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0건
연예일반

김호준 MBC EP “한드 장르의 쏠림 아닌 전략적 선택” [일문일답]

드라마의 ‘EP’를 주목하라! 세계 문화계를 이끄는 K드라마에서 EP(Executive Producer)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드라마 전문가로 꼽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산업팀의 김일중 부장은 EP를 향해 EP가 한국 드라마 산업계 판을 바꾼 ‘막후의 주인공’으로 칭했다. 21세기 한국 드라마 산업을 이끌고, 새로운 판을 짜고, 미래를 기획하는 ‘게임 체인저’라는 것. 이처럼 드라마에서 EP의 역할이 중요시되면서 방송사들도 책임프로듀서(CP)에서 EP로 역할을 변경해 새로운 한드의 판을 짜고 있다. MBC는 지난해부터 드라마 스튜디오에 EP제를 도입해 콘텐츠를 맡기고 있다. 얼마 전 작품성과 화제성 두 토끼를 잡은 ‘빅마우스’와 방송 중인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를 총괄하는 김호준 MBC 3EP에게 역할의 중요성과 OTT와의 경쟁, 한드의 흐름, 내년 드라마 시장의 변화 등을 들어봤다. -다소 생소한 EP는 어떤 업무를 보고 역할을 하는가. “사전적으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라고 하는데 드라마 제작의 기획부터 모든 것을 총괄한다. EP제를 도입하기 전 MBC는 CP, 책임 프로듀서로 운영됐는데 집단적 의사결정에 따라 작품을 배정받아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시스템이었다. 시쳇말로 책임경영이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EP 제도는 2가지가 차별화되는데 기획 선택권, 스태프 선임권이 있다. 현장 총괄은 연출의 의견에 따르지만 프로젝트에서 벌어지는 업무는 EP가 책임진다. EP는 어떤 문제에 있어 의사 결정권자인 대표와 곧바로 정리한다. 신속하게 간결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다.” -그동안 참여작과 현재 참여작은 무엇이 있고 방송까지 이어진 작품은 무엇인가. “그동안 해 온 작품은 24~25개 정도 된다. 2011년 김진민 감독의 ‘무신’ 프로듀서 입봉 후 ‘구가의 서’, ‘오로라공주’, ‘여왕의 교실’, ‘쇼핑왕 루이’, ‘미치겠다 너땜에’ 등의 작품을 진행했다. EP가 되고 나서는 현재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를 비롯해 ‘빅마우스’, ‘트레이서’, ‘미치지 않고서야’, ‘러브신넘버#’ 등을 세팅했다. ‘금수저’의 후속작 ‘금혼령’, ‘꼭두의 계절’, ‘조선변호사’도 기획하고 있다.” -드라마가 방송되기까지 어떤 기획을 하는지. “출발은 대본이다. 1~4부의 대본을 가지고 연출과 캐스팅, 편성 타진을 동시다발로 진행한다. EP로서 두 가지 질문을 자문한다. (이 드라마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인가’와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가’. 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이해 당사자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판돌이, 판을 짜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드라마는 초반 세팅이 무척 중요한데 레일만 잘 깔면 기차가 탈선하지 않듯 프로듀서는 그 레일을 까는 사람으로 비유할 수 있다.” -최근작 ‘빅마우스’는 어땠나. “당초 지상파 방송만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관여하기 쉽지 않아 전략적으로 베팅한 프로젝트였다.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심의였다. 지상파는 케이블, OTT와 심의의 수준이 다르다. 작품의 결을 살리려면 연출이나 작가의 의도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빅마우스’는) OTT 계약이 끝난 상태에서 대본을 보는데 심의가 걸릴만한 장면이 꽤 있었다. 이게 관건이 되겠구나 싶었다. 심의를 고려하자니 작품의 결이 살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연출자, 작가의 의도대로 표현해주는 게 중요했고, 지상파 채널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리스크를 줄이고 작품의 취지를 살려 보여주려 했다.” -OTT 등 다른 플랫폼들과 차별화는 어떻게 했나. “표현의 수위 등 한계를 가져가지 않으려 반드시 10시 이후 방송을 주장했다. 앞서 ‘검은 태양’이 19세 등급으로 이 시간대에 방송했다. 만드는 입장에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MBC도 OTT와 다르지 않네’, ‘이런 걸 하네’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논란이 되는 장면의 시청자 의견, 여론을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썼다.” -화제성이 높았던 ‘빅마우스’는 어떤 점을 주목했나. “반대로 묻고 싶다. 스타 감독, 대본, 배우까지 어느 회사가 (제작을) 하기 싫었을까. ‘빅마우스’ 제목부터 흥미를 가졌다. 영문 타이틀은 떠벌이라는 의미인데 마우스 발음이 쥐로도 들리지 않나. 큰 쥐, 범죄자라는 중의적 표현에 주제의식이 들어있었다. 대본 단계에서 진짜 빅마우스가 누굴까 궁금함이 커졌다. 대본을 읽다 보니 10회를 한 번에 읽었다. 다크 히어로 서사의 기본적 재미를 끌고 가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빅마우스’의 엔딩에 의견이 분분했는데. “허무했다, 고구마로 끝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엔딩은 작가와 연출자가 처음부터 정하고 진행했다. 3막 구성의 ‘빅마우스’는 변호사인 소시민 박창호(이종석 분)가 살기 위해 빅마우스가 되고 악을 처단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악을 처단하는 이야기가 카타르시스였으면 좋았는데 현실에 발을 디딘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절제된 상태로 나왔다. 창호가 죽은 아내 고미호의 묘를 찾아 터널을 지나는 장면은 다크 히어로의 서사에서 각성하는 장면 같은 것이다.” -그럼 시즌2에 대해 희망을 가져도 되나. “시즌2가 어려운 이유는 시즌1만한 작품이 없어서다. 시즌2로 다른 이야기를 가려가는 것이 쉽지 않다. 시청자들의 니즈가 있다만 다시 추진할 수도 있겠다. MBC나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시즌2에 대해 관심은 있다. 하지만 당장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OTT 덕에 K드라마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는데. “이제 드라마를 문화가 아닌 산업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기다. OTT는 K드라마를 알리는 중요한 플랫폼이자 중요한 제작자원을 조달하는 주요 원천이다. OTT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OTT 덕에 K드라마 등 한류가 최근에 더욱 떴으나 더 나아가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근래 드라마 트렌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기존 장르는 퇴조하고 소재의 제약이 없고, 밝고 단순한 스토리를 많이 선호한다. 기획 측면에서는 드라마에서 못 하는 게 없을 정도로 소재의 제약이 사라졌다. 또 기본적, 전통적인 장르극의 느낌도 약해졌고 가을에 멜로나 여름 공포물과 같은 시즌도 없다. ‘닥터 로이어’의 법정 메디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휴먼과 법정의 복합장르가 많이 제작된다. 요즘 시청자들의 니즈가 밝고 가벼운 이야기를 원한다.” -최근에 장르의 쏠림이나 엇비슷한 드라마들이 보이는 현상인데.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의 기획은 이미 2~3년 전에 나온 것이다. 드라마 제작자들이 미래를 예상했을까. 아니다. 