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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흔들리는 스포츠토토, 해법 찾지 못하면 한국 체육계도 흔들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젊은 직원들의 줄 퇴사가 이어지는 등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스포츠토토 사업이 어려워지면 한국 체육계 전체에 타격이 크다. 스포츠토토를 바탕으로 지난 2년간 국민체육진흥기금 약 3조6000억원이 조성됐다. 이 기금은 한국 스포츠의 젖줄 노릇을 했다. 스포츠토토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올해 10월 현재 총 45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이 중 올해만 17명이 퇴사했다. 퇴사한 직원들은 대부분 3~5년 차로 시스템 및 상품 개발 및 운영 담당으로 투표권 사업의 핵심 인력들이었다. 스포츠토토 측은 이들이 낮은 연봉과 복지 감소 등에 회의감을 느끼고 퇴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은 2001년 시작해 현재까지 약 20년간 안정적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해왔다. 국가 체육 재정의 약 90%를 책임지는 위치다. 스포츠토토는 2001년 28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2021년 기준 5조6000억원으로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낸 주인공인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이 위기를 맞은 건 최근 체육진흥투표권 산업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5%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수탁사업자를 따내기 위한 과열경쟁이 벌어져 수수료율이 점점 낮아졌다. 결국 2020년 사업자 선정에서는 수수료가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스포츠토토코리아 구성원들의 처우는 비슷한 업종으로 분류되는 강원랜드, 마사회,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과 비교해 업계 최하위 수준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2년간 코로나19, 물가 상승, 공영화법 통과 등으로 시장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스포츠토토코리아의 적자 금액은 연 20억원이다. 현재 추세라면 5년 수탁 기간 내 손해액은 총 120억~150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관리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은 수탁사업자 선정 당시 계약 조항이 기준이기에 계약 조건을 바꾸는 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공단과의 위수탁계약서에 ‘운영비 등은 매출액,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재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음을 강조했다.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쓰는 주요 비용 중 마케팅비나 선수단운영비, 시스템유지보수비 등은 당초 계획보다 적은 액수의 비용을 썼고, 미집행액은 공단에 귀속됐다. 반면 인건비의 경우 공단이 승인한 규모 이상의 돈이 들어가 수탁사의 돈이 추가로 투입됐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이런 부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은 이번 수탁 기간이 끝나면 2025년 7월부터 공단이 직접 운영하도록 국민체육진흥법이 통과됐다. 일명 '스포츠토토 공영화법'이다. 하지만 토토 공영화까지 2년 8개월 남은 기간 사업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체육계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스포츠토토코리아의 사업 파행과 인력 유출이 가속화하면 향후 공영화 시점의 사업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체육계가 "스포츠토토 운영에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이은경 기자 2022.10.12 15:01
스포츠일반

