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성장 잠재력을 드러낸 새 얼굴들을 앞세워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2022 스토브리그에서 무려 268억 6000만원을 썼다.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복귀한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 공격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는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나성범과 빅딜을 했다. 나성범의 원소속팀(NC 다이노스)에 준 보상액만 15억 6000만원.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2022시즌이 반환점을 찍었다. KIA는 투자 대비 효과를 얻었을까. 결론부터 전하면 양현종과 나성범은 이름값을 해냈다.
양현종은 등판한 18경기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구단 통산 최다승, 최다 탈삼진 등 굵직한 이정표를 연달아 세우기도 했다. 나성범은 출전한 83경기에서 타율 0.308 12홈런 OPS(장타율과 출루율 합계) 0.922를 기록했다. 리그 대표 외야수로 평가받는 나성범이기에 썩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 팀 승리를 이끄는 클러치 능력을 가장 많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KIA는 두 선수가 투·타 중심을 잡아주며 5위(42승 1무 40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KIA 레이스는 '스타 듀오'보다는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새 얼굴들의 활약이 더 큰 기대를 안겼다. 저력을 발휘하며 재기하거나 반등한 선수들도 있다.
1루수 황대인은 4번 타자로 올라섰다. 2021시즌 팀 내 최다 홈런(13개)을 기록, KIA가 그토록 찾던 '우타 거포'로 기대받았다. 5월 리그 타점 1위(31개)에 오르며 KIA의 상위권 도약을 주도했다. 전반기 홈런 9개를 기록, 무난히 개인 최다(13개)도 경신할 전망이다. 6월 중순부터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5경기 중 2경기에서 2타점 이상 올리며, 반등 속에 전반기를 마쳤다.
1차 지명 슈퍼루키 김도영도 후반기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르며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선수다. 그러나 개막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프로 무대의 벽을 절감했다. 5월 이후엔 백업으로 밀려 타석 기회도 크게 줄었다.
김도영은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벤치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보며 시야를 넓히고, 자신의 야구를 재정립했다. '눈' 야구를 통해 이범호, 최희섭 등 지도자들과의 대화도 밀도가 생겼다. 여러 조언 속에 자신의 스트라이크존과 스윙을 만들었고,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3연전 중 2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반등했다.
전반기 KIA 마운드 공신. 이준영-전상현-이의리(왼쪽부터). IS포토 마운드에선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가 '2년 차 징크스' 변수를 줄이며 진정한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경기당 이닝(5와 3분의 1이닝), 투구 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지난 시즌보다 늘어났다.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 등 투수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오히려 안 좋아졌지만, 불펜진 소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팀의 승리 발판을 만들어주는 힘은 더 좋아졌다.
지난 시즌 후반 부상에서 복귀했던 전상현의 약진도 큰 성과다. 그는 지난 시즌 홀드왕 장현식과 함께 나란히 1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2.37)은 장현식, 마무리 투수 정해영보다 낮다. 등판(40번)은 팀 내 최다 기록. KIA에 부족한 왼손 불펜 라인에서 홀로 분투 중인 이준영도 '언성 히어로'로 평가받을만하다. 3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한 투수다. 개인 최다 홀드(13개·2020년)도 눈앞에 두고 있다.
KIA는 6월 말 찾아온 위기를 잘 넘겼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를 제물로 4승을 챙겼다.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전반기를 마쳤다. 젊은 선수, 재기한 선수들의 활약이 후반기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