글로벌 OTT가 진출하면서 로맨스, 가족극, 유교 문화권의 로컬 정서에만 기댈 수 없기에 각 장르의 드라마들이 만들어졌다. 쏠림이 아니라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의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콘텐츠가 많다 보니 최근 요약본, 배속시청 등의 시청 경향도 생겼는데. “유튜브 요약본은 홍보 차원에서 필요한 점도 있지만 크게 소구되면 독이 될 수 있다. 많은 작품 중에 왜 이걸 봐야 하는지 가이드를 준다. 그러나 기획자의 입장에서 의도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어 고민도 있다. 배속 시청은 문화충격을 받았다. 배속 시청은 차곡차곡 쌓는 서사의 맛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문전성시를 이룬 패스트푸드점 맞은편의 한정식집 사장 심정이다.” -새해 K드라마의 방향은 어떻게 흐를까.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나 요소 비용이 화두가 될 것이다. 자칫 제작의 빙하기도 찾아올 것 같은 우려도 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10.31 08:30
경제일반

작년 카페·패스트푸드점서 사용한 일회용컵 10억 개 넘어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지난해 사용된 일회용컵이 10억 개를 넘었다. 하지만 정작 매장에 회수되는 것은 18.8%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페 프랜차이즈 14곳과 패스트푸드 업체 4곳(2019년까지는 5곳)에서 지난해 10억2389만1300여 개의 일회용 컵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5억3496만3000여 개를 사용해 현재 속도대로라면 지난해 사용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2017~2019년 연평균 사용량이 7억8484만5000개였던 것에 비해 2020년부터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돼 코로나19 유행 등이 여파를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와 일회용품 저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스타벅스·배스킨라빈스·빽다방 등 카페와 맥도날드·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업체는 사용량 등 현황을 환경부에 제공해왔다. 문제는 일회용 컵 회수율이 2017~2021년 연평균 27.5%(2억3857만5000여 개)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회수된 일회용 컵은 1억9283만9000여 개로 18.8% 수준이었고, 올해 상반기는 8664만4000여 개로 회수율이 16.2%에 그쳤다. 일회용컵 회수율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높게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의 탄산음료용 플라스틱컵 등 합성수지컵 때문이다. 지난해 패스트푸드점 합성수지컵 회수율은 67.2%로 종이컵(22.2%)보다 훨씬 높았다. 카페전문점은 작년 기준 합성수지컵 회수율이 7.6%에 그치며 종이컵 회수율도 14.3%였다. 이에 환경부는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의 매장’서 음료를 일회용컵에 받으려면 음료값과 함께 보증금 300원을 내도록 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오는 12월 2일 시행 예정이다. 보증금은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현재 설정된 보증금액이면 컵 90%가 회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13 17:55
야구

다저스맨 최현일의 각오 "빅리그 도전, 앞으로 2년 남았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투수 최현일(22·LA 다저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현일은 지난해 의미 있는 1년을 보냈다.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싱글A에서 팀 내 다승 1위에 오르며 8월 상위 싱글A로 승격했고, 10월에는 다저스 구단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됐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전 조금 걱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을 쉬었던 만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집중하다 보니 너무 잘 됐다"고 돌아봤다. 최현일은 강백호(23·KT 위즈)의 서울고 1년 후배다. 사이드암스로 정우영(23·LG 트윈스)과 서울고 마운드를 지킨 쌍두마차였다. 졸업반이던 2018년 고교리그 성적이 3승 3패 평균자책점 2.08. 5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55개를 잡아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KBO리그가 아니었다.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저스와 30만 달러(3억6000만원)에 계약, 태평양을 건넜다. 출발은 산뜻했다. 마이너리그 첫 시즌이던 2019년 루키리그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최현일은 "미국에 가보니 난 구속이 빠른 편도 아니고 하드웨어가 좋은 편도 아니었다"며 "체인지업이라는 좋은 무기를 활용한 게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는 직구 하나만 믿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괴물 같은 유망주가 즐비한 마이너리그에선 통하지 않았다. 그는 "세컨드 피치가 약하니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왔다"고 했다. 미국에서 만난 귀인은 조엘 페랄타 코치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620경기를 불펜으로 뛴 페랄타 코치는 그립의 변화를 강조했다. 최현일은 "너무 한 그립에 얽매이지 말고 그립을 바꿔보라고 하시더라. 조언대로 그립을 바꿨는데 신기하게 느낌이 딱 왔다"며 "고등학교 때는 제구에 자신이 있었지만 마땅한 변화구가 없어 활용하지 못했다.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향상하니 강점인 제구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현일은 지난해 싱글A에서 9이닝당 삼진을 10.3개나 잡아냈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은 단 1개였다. 기대가 컸던 2020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터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리그 일정이 모두 취소돼 강제로 1년을 쉬어야 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친구들이 잘해서 배가 아픈 것보다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데 (친구들은) 야구를 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잡하긴 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으로 무덤덤하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은 고단했다. 최현일은 하이 싱글A에 있을 때 미시간주에서 위스콘신주까지 버스만 8시간을 타기도 했다.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해결한 적도 있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는 아시아계 선수가 총 3명. 한국인은 그가 유일하다. 