이용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for'가 아닌 'with'를 위한 통합스포츠"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통합사회를 위해 K리그와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가 손을 잡았다. 이용훈 회장은 "장애인을 위해서(for)가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with) 하는 통합스포츠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13·14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는 2021 스페셜올림픽 K리그 유니파이드컵 대회(후원 현대자동차, 지원/협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파파존스)가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SOK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포츠활동을 통해 하나가 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K리그 구단 연고 지역내 스페셜올림픽 코리아 소속 통합축구팀과 연계해 발달장애인 10명, 비장애인인 파트너 10명이 팀을 구성했다. 강원FC, 인천유나이티드, 서울이랜드, 수원삼성, 대전하나시티즌, 경남FC, 부산아이파크, 제주유나이티드 등 8개 팀이 출전한 대회는 로컬룰로 장애인 6명, 파트너 5명이 출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OK는 발달장애인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구다. 지난해 9월 SOK 회장으로 취임한 이용훈 회장은 기업인 출신이다. 대한스키협회 이사를 지내며 처음 스포츠를 접했고, 2017년 SOK 이사가 됐다. 지난해엔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SOK를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통합스포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축구, 농구, 플로어볼, 배구 등 4개 종목 30개 팀이 운영중이다. 이용훈 회장은 "통합스포츠는 팀을 통한 소속감을 느끼고, 운동장 밖에서도 소통하는 것이 목표다. 스페셜올림픽은 발달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서 재능을 사회에서 입증하고, 인식개선사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통합 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장애인 체육계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카잔 동계 스페셜올림픽도 2023년 1월로 연기됐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이벤트들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몇 번에 걸쳐서 계획이 바뀌고 취소되는 과정을 반복해 힘들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과 협업이 이뤄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국내에선 K리그 구단을 중심으로 통합축구 이벤트가 여러 차례 열렸다. 2017년엔 프리미어리그 에버턴 산하 팀과 인천유나이티드 팀이 친선교류전을 가졌고, 2018년엔 수원-인천전에서 두 번의 교류전이 열렸다. 서울이랜드도 2018, 19년에 축구 클리닉, 친선 경기 등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 9월 SOK와 프로축구연맹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상 첫 정식대회까지 열렸다. 이용훈 회장은 "축구연맹과 함께 하게 돼 굉장히 의미가 있다. 연맹이 열린 마음으로 많은 부분을 협조해줬다"며 고마워했다. SOK와 연맹은 향후 연중 리그는 물론 여자리그, 국제대회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더 많은 구단들이 참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만들어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창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1.13 21:09
스포츠일반

“도쿄 올림픽 10-10, 늙은 말처럼 길 안내할 것”

조재기(70)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1970년대 한국 남자 유도 중량급 간판이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남자 유도 무제한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당시 주 체급인 라이트헤비급에서 4위에 그쳤다. 심기일전의 각오로 머리를 빡빡 밀고 출전한 무제한급에서 기어이 시상대에 올랐다. 같은 대회에서 대한민국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에 가려 그의 동메달 스토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 사이에서는 올림픽 도전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극기’ 스토리다. 도쿄올림픽 개막 D-150(25일)을 앞두고 조 이사장을 만났다. 14일 서울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집무실에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체육계도 뒤숭숭하다. 프로리그는 연기되거나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각종 대회가 연기됐다. 