선수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21세의 여자 선수가 남자선수들이나 펼치던 드리블 기술을 펼쳐보였기 때문이었다. 브라질 공격수 마르타였다. 팬들은 축구황제 펠레에 비견하며 마르타를 '치마 입은 펠레'라고 불렀다. 펠레 역시 마르타를 본 뒤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르타는 현역 여자 축구 선수 중 단연 최고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FIFA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수상한 것이 그 증거다. 한 두 명의 수비는 가볍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는 물론 A매치에서 69경기에서 76골을 넣을 만큼 결정력도 탁월하다.
독일 대 브라질, 프린츠 대 마르타
마르타가 이끄는 브라질은 2007년 중국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지만 결승전에서 벽에 가로막혔다. 프린츠가 이끄는 독일이었다. 독일은 마르타를 막기 위해 2~3명의 수비를 붙였고, 마르타의 득점포는 침묵했다. 독일의 사상 첫 여자 월드컵 2연패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마르타는 득점왕과 골든볼을 받았지만 눈물을 흘리며 다음 월드컵을 기약했다.
이번 월드컵도 독일과 브라질의 싸움이 될 가능성은 높다. 마지막 월드컵을 맞은 프린츠가 주장인 독일은 2연패를 달성한 멤버 중 다수가 남은데다 홈이라는 이점까지 안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됐던 전술적 날카로움을 다지며 2009년 4월이후 A매치 무패행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