보이지 않는 많은 벽과 부딪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최현일은 "사실 이번에 상을 받기 전까지 자존감이 낮았다. 구속도 빠르지 않고 신체조건도 뛰어나지 않으니 내 장점이 뭔지 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수상을 하니 '구단이 나를 좋게 생각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재밌게 야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올 시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구속이다. 최현일은 "데이터를 보면 시속 91마일(146.4㎞) 이상 피안타율보다 89마일(143.2㎞) 피안타율이 높았다"며 "최고 구속을 올리는 것보다 평균 구속을 꾸준하게 93마일(149.6㎞) 정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대로를 걷는다면 내후년에 (빅리그 도전을)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목표를 5년으로 잡았는데 올해 좋은 컨디션에서 하이 싱글A 무대를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야구 대표팀의 연령대가 확 내려갈 전망이다. 24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어서 최현일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2022년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진짜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11 16:12
경제

[안민구 기자의 온로드] 전기차로 환생한 '포니' 아이오닉5 타보니

'생각보다 크고 빠르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직접 몰아본 소감이다. 지난 19일 정식 출시된 아이오닉5는 현재까지 4만여 대가 사전 계약되며 전기차 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약 2.5%인 상황에서 아이오닉5가 달성한 신기록은 전기차 대중화의 이정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은 지난 21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 남양주 화도읍까지 왕복 80㎞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 모델은 72.6㎾h 배터리가 장착된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처음으로 적용한 차량인 만큼 큰 기대를 갖고 차량을 마주했다. 큰 차체에 과거·미래 동시에 담은 디자인 가장 먼저 큰 차체가 눈길을 끈다. 아이오닉5의 제원은 전장 4640㎜, 전폭 1890㎜, 전고 1600㎜, 축거 3000㎜다. 전장은 투싼과 비슷한 수준이고 축거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보다 100㎜ 더 길다. 실제로 보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확실히 크다는 인상을 준다.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외부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에 전면등, 테일램프 등에 잘게 쪼개진 ‘파라메트릭 픽셀’이 적용돼 미래적인 감성이 동시에 느껴졌다. 후면 역시 좌우로 길게 이어진 얇은 후미등을 적용해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손잡이는 내장돼 있다. 탑승할 때만 뾰족하게 튀어나온다. 내부는 깔끔 그 자체다. 불필요한 장치를 줄이고 깔끔한 구성을 통해 넓은 내부 공간감을 느끼도록 해줬다. '유니버설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중앙 콘솔(보관함)도 인상적이다. 기존 차량에서도 볼 수 있는 콘솔이지만,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앞뒤로 140㎜를 이동할 수 있어 사용자 마음대로 1열과 2열의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 콘솔을 뒤로 최대한 밀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건너가는 것도 가능하다. 12.3인치 LCD 디지털 계기판과 같은 크기의 중앙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도 흰색 플라스틱으로 마감돼 넓고 밝은 느낌을 냈다. 또 운전·조수석 창문에 스크린이 있어 사이드미러를 대신한다. 양측 후방 시야를 카메라가 촬영해 차량 내부 운전석과 조수석 쪽에 마련된 화면으로 보여준다. 거울이 아닌 카메라여서 양측 시야 사각지대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화질도 좋았다. 변속기어는 핸들 오른쪽에 있다. 위아래로 돌리는 다이얼 타입이다. 주행 초기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금세 적응된다. 주행 '끝판왕'…밟는 대로 쭉쭉 달리기 성능은 발군이다. 시작부터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일품이었다.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내는 전기차의 특성이 몸에 스며들었다. 특히 엔진에서 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을 거쳐 힘을 얻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의 전기가 곧장 모터를 돌리는 구조이기에 보다 빠른 응답성을 자랑했다. 실제 제로백도 5.2초에 불과하다. 고속에서도 핸들링은 꽤 안정적이었고 상대적으로 낮은 차체 덕에 코너 구간도 무리 없이 통과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운전의 피로감을 줄여줬다. 시속 100㎞ 제한 구간에서 설정 속도를 100㎞로 맞춘 뒤 달리다 시속 80㎞ 제한으로 도로 상황이 바뀌자 차량도 알아서 최고 속도를 80㎞로 낮춰서 운행했다. 정숙성도 나무랄 데 없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내부는 아무 소음 없이 고요했다. 주행 중 잠시 충전소에 들러 충전을 한 뒤에는 시동이 켜졌는지 모르고 다시 시동 버튼을 누를 정도였다. 충전 방법은 간단하다. 이날 서울 강동구에 자리 잡은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충전을 체험했다. 이곳에는 350㎾급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가 총 8개 설치돼 있었다. 하이차저는 아이오닉5처럼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충전할 때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컬러 터치패널의 안내하는 대로 누구나 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연결선에 부분 자동화 방식이 적용돼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손쉽게 충전구를 연결할 수 있었다. 충전소 도착 때 배터리 잔량은 50%였는데, 하이차저로 7분 정도 충전하자 70%로 금세 늘어났다. 충전구 내 10개의 네모 모양으로 구성된 픽셀 인디케이터가 차량 외부에서도 배터리 충전량을 알려줘 유용했다. 요금도 저렴했다. 이날 기준 충전 단가는 kWh당 299원, 총 요금은 약 4000원이었다. 현대차그룹 고객들은 하이차저 앱을 이용해 결제하면 여기서 23% 할인받을 수 있다. 단점은 '짧은 주행거리' 아이오닉5의 단점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앞서 주행거리가 유럽 기준 500㎞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아이오닉5 롱 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의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429㎞에 불과하다. 여기에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면 401㎞로, 또 사륜구동을 선택하면 370∼390㎞로 줄어든다. 비슷한 차급의 테슬라 모델Y 롱 레인지의 주행거리가 511㎞인 것과 비교된다. 