일본도 도쿄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래도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 재정적 젖줄인 체육공단 수장인 그도 마찬가지다. 1m90㎝키의 다부진 체격과 강렬한 눈빛. 조 이사장은 무도인의 풍모가 여전하다. 외모에서 풍기는 위압감은 잠깐만 이야기를 나눠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선수 생활을 접은 뒤 체육학과 교수로, 스포츠 행정가로 차근차근 이력을 쌓은 그는 ‘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론에서도, 실무에서도 탁월하다. 조 이사장에게 올림픽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무슨 얘길 하고 싶은지 묻자 ‘죽음의 냄새’라는 화두를 꺼냈다. 그는 “선수 시절 매일 2시간 동안 전력을 다해 훈련한 뒤 체중계에 오르면 100㎏이던 체중이 95㎏으로 줄어 있었다. 몸에서 땀 5ℓ가 빠져나간 것이다. 의사들은 인간 몸에서 7ℓ의 수분이 빠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올림픽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매일 ‘죽음의 냄새’를 맡으며 훈련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죽음’을 거론한 건 ‘작은 차이가 메달 색깔을 바꾼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은 목숨을 내놓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들과 똑같아선 차이를 내기 어렵다. 마지막에 웃으려면 남과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조 이사장이 말하는 ‘차이’가 무엇일까. 그는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정신이 바로 서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순신 장군 말씀 세 가지를 인용하겠다”며 “싸움에 앞서 ▶철저히 준비하고 ▶싸움이 시작되면 목숨을 걸고 ▶승부가 끝난 뒤에는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최선을 다하는 데 있어 ‘정보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상대를 파악하기에 앞서 자신의 컨디션과 신체 리듬을 완벽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선수의 컨디션 관리는 훈련시간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을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선수마다, 종목마다, 신체 리듬은 서로 다르다. 자신의 리듬을 정확히 파악해 대회 일정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경기 당일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할까 싶은데 조 이사장은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컨디션이 최고조일 때 경기에 나서면 오히려 자신감이 지나쳐 실수할 수 있다. 최고점에 살짝 못 미칠 정도로 리듬을 조정하는 게 유리하다. 일말의 긴장감이 집중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실전 팁도 소개했다. 그는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첫걸음은 ‘기록’이다. 한 번 운동하면 체중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훈련한 뒤 느끼는 컨디션이 어떤지 꼼꼼히 기록해두면 그 모든 데이터가 분석 자료로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체육공단 산하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KISS) 등이 스포츠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뒷바라지한다. 조 이사장은 『한비자』 ‘세림’편의 ‘노마지(老馬智, 늙은 말의 지혜)’를 인용해 체육공단과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노마지’ 내용은 이렇다. 고죽국을 정벌한 뒤 병사들을 이끌고 귀국하던 제환공은 큰 눈을 만나 길을 잃었다. 재상 관중이 길에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게 했고, 그 뒤를 따라가 길을 찾았다. 그는 “스포츠계 선배로서 여러 후배와 한국 스포츠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안내하는 늙은 말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목표로 정한 ‘10-10’(금메달 10개, 종합 10위 이내)을 달성해야 2032년 올림픽 유치 가능성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조 이사장은 한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응원 구호 ‘화이팅(fighting)’은 ‘서구 열강과 싸워 이기자’는 뜻에서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만든 말이다.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리는 만큼 대체 용어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체 구호로 ‘으라차차’를 추천했다. 사전적 의미는 ‘힘겨운 상대나 상황, 대상을 마주하여 이를 이기고 극복하고자 할 때 힘을 모아 내지르는 말’이다. “으라는 소를 몰 때 쓰는 ‘이랴’가 변형된 말로 ‘가자’라는 뜻이고, 차차는 힘을 쓸 때 나오는 탄성으로 ‘힘내자’라는 자기 암시다. 으라와 차차가 결합해 ‘가자, 힘내자(go and cheer up)’라는 뜻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2.25 08:33
스포츠일반

