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잠실] "감 올라올 때 3연투 할래요"라는 정우영, 사령탑은 "안 아픈 게 먼저야"
"'3연투, 4연투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감이 딱 올라오니 던지는 게 더 좋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진정해라. 그러다 한 방에 간다. 제일 중요한 건 아프지 않는 것'이라고 해줬다."드디어 정우영(24·LG 트윈스)의 감이 올라왔다. 염경엽 감독은 이럴 때일 수록 그를 더 아끼고 싶다.정우영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8일 KT 위즈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64 35홀드로 홀드왕을 수상했던 그는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19일 기준 평균자책점이 5.17에 달한다. 광속을 자랑하던 투심 패스트볼이 지난해보다 느려졌고, 여러 변화를 시도한 것도 결과물이 좋지 않았다.그래도 최근 2경기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다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9일 경기에서는 최저 시속 145㎞, 최고 시속 149㎞ 투심이 모두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뺏지 못했던 탈삼진을 1이닝 동안 2개나 솎아낸 게 큰 소득이다. 필승조 재구성에 고전했던 LG로서도 정우영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다만 페이스가 올라온다고 서두르지 않는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영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감이 좋으니까 오늘도 던지겠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자제해라. 아직 시간 많다'고 했다"고 웃었다.
정우영으로서는 좋은 투구 감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연투했을 때(평균자책점 2.57) 성적이 하루 휴식했을 때(평균자책점 6.39)보다 좋았다.그래도 염경엽 감독은 관리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 '3연투, 4연투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감이 딱 올라오니 던지는 게 더 좋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진정해라. 그러다 한 방에 간다. 제일 중요한 건 아프지 않는 것'이라고 해줬다"고 전했다.한편 LG는 20일 경기에서 본래 외야수였던 이재원을 선발 1루수로 출전시킨다. 지난해까지 외야로만 뛰었던 이재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이 1루수로 활용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바 있다. 치열한 외야 경쟁 대신 1루로 기용하며 타석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서다. 다만 이재원이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졌고, 복귀 후에도 수비 소화를 줄이면서 이제서야 1루수 글러브를 끼게 됐다.
당초 구상대로 들어가게 됐지만, 염경엽 감독은 첫 시도에 긴장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염 감독은 "준비는 했는데 좀 불안하다"고 웃으면서 "연습은 많이 시켰다. 감독 입장에서 좀 불안하다. (그래도) 해봐야 한다. 불안하다고 안 쓰면 영원히 못 쓴다. 오스틴 딘이 부상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아무도 (앞일을) 모른다. 감독 입장에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재원의 멀티 포지션 기용도 결국 LG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웃기 위함이다. 외야와 내야 어디에서 부상이 나올지 알 수 없고, 이재원 등 여러 선수들이 빈자리를 서로 메워줘야 144경기를 빈자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염 감독은 "부상 방지가 첫 번째다. 올해 부상들이 너무 많다. 우리 팀뿐 아니라 10개 구단에 다 많다"며 "부상 적은 팀이 차고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20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