현대차가 아이오닉5는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어 '뛰어난 캠핑카'라고 강조하는데, 낮은 주행거리 탓에 '불안해서 전기를 뽑아 쓸 수 있겠나'라는 의구심 마저 든다. 그나마 실주행에서 인증 주행거리가 안정적으로 실현된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이날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70% 충전량을 가지고 약 80km를 주행한 결과, 53%가 남았다. 시승 모델의 공인 전비가 4.9km/kWh지만, 이날 경험한 전비는 7.2㎞/kWh였다. 아이오닉5의 또 다른 단점은 '올해 내가 이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등 대내외적 문제 때문에 양산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5 생산량을 목표치의 4분의 1로 줄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은 한정적인데 차량 고객 인도가 늦어져 구매를 취소하는 고객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 지역 보조금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 결국 이날 시승한 프레스티지 모델의 경우 서울시 기준 구매보조금 1200만원을 지원받지 못해 제값인 5455만원을 모두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29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다가오는 '가정의 달' 내 아이 보험·카드 선물할까

송파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자신도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게 카드를 만들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주변에서는 충전식 교통카드를 만들어 충전해주면 편의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됐고 어린이날도 다가오니 꾸준히 용돈을 넣어주면서 아껴 쓸 수 있도록 체크카드를 만들어주고 싶어 카드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본인 명의의 계좌를 터주거나, 중고생 자녀에게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까 고민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아직은 부모 명의의 카드를 건네주는 부모들이 많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올해는 가정의 달을 맞아 내 아이의 '용돈 카드'를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 새롭게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자녀를 위해 맞춤형 '어린이보험'을 들어주는 것도 좋다. 용돈 관리하고 금융 공부…'체크카드' 만들어 줄까 이른 금융 교육을 위해 요즘 부모들은 일찍부터 아이에게 카드를 건넨다. 부모는 아이에게 일정 금액의 용돈을 카드에 넣어주고,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카드로 용돈을 직접 관리하고 소비하면서 자연스레 금융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도 이런 수요를 알고 각종 청소년 전용 카드를 내놓는 추세다. 청소년용 체크카드는 주로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건 카카오뱅크의 '미니'다. 만 14~18세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고, 별도 계좌가 없어도 입금과 이체가 가능한 선불전자 지급수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편의성과 디자인 등을 인정받아 입소문이 나면서 미니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0월 기준 만 14~18세 인구는 236만명인데 이달 기준 미니 가입자는 74만명을 넘었다. 즉, 가입대상 청소년 3명 중 1명이 미니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미니 서비스에 가입하면 은행 계좌처럼 쓸 수 있는 고유번호가 발급된다. 이 고유번호로 돈을 계좌 이체해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 미니 카드를 신청하면 체크카드처럼 온·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고, 교통카드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다. 청소년 전용이다 보니 술집 등 유해 업종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하루 이용 한도는 50만원, 월 이용 한도는 200만원이다. 부모는 미니 카드 이용 금액을 소득공제에 합산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를 발급할 나이 조건이 안 된다면, 조금 더 일찍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카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만 12세 이상 어린이부터 발급이 가능하도록 연령대를 확대한 카드들이 출시되는 추세다. 원래 후불교통 체크카드는 만 18세부터 발급이 가능했으나, 선불 충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만 12세 이상 어린이부터 발급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틴즈플러스PONEY 체크', KB국민카드의 '쏘영 체크카드', 롯데 '롯데 체크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틴즈플러스 포니 체크카드’는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체크카드로 인기가 높다. CGV에서 월 1회 2000원, 롯데월드·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은 연 3회 50% 할인 혜택이 있다. 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KFC,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는 5000원 이상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5%를 캐시백 해준다. 단, 월 최대 5000원, 브랜드별 1일 1회로 횟수가 제한돼 있다. 전월 실적 기준은 10만원이다. KB국민카드가 청소년 전용 카드로 선보인 ‘쏘영 체크카드’는 중·고등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업종에 할인 혜택을 넣었다. 전월 카드 실적이 5만원 이상으로 일반 체크카드 실적 기준인 30만원에 6분의 1 수준이다. 카드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이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이용하면 결제 금액의 5%를 할인해준다. 이 밖에도 문구점,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처럼 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에서도 각각 월 최대 1000원씩 할인해준다. 지난해 말 출시한 ‘롯데 체크카드’는 만 12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청소년을 위한 후불교통 기능을 탑재한 카드다. 