민선 1기 지방체육회장 시대, 곳곳에서 산통

모든 일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 새 시대로 향하는 길목에 선 체육계도 그 첫 걸음인 민선 지방체육회장 선거 과정에서 산통을 겪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체육회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지방체육회장 선거를 통해 새 수장을 선출했다. 지난해까지는 해당 시도의 자치단체장이 당연직 시도 체육회장을 맡았지만 지난해 1월 15일 국회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시·도체육회장 및 시·군·구체육회장을 민간인으로 선출,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기울인 결과다. 이렇게 선출된 새 지방체육회장들은 16일부터 공식적인 임기에 들어가 2023년까지 3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대부분의 지역은 이미 당선자들이 업무에 돌입했지만 일부 지역은 아직 수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표류 중이다. 일부 지역이 재선거 혹은 법정 공방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실시한 선거에서 민선 첫 경기도체육회장에 당선됐다가 취소된 이원성 당선자를 비롯해 인천, 춘천, 천안, 양산 등 전국 곳곳에서 당선 무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당선 무효 상황에 맞닥뜨린 이원성 당선자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주말 동안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하는데 전화도 아니고 문자로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방적 문자 통보부터, 1기 체육회장 임기가 3년인데 피선거권을 5년간 제한하는 것까지 일반적으로 들어도 너무하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이 당선자는 "할 일이 산적해있는데 빨리 이 문제가 정리되어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선거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체육회의 '낙하산 인사'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당선 무효 결정에 정치적인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 당선자는 수원지방법원에 경기도체육회장 당선무효, 선거무효 효력정지 및 재선거실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이미 임기를 시작했던 강인덕 인천시체육회장 당선자도 부정 선거운동을 이유로 당선 무효가 결정됐다. 이미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은 강 당선자는 선관위의 결정에 불복, 법정 대응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체육회와 대립 중인 상황이다. 천안시체육회의 이기춘 당선자도 향응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을 이유로 당선이 무효 처리됐고 양산시도 정상열 당선자가 당선 무효 결정에 불복,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당선 무효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자 한 지방체육회 관계자는 "스포츠와 정치를 분리하자고 치른 선거인데 정치판보다 더 정치판 같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스포츠평론가인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민선 지방체육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진 당선 무효 속출 사태에 대해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고 주장하면서도 (선거에)정치를 끌어들이는 모순된 주장이 많이 나왔다"며 "체육계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직 수직적인 면이 있다. 우리 사회와 비교했을 때 체육계의 분위기는 20~30년 뒤처져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지자체장과 친분을 강조하는 등 '정치적인' 색깔을 내비치는 후보들이 많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민선 1기 지방체육회장 선거는 스포츠에서 정치를 분리해내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물론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체육 단체운영비 중 약 80%가 지자체 보조금인데다 대부분의 체육시설물을 지자체가 관리·감독하는 환경 속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치와 분리된 선거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최 소장도 "분명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고 혼란스러운 부분, 모순된 점도 많다. 첫 선거인 만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1기'에서 불거진 문제를 개선하고, 목표로 삼은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달성하느냐다. 최 소장은 "잡음이 있더라도 선거를 통해 직접 권력을 교체하는 과정을 경험해봐야 한다.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의 잘못된 부분들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직 체육회장 임기 중에 체육회에서 선관위를 꾸리다보니 모순이 있다. 다음 선거 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방법이나 지자체 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법하다"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2.11 06:00
스포츠일반

욱일기 허용한 조직위…도쿄올림픽, 정말 왜이러나

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여러 가지 논란으로 말썽이다. 이번엔 2차 세계대전에 사용한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을 대회 조직위원회가 사실상 허락하기로 하면서 큰 반발을 샀다.일본 산케이신문은 4일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외교부에서 욱일기 사용을 올림픽·패럴림픽 때 사용하지 말 것으로 요청한 것과 관련해 반입 금지품으로 하는 걸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직위는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외교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전후 경기장 내 욱일기와 이를 활용한 유니폼·소품 반입, 응원 행위 금지를 촉구한 것에 올림픽 조직위가 배치되는 반응을 내놓은 셈이다.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방사능 문제, 독도 표기 문제 등 정치·외교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들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이번엔 욱일기 문제가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논란에 기름을 더 끼얹었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도쿄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에도 방사형으로 뻗은 문양이 욱일기를 연상케 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항의를 한 바 있다. 메달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이 디자인에 대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하나로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이번엔 조직위가 노골적으로 욱일기 사용을 용인하기로 하면서 반발을 더 크게 샀다.올림픽에서 정치적인 표현을 드러내는 건 '올림픽 헌장' 50조(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 활동을 금한다)에도 명기할 만큼 절대적인 금지 사항이다. 그러나 일본이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꾸준하게 욱일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하는 등 상대적으로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인식이 부족한 틈을 타 이를 자주 활용하면서 관련 논란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욱일기와 관련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FIFA도 지난 2014년 일본 축구를 집중 조명한 공식 주간지 표지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 항의를 받고 일장기 장식으로 바꿨다. 당시 일본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에 11개의 방사형 문양이 새겨진 것을 두고 FIFA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고만 설명한 바 있다.일본 조직위의 이같은 반응에 국내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욱일기와 독도 표기, 후쿠시마산 식자재 등 방사능 문제 등 세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참여를 국민 정서가 허용할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욱일기 문제를 국내에서 공론화하고, 국내외적으로 여론화해야 한다. 우리뿐 아니라 과거 침략 피해를 당한 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과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적인 연대를 모색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욱일기 퇴치 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전 세계인들이 다 지켜보는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가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임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와 체육계도 발빠르게 대응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IOC에 욱일기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특히 다음 주 중에 도쿄에서 열릴 패럴림픽 참가국 단장 회의에서 욱일기 사용, 독도 표기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대회 조직위 측에 다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도 "욱일기가 주변 국가들에게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이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사항이 시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2019.09.05 06:00
스포츠일반