이 카드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경우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포털’에서 교통비 지원카드로 등록하면, 경기도 내에서 사용한 교통비를 연 12만원(반기 최대 6만원)까지 지역화폐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6월부터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신청이 있으면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카드사 2곳(삼성카드, 신한카드)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미성년자의 카드남용 우려에 따라 카드 사용 가능 업종은 교통·문구·서점·편의점·학원 등으로 제한된다. '소중한 내 아이, 내 손주 위해' 어린이보험 선물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오며 어린이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부모가 들어주는 보험이라 여겨졌던 자녀보험이지만, 최근 조부모가 손주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삼성생명과 MG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이 연이어 어린이보험 신상품을 내놓으며 다가오는 5월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자녀의 질병, 상해 등 의료비와 일상생활 중 각종 배상책임 등을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성인 고객 유치를 위해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확대하면서 이른바 '어른이보험'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보험사는 성인이 될 때까지 고객을 묶어둘 수 있어 유리하고, 고객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범위를 넓게 갖고 갈 수 있어 이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태아 보험을 드는데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보장이 약한 경우나 30세 만기로 들었다가 80세, 100세 만기로 만기 연장이 안 돼 어린이보험을 가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6일부터 기존 어린이보험 상품인 '꿈나무 사랑보험'을 리뉴얼한 '꿈나무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보험이지만 태아부터 15세까지 가입하면 최대 30세까지 3대 진단(암·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은 물론 입원·수술·통원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준다. 특히 어린이보험 최초로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진단받고 타미플루 등 독감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을 경우 연간 1회 처방에 한해 치료비도 보장한다. MG손보는 어린이 상해사고 보장과 최신 의료기술 지원을 강화한 '아이조아 어린이보험'을 판매 중이다. 태아부터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어른이보험'이다. 이 상품은 자녀의 생애주기에 따라 최대 100세까지 맞춤 보장한다. 활동범위가 넓은 어린이의 안전사고 관련 보장을 강화했고, 항암 양성자 방사선치료, MRI 검사지원비,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지원비 등 정밀 진단을 위한 필수 검사 및 치료비도 지원한다. 이외에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자녀의 아토피 질환을 보장하는 'KB희망플러스 자녀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AXA손해보험은 어린이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험들을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하는 '더 좋은 자녀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4.21 07:00
연예

알아서 최악을 경신하고 있는 '더 킹 : 환장의 군주'

'총체적난국' '설상가상'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SBS 금토극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방송 6회(60분 기준)가 넘어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본 가운데 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애초 이민호의 발전 없는 연기를 시작으로 판타지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내용을 담은 대본과 설렘이라곤 하나도 느낄 수 없는 뻣뻣한 연출까지 그야말로 총체적난국의 현재진행형이다. 시청률도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첫 회 10.1%(30분·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7.4%까지 하락했다. 우리가 아는 김은숙 작가와 제작진이 아닌 평행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만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더 킹'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왜색 짙은 논란의 연속 이번엔 함선에 일장기를 덧입혔다. 지난 2일 방송된 6회 중 일본 해군 함선이 등장했다. 문제는 극중 일본의 함선이 모두 우리나라 광개토대왕급·세종대왕급·이순신급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일장기를 씌워 일본 군함으로 만들어놓았다. 극 전개상 일본 군함을 공격하기에 일본 군함 디자인을 따오는게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이순신급의 국내 함선을 등장시키는 건 더더욱 문제. 타이트한 화면을 잡아도 되지 않는데 괜한 디테일이 오히려 화를 불러온 셈이다. 문제는 6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더 킹'의 왜색 논란이 한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가는 묘사 중 건축 양식이 한국식이 아닌 일본식 양식이 나와 논란이 됐다. 제작진은 '목조건물의 경우 우리나라 사찰과 중국의 궁의 특징을 베이스로 가상의 목조건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본 사찰의 일부 특징적인 부분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타이틀 디자인을 즉시 수정하고 재방송·VOD 서비스 등은 교체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더 킹'은 세계적인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바로 공개된다. 벌써 두 번의 논란으로 '국가 망신'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그림판이 나을 법한 CG CG(컴퓨터그래픽)을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 1일 방송에서 김고은(정태을)이 이민호(이곤)의 세계인 대한제국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공간을 이동하는 길이 펼쳐졌고 "여기 대체 뭐야? 5차원 같은 곳이야"라며 풍광에 놀랐다. 이민호는 "여긴 자네와 내 세계의 1과 0 사이 정도야. 과학으로는 설명 안 되는 곳이야"라고 말했다.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져야할 이 곳을 본 시청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노을 지는 화면에 백마(막시무스)를 탄 이민호와 김고은이 너무 가위로 오려 붙인 듯 완성도가 떨어진다. 마치 편집 용어 중 은어인 '누끼' 딴 모습이다. 이민호의 금관 쓴 모습도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 속 금관과 달랐기 때문이다. 높지 않은 금관은 볼품없으며 이민호의 머리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았는지 어딘가 우스꽝스럽다. 마치 패스트푸드점에서 나눠주는 아이들용 장난감 왕관을 쓴 모습같다. 이렇듯 별 거 아니라며 넘어갈 수 있는 장면도 드라마의 부진으로 인해 하나하나 의미가 부여됐고 결국 웃음거리가 됐다. 