이기흥 회장 "'절차적 정당성' 없는 성과주의…2016년 체육계 위기 원인"

  "절차적 정당성 없는 성과주의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기흥(62) 대한체육회장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한 때 '체육대통령'으로 불린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흔들리는 한국체육계의 현실이 참담한 듯했다. 취임 100여일 째에 접어든 지난 12일 올림픽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이기흥 회장은 "우리 체육인들의 반성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5일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892표 중 294표(32.95%)를 얻어 선출됐다. 1991년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이 분리된 뒤 25년 만에 합쳐진 첫 통합 체육회의 수장이 된 순간이었다. 그에게 2017년 '정유년'을 시작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엉망진창이 된 한국체육계를 수습하고 2018 평창겨울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까지 챙겨야 한다. 일간스포츠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국내 프로스포츠단체장(연맹)을 만나 한국체육계 현실을 짚고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듣는 '신년 기획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한다. 다음은 이기흥 회장과의 일문일답.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신년 사자성어로 꼽았다."한국은 빨리 성과만 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잘못 되면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큰 그림을 그리자는 뜻으로 우공이산을 택했다." -국내 한 스포츠학자는 "2016년 한국 체육은 망했다"는 표현을 했다."국정농단의 '최순실 게이트'와 일부 인사에 의해 한국체육계가 뿌리째 뽑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 같다. 체육인들 스스로 자성과 쇄신, 그리고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체육계도 과거의 고질적 부패와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 2016년은 우리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체육행정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은 가르쳐 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김종 전 차관과는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안다. 공과를 꼽는다면."개인적으로 김종 차관을 잘 안다. 이번 통합 과정 외에도 안팎의 여러 석상에서 만났다. 서로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도 물론 있었다. 김종 전 차관은 기본적으로 일을 빨리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번 사태같은 우를 불러왔다. 물론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면 통합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민주적이고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같은 체육인으로서 안타깝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크게 마련이다."  -체육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당시 체육단체 통합이라는 당면한 목표를 앞에 두고 통합 일정을 서두르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회유책으로 생각한다. 민간단체의 성격을 많이 갖고 있는 체육단체의 특성상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대한 공감대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통합 일정을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무리한 일정으로 체육단체를 압박하거나 단체운영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계획된 사업시행을 앞두고 갑자기 예산지원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6년의 상처를 뛰어넘기 위해서 한국체육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자성과 반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포츠로 사회 통합을 이뤄야 한다. 다시 신뢰 받기 위해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특히 폭력과 입시부정, 도핑, 회계부정, 심판비리 등은 하루 빨리 근절돼야 한다. 제도와 시스템이 같이 변해야 실효성이 있다. 체육계의 여러 비리 가운데는 '생계형'이 있다. 생활을 위한 최소 경비 문제 등이 함께 해결돼야 한다."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기업들이 평창겨울올림픽 후원을 망설이고 실제로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 약속한 기업도 지키지 않아서 안타깝다. 빨리 정치가 안정되고 우리 사회의 갈등이 해소돼야 한다. 국민도 평창겨울올림픽 성공과, 최순실 게이트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봐주길 바란다. 기존 체육회 후원사의 마케팅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잠재 기업들이 평창겨울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하도록 돕겠다." -대한체육회가 스포츠전문 케이블TV를 통해 아마추어 종목 등을 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2010년부터 인터넷 중계방송 'KOC TV'를 통해 비인기종목 인터넷 중계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2016년 정부가 예산지원을 중단했다. 우리는 스포츠전문 케이블TV 설립을 위해 인터넷 중계방송 실시 뒤 케이블TV 설립을 추진할 생각이다. 현재 대부분의 매체가 프로경기 위주로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 경기 대회와 생활체육 종목 등에 대한 홍보가 어렵다. 보편적 시청권도 제한받고 있다. 체육회는 올해부터 인터넷 중계방송을 실시해 아마추어 경기 대회와 생활체육 종목 등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첫 작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사회 없이 독단적으로 만들었다는 비판 의견도 있다."회장에 당선된 뒤 우리 체육계의 현안문제를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회장 자문기구로 설치했다. 가급적 체육인을 배제하고 각계 전문가 12명으로 꾸렸다. 우리 사회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회장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이기흥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신념은."불교경전 화엄경에 나오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이다. 삼라만상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융합해 작용하며 무한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4년 뒤 '정말 일 열심히 하다 갔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남은 여력과 제 모든 것을 완전 연소 하고 싶다." 서지영 기자 ※사진은 대한체육회 제공 2017.01.23 06:00
스포츠일반

[부조리와 전쟁]①한국스포츠, '그라운드 제로'… 피폭 현장의 중심에서 다시 시작

"2016년 대한민국 스포츠는 망했다."한 노장 스포츠학자는 지난해 한국 스포츠를 이렇게 통탄했다. 또 다른 젊은 학자는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핵무기가 폭발한 지점 또는 대재앙의 현장)'라는 용어로 피폐한 한국 스포츠의 현장을 정의했다. 국정농단의 '최순실 게이트'와 그 권력에 기생한 일부 인사에 의해 한국 스포츠계가 뿌리째 뽑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이제 한국 스포츠계는 과거의 부조리한 '그라운드 제로'의 시작점에서 어떻게든 다시 새싹을 틔워야 하는 대명제를 안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 때문이다.일간스포츠는 신년을 맞아 2017년 한국 스포츠가 가야 할 길에 대해 몇몇 스포츠 학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무너진 체육계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효 서울대 강의 교수(체육철학)는 "그라운드 제로에 섰다. 이럴 때일수록 선언적인 문구에 현혹되선 안 된다. 보다 구체적인 시스템과 규정을 만들어 체육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학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여러 곳에 흩어진 체육 분야를 교육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을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거듭해서 "폐허가 된 한국 스포츠계에 장기적인 관점의 '넥스트 패러다임(Next Paradigm)'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희준 동아대 교수(생활체육학과)는 "'김영란법'이 한국 정치와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체육계, 특히 아마 및 프로스포츠계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제2의 스포츠 김영란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이강헌 창원대 교수(체육학과)는 '철저히 준비된 스포츠 개혁'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충분한 시스템 정비 없이 무조건적으로 개혁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며 "완전히 망가진 한국 스포츠의 현실을 통합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그 개혁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선동적인 구호가 아닌 '넥스트 패러다임(Next Paradigm)'이 필요하다."최순실 게이트라는 핵폭탄을 맞고 불타버린 한국 체육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개혁', 다시 말해 '넥스트 패러다임(한 시대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개념)'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게 국내 스포츠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넥스트 패러다임'…차원이 다른 개혁이 필요하다서울대에서 체육철학을 강의하는 김정효 교수는 2016년 한국 스포츠를 '밀실'로 요약했다. 김 교수는 "문화이자 공공재인 스포츠가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고 특정 개인과 단체에 의해 컨트롤된 시대착오적 상황이 발생했다. 스포츠가 광장이 아닌 밀실에서 파벌과 권력에 의해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간의 문제들이 지난해 한꺼번에 터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 스포츠의 민낯이 드러났지만 아직도 충분한 반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김 교수는 "한국 체육계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물론 '그라운드 제로'에서 만신창이가 되면서 치유의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건설적이고 항구적인 장기적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새롭게 시작하자'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이가 없다"고 일갈했다.김 교수는 체육을 문화의 영역에서 분리해 교육에 이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촉구했다. 그래야만 수십여 년 이상 반복된 체육계의 고질적 부패와 관행을 제거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체육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수많은 산하 단체가 각기 활동하고 있다. 정유라의 부정입학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를 보듯 대한민국에서 체육은 학원에서 시작된다는 점도 고려됐다.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체육계에 문제가 생기면 이리저리 떠넘기기에 바빴다"며 책임질 사람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스포츠는 문화적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은 학교 현장 교육에서 시작한다. 교육부에 하나의 독립된 국을 내주고, 체육계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자율권과 자치권을 내어줘야 한다"며 "교육부가 관장을 해 '빼도 박도 못하도록' 책임을 묻는 것이다. 주변에서 이권 개입이나 술수가 들어올 때도 스스로 방어 기제 시스템을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체육계의 김영란법'…'소악' 발본 색원그동안 한국 체육계를 향해 비판적 의견을 개진해 온 정희준 교수는 2016년을 돌아보면서 "체육인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처참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정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는 정치와 사회, 문화 체육계는 물론이고 재벌의 부패까지 온갖 한국 사회 문제가 다 엮여 있다. 심지어 평창겨울올림픽마저 소수 권력의 부정 축재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탄식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2의 김영란법'의 개혁 바람이 아마 및 프로스포츠계에도 불어야 한다고 했다.정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를 발판으로 사회를 바로 세우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현장에 불어닥친 각 기관의 감사 열풍을 전했다. 최근 교육부 등은 체육 특기생 제도를 운영하는 각 대학을 상대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마치 김영란법이 그랬듯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런 감사를 통해서라도 잡힐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2의 스포츠 김영란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다만 계획성 없는 개혁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자칫 '거악(巨惡)'을 제거하려고 달려들었다가 '소악(小惡)'만 득세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정 교수는 "지금 각 스포츠 단체들이 성명을 내고 있다. 그러나 잘 보면 과거 김종 전 차관에게 줄을 대거나 (불의 앞에서) 침묵했던 이들이 많다. 개혁의 대상이 개혁을 외치는 꼴이다. 거악인 최순실과 김종 전 차관의 실체가 드러나자 기존 소악들이 희생자인양 코스프레를 한다. 더 오래된 구악의 그런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잘라말했다.그는 박근혜 정부의 '스포츠 대통령'으로 3년간 군림해 온 김종 전 차관이 심어 놓은 체육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청산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에서 스포츠심리학실장을 역임한 이강헌 교수는 "한국 스포츠가 정말 망했다. 희망이 없다"며 큰 틀에서 앞선 두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김종 전 차관은 자금줄을 틀어쥐고 '관이 힘쓰면 뭐든 다 한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이 교수 또한 설익은 개혁이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아직 진행중이고, 체육계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마땅히 이뤄져야 할 개혁이 엉뚱한 곳을 향해선 안 된다. 특히 김 전 차관 등과 연결돼 있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개혁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서지영 기자 2017.01.03 06:00
축구