회당 수억원의 출연료를 가져가는 이민호의 자존심이 많이 구겨졌다. ◇ 백상훈 감독의 부재 이런 크고 작은 사고의 원인 중 하나는 메인 감독의 부재다. '더 킹'은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B팀 연출을 맡은 백상훈 감독의 첫 A팀 연출작이다. 그러나 백상훈 실질적으로 백상훈 감독이 그린 그림은 많지 않다. 정지현 감독이 A팀을 맡게 됐고 백상훈 감독은 편집 등 다른 작업을 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방송 전 백상훈 감독이 찍어놓은 분량의 재촬영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린 백상훈 감독이 빠지며 정지현 감독과 C팀 등이 투입됐지만 최초 설계를 하지 않았기에 중심을 못 잡는 건 당연한 일. 그러다보니 앞서 언급된 여러 사고가 발생했다. '더 킹'은 지난해 9월 첫 대본리딩을 진행했고 곧바로 촬영을 시작했다. 무려 8개월째 촬영 중으로 아직 최종회 대본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종영일이 있는 주간까지 촬영이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장에 있는 한 관계자는 "잡음이 있었어도 방송을 앞두고 모두가 노력한 작품인데 뜻하지 않은 결점으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한다. 남은 기간 무사히 촬영을 마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05.06 08:01
연예

역사와 젊음과 비전이 만나는 곳! 순천 대표 상가 ‘순천 원스퀘어’

전국 지자체들이 고유의 지역색에 최신의 트렌드를 더해 지역가치 및 지역민들의 삶의 질 제고를 도모하는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인구를 늘려 생기를 불어넣는 한편 산업단지 조성, 관광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묘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지자체별 개성이 묻어나는 재정비 및 재개발을 통해 낙후된 도심 기능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 성공모델로는 전라남도 순천을 꼽을 수 있다. 순천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선도사업’에 참여하며 ▲주거복지 실현 ▲도시 경쟁력 회복 ▲사회 통합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원도심 등 지역 곳곳을 효과적으로 변모시켜 큰 화제를 모았다. 순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선도사업의 성과에 대해 "빈집을 활용한 상업시설,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사회적 경제기업 40개 법인이 생겼고, 청년 및 노령 일자리가 156개 생겼다"며 “2015년 78만명이었던 관광객은 2017년 87만명으로 늘었다. 순천시내 상가의 일 평균 매출도 2014년 25만원에서 2018년 40만5천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700년동네길, 정원의거리, 청수골달빛거리 등 테마별 거리가 조성되고 청년창업공간이 들어선 원도심 일대의 유동인구는 2015년 26만명에서 2018년 43만명으로, 17만명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소비력을 갖춘 젊은층이라 유의미한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순천시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의 사업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은 것은 물론,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지속 가능한 도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순천형 도시재생사업은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부합하는 대한민국 도시재생 성공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9 도시재생 한마당’의 개최지로 공식 선정됐다. 올해로 5회차를 맞는 도시재생 한마당 행사는 ‘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 역사〮생태〮문화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오는 24~26일, 3일간 순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역에 대한 관심은 통상 부동산시장의 열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순천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늘어난 관광객과 유동인구, 활성화된 상권 등을 눈여겨본 전국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상가 투자를 문의하는 전화 및 방문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분양홍보관을 오픈한 ‘순천 원스퀘어’가 대표적이다. ‘순천 원스퀘어’는 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순천의 원도심이자 중심상권인 남내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5층 1개 동, 연면적 1만7,622여㎡ 규모로 조성된다. 순천시내에서도 접근성 및 수익이 손꼽히는 입지인데다, 하나자산신탁과 ㈜서정이 각각 시행 겸 수탁사, 위탁사로 참여해 사업안정성도 우수하다. 시공은 대양종합건설㈜이 맡는다. ‘순천 원스퀘어’ 분양 관계자는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천 원도심의 특급상권에 들어서기 때문에 교통망이나 상권 활성화 등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이 ‘순천 원스퀘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활기를 되찾은 원도심 일대의 젊음과 비전을 책임질 트렌디한 상가 상품이라 투자가치가 더욱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순천 원스퀘어’는 황금패션거리와 문화의거리, 순천지하도상가 씨내몰 등 순천시민들이 즐겨 찾는 주요 쇼핑시설들을 바로 마주하고 있어 젊은층의 집객에 특히 유리할 전망이다. 도보 약 5분, 반경 약 500m 이내에는 인기 프랜차이즈 식〮음료 매장과 의류, 코스메틱, 팬시 등 여러 카테고리의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 매장, 헤어샵, 병〮의원 등이 즐비하다. 전라남도순천의료원, 순천향교,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순천예술광장 등 순천을 대표하는 쇼핑〮문화〮관광시설들도 밀집해 있다. 이처럼 풍부한 배후수요에 근간을 둔 랜드마크 입지의 ‘순천 원스퀘어’는 엄선된 업종, 최적의 MD 설계를 통해 순천 대표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존’을 완성할 방침이다. 5개 층에 각기 다른 업종과 트렌디한 흥미 요소들을 적용해 쇼핑은 물론 외식, 의료, 여가 활용 등 모든 니즈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내지 문화공간을 구성한다는 설명이다. 상가 내 이벤트 광장에서는 1년 365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남녀노소의 발길을 붙든다. 먼저 시선몰이에 유리한 1층에는 스타일리시한 SPA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 매장, 패스트푸드점, 카페, 커피숍 등을 유치해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과 발길을 붙들 예정이다. 2층은 캐주얼과 아웃도어 의류, 팬시점 등 최신 트렌드를 섭렵할 수 있는 다수의 패션〮잡화 매장들로 구성된다. 3층에는 피부과, 성형외과, 소아과 등 다양한 병〮의원과 클리닉을, 4층에는 스크린, VR 게임 콘텐츠 등 화려한 영상콘텐츠를 통해 레저의 ‘신세계’를 제시하는 트렌디한 공간을 집중 조성한다. 건물 내에는 입점 상가들의 채광과 통풍을 도울 중정도 마련될 예정이다.최상층인 5층에도 ‘순천 원스퀘어’만의 개성을 담아낸다. 탁 트인 옥상정원과 함께 트램펄린 파크, 푸드코트 등 놀이문화와 외식문화가 어우러진 색다른 MD 구성을 적용해 푸르른 쉼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순천 원스퀘어’는 2개의 사거리와 3면 도로에 인접해 도보 또는 차량을 이용한 접근이 매우 편리하다. 약 140대의 차량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건물 내 주차장과 맞은편 공영주차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주차 걱정도 없다. ‘순천 원스퀘어’의 분양홍보관은 남내동에 위치해 있다.이소영 기자 2019.10.24 09:00
경제

유행처럼 번지던 '24시간' 롯데리아·맥도날드…매장 수 '뚝' 그친 이유는

'24시간 영업' 매장 확대에 주력했던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심야 영업 매장 숫자를 대폭 줄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하루 종일 운영하는 매장을 절반 가까이 줄였고, 업계 최초로 24시간 매장을 도입했던 맥도날드 역시 점차 숫자를 줄이는 추세다. 심야 시간 매장 운영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생존 전략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 다양한 배달 먹거리의 등장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다른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션'이었던 24시간 매장…"남는 게 없어요" 국내에 24시간 매장이 처음 들어선 것은 2005년 4월 한국맥도날드 서울 청담점부터다. 밤늦게까지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올빼미족'과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고 늦게 귀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자 이에 발맞춰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이는 성공적이었다. 맥도날드는 24시간 운영 매장을 확대한 이듬해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2007년에 전 세계 맥도날드 119개 시장 중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3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37개 시장 중에 매장 방문객 수 및 영업이익 부문 1위였다. 경쟁사인 롯데리아도 2006년부터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24시간 매장을 시작했다. 롯데리아의 24시간 매장은 초기 3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경쟁이 치열한 낮 시간에 비해 밤 시간은 '블루오션'으로 통했다.14년이 흐른 2019년 업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격적으로 늘리던 24시간 매장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리아는 24시간 운영하는 매장 수를 2016년 233곳에서 2017년 172곳, 지난해 135곳으로 줄였다. 2년 만에 절반에 가까운 98곳이 줄어든 것이다.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에만 10개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 24시간 운영 매장은 총 420개 매장 중 300개 선이다.업계는 24시간 매장의 극적인 감소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서 찾는다. 밤새 불을 켜고 있어도 손님도 별로 없고 남는 게 별로 없다 보니 문을 일찍 닫는 것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술을 마시고 2차로 햄버거로 해장하는 고객들이 더러 있었다. 요즘에는 1차만 하고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야식 먹거리의 증가도 24시간 매장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2006년 무렵에는 야식 먹거리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새벽에 먹을 수 있는 건 햄버거나 치킨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배달 앱이 늘어나면서 심야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크지 않은데…'맥난민'·가출 청소년 문제도24시간 매장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24시간 문을 여는 장소가 생기자 아예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맥난민(McRefugee·맥도날드와 난민의 합성어)'이 등장한 것이다. 2010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일명 '맥도날드 할머니'가 대표적이다. 개인사 등으로 마땅한 거처가 없던 할머니는 종로구의 한 매장에서 수년 이상 끼니를 때우고 잠을 잤다. 이 사연이 한 지상파 방송국에 소개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2013년 5월 서울역에서 쓰러진 뒤 그해 7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임종을 지키는 가족은 없었다.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해 8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시간 영업하는 홍콩 내 110개 맥도날드 매장에서 330여 명이 최소 3개월 동안 밤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처음 조사했을 때의 57명보다 5년 사이에 무려 6배로 늘어난 수치다. 이 매체는 맥난민이 증가하는 이유를, "치솟는 주택 가격과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판인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2016년 아시아권에서 번지는 맥난민 현상을 짚으면서 "중국 베이징의 한 맥도날드는 밤마다 맥난민 보호소로 바뀐다"고 전했다.일부에서는 24시간 영업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이 가출 청소년들의 집결지로 쓰인다는 지적도 나온다.회사원 최영민씨는 "야근을 마치고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시내의 한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그런데 옆 자리에 아직 10대로 보이는 청소년 3명이 엎드려 잠을 자고 있더라"고 했다. 이어 그는 "가출한 청소년들이 아닌지 걱정됐다. 한편으로는 매장에 손님이 나를 포함해 두 테이블에 그쳐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서울 노원구에서 패스트푸드점에서 근무하는 한 매니저는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시키고 밤새 머무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 노숙자인지 가출 청소년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경기가 이어지면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매장 숫자를 줄여 나가는 추세다"라며 "24시간 영업 역시 과거에는 '블루오션'이었지만 이제 다른 야식 배달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향후 심야 운영 매장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1.04 07:00
생활/문화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 "국내 최초 AI 패션디자인 협업, 결과 어땠느냐고요?"