인판티노 FIFA 회장 당선, 세계 축구계도 환영

지안 인판티노(46)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27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린 회장 선거에서 총 207표 중 115표를 획득하며 세계 축구의 새 수장에 올랐다.세계 축구계도 새로운 리더의 등장을 반겼다. 영국 BBC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는 "드디어 변화를 이뤘다. FIFA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시간"이라고 했다.러시아 체육계도 반겼다. 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우리는 줄곧 그를 지지했다. 매우 행복하다"며 "세계 축구는 그와 같은 실용주의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도 인판티노와 함께 "스포츠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피주영 기자 2016.02.27 13:34
스포츠일반

뒤로 가는 스포츠토토 운영 계획안…민영화 유지가 답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이 운명을 건 기로에 섰다. 스포츠토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스포츠토토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8435억원이었다. 2001년 처음 출범했을 때 매출액(28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1년 만에 997.8%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포츠토토 수익금은 한국 스포츠계의 '젖줄'이기도 하다. 스포츠토토 누적 매출액 10조 원 중 공익기금 2조6295억원이 마련돼 국민체육진흥기금(1조9300억 원)·경기단체 지원금(2690억 원)·문화체육사업지원금(2380억 원)·공공체육시설개보수 비용(76억5000만 원) 등으로 사용됐다.왜 '운영 주체'가 논란인가스포츠토토 사업이 크게 성장한 것은 민간 기업의 공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스포츠토토의 한 임원이 거액을 횡령한 사건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그룹과의 스포츠토토 위탁사업 계약 연장 논의를 전격 중단했다. 이어 공단이 사업을 직영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에 스포츠토토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권을 맡긴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관련 단체가 스포츠토토를 직접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이달 임시국회 기간 중 본회의 상정이 추진되고 있다.민간이 해야 효율적 Vs 공영화 필요스포츠토토 공영화를 두고 벌써부터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하진억 전국토토판매점협회 부회장은 "사업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토토 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 일반 기업체에 비해 관공서의 문제 해결 속도가 떨어진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수익금을 받는 체육계도 걱정이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토토를 직영하면 수익금 배분 비율이 바뀌거나 항목이 추가·삭제되더라도 제동을 걸 장치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스포츠토토 시장이 위축되면 결과적으로 불법 토토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나아가 체육계에서는 "낙하산식 인사, 은퇴를 앞둔 정부 관계자의 자리보전 등에 스포츠토토 조직이 활용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종환 중앙대 교수는 "이제껏 민간사업자가 잘 키워온 산업을 갑작스럽게 정부 직영으로 바꾸는 건 세계적인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현 사업자의 경영 능력이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되면 합리적인 경쟁 시스템을 통해 사업자를 바꾸면 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허정훈 교수는 “한 기관이 운영도 하고 감시도 하겠다는 건 심판이 경기도 뛰겠다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체육진흥공단측은 스포츠토토 공영화 과정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없는 점 ▶일반 기업체가 계속 위탁경영할 경우 횡령 등의 불상사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정부가 관련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3.06.16 19:51
생활/문화

이덕화·유인촌등, 문화·체육계도 MB맨 대약진

문화 체육계에서도 ‘MB맨’들의 약진이 이뤄질까.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선 당시 그를 지지했던 문화•연예인들과 평소 이 당선인과 친분이 깊은 체육계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서울 중구는 지난 15일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운영위원장에 배우 이덕화(57)씨를 임명했다. 지난 대선 때 연예인 지지선언에서 30여 명의 참석자 중 대표로 나선 이씨는 전임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의 뒤를 이어 오는 9월 3∼11일에 열리는 영화제의 운영 책임을 맡게 됐다.이 당선인의 문화 관련 최측근으로 불리는 방송•연극인 유인촌(중앙대 연극학과 교수)씨는 차기 정부의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 교수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 에 출연, 문화부 장관설에 대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유 교수는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 분과위 자문위원이자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5일 &#39중앙대 언론동문의 밤&#39 행사에서는 &#39자랑스러운 중앙언론인&#39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987년 이명박 현대건설 회장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39야망의 세월&#39에서 극중 모델인 이명박을 연기하면서 이 당선인과 인연을 쌓은 유 교수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대선 기간 중에도 활발한 지지 활동을 펼쳐 당선 이튿날인 12월 20일 국립현충원 참배 자리까지 동행했다. 이밖에 이훈·정흥채·이종원·이상인도 이 당선인을 위해 현장에서 뛰었고, 김보성·이지훈·전문 MC 이상용·박상규, 가수 김상희·설운도·이자연 등도 이 당선인을 지지했다. 체육계에도 이 당선인과 인연을 지닌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 당선인은 과거 대한수영연맹회장과 아시아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하고 국제수영연맹 집행위원•대한체육회 이사까지 지낼 정도로 스포츠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김정행 대한유도협회장은 이 당선인의 동지상고 후배이자 포항향우회 멤버로 평소 친분이 두텁고, 천신일 대한레슬링연맹회장도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현대그룹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내흔 현대통신회장, 강명구 현대유니콘스 구단주 대행도 이 당선인과 친분이 있다. 더욱이 이 당선인이 현대건설 출신이라는 점에서 야구계에서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린 현대 구단에 이 당선인이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신화섭 기자 2008.01.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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