'AI가 옷을 디자인한다고?'패션 전문 기업 한섬의 자회사 현대G&F 영캐주얼 브랜드 'SJYP'는 최근 벤처기업인 '디자이노블'과 협업해 AI(인공지능)가 디자인한 옷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설립된 디자이노블은 AI에 패션을 접목해 사업을 시작한 패션 기술 스타트업이다. 패션 트렌드 정보를 분석해 디자인을 도출하거나 추천하는 디자인 AI, 패션 기술 등 설루션을 패션 회사에 공급한다.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패션 업계는 깜짝 놀랐다.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평가되는 창조의 영역에 AI가 발을 들인 국내 첫 사례기 때문이다.결과물은 수준급이었다. SJYP가 디자이노블과 협업해 출시한 '디노 후드티'는 옷 뒷면에 SJYP가 개발한 캐릭터 '디노'와 블록(레고) 컨셉트를 결합한 그래픽 아트가 반영됐다. SJYP 브랜드 로고와 디노 캐릭터, 블록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디자인이다. 작업은 1차로 SJYP 로고와 캐릭터, 디자인 컨셉트 등 이미지 약 33만 장을 디자이노블의 AI 기술인 ‘스타일 AI’에 제공하고, AI가 스스로 데님 소재 등 기존의 SYJP 이미지와 어울릴 만한 스타일을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국내는 최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전자상거래·패션 기업들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미국 의류 쇼핑몰 ‘스티치픽스’가 처음으로 AI 디자이너가 기획한 옷을 내놔 완판된 바 있다. 한섬 관계자는 "SJYP는 앞으로도 AI를 활용한 디자인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다른 브랜드들은 디자인 외에 빅데이터를 분석해 스타일을 추천하는 등 패션업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일간스포츠가 국내 최초로 AI를 패션 디자인에 접목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에서 AI가 의류 디자인에 참여한 것이 이번이 최초라고 들었다."해외에서는 AI가 의류 디자인에 참여한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SJYP와 디자이노블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패션 업계에서 AI를 활용해 물류나 판매 등에 활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디자인 협업은 실제 제품 출시까지 연결된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 협업 과정이 궁금한데."SJYP가 보유했던 '디노' 캐릭터를 디자이노블의 AI 기술인 '스타일 AI'에 제공했다. 이후 AI가 스스로 데님 소재 등 기존 SJYP 이미지와 어울릴 만한 스타일을 학습한다. 이후 학습을 마친 AI가 브랜드 스타일과 느낌에 맞춰 기획한 디자인 결과물을 디자이너에게 제출하고 디자이너가 AI에 수정을 다시 요청하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해 만들었다." - 제안은 얼마나 이뤄지나. "AI의 제안은 무한대로 가능하다. 그러나 무조건 많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좋은 결과물을 디자이너가 선택하고 다시 역제안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디노 후드티'는 옷 뒷면에 SJYP 캐릭터 '디노'와 블록(레고) 컨셉트를 결합한 그래픽아트가 반영됐다. 블록 컨셉트는 최초에 AI가 제안한 여러 스타일을 받아본 SJYP의 요청에 따라 블록 컨셉트에 맞춰 재작업이 수차례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 비용은 얼마나 들까."기간이나 몇 번이나 AI를 활용했냐에 따라 모두 다르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똑똑한 신입 사원을 기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저렴할 수 있다.(웃음) 현재는 AI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초입 단계다. 과거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 키오스크(무인 계산기)가 아르바이트를 쓰는 것보다 비싸서 잘 이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AI는 쉬지 않고 일하고 노동력을 사용하는데 이어 여러 집회나 결사 등 분쟁이 없다. 다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패션 업계의 모든 것을 자동화할 수는 없다. 패션은 변형도 많고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기술적 도입이 다소 늦은 편인데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디자인 협업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총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사람이 직접 디자인하는 시간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가정했을 때, AI를 활용할 경우 한 달에 약간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이유는 '협업'에 있다. AI가 알아서 디자인을 택하고 찍어 내는 것이 아니라 AI가 도출한 결과를 SJYP가 보고 고민한 뒤 다시 제안하는 협업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 디자이너 입장에서 AI와 협업이 달갑지 않을 것 같다. '밥그릇' 싸움이 될 수도 있다."SJYP는 AI 협업에 굉장히 전향적이고 적극적이었다. 평소 벤처기업의 새로운 도전을 많이 접하면서 언젠가 패션에도 AI를 접목하는 때가 오겠구나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 국내에서 최초로 AI가 디자인에 시도되는 것이라서 기술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물론 혹자는 디자인의 영역에 AI가 침범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이 있거나 반대로 사람이 어느 정도 개입돼야 한다는 점에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SJYP는 처음부터 AI 기술이 발전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인간과 협업을 통해 기술력이 더 나아져야 한다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 인간과 협업하면서 AI도 어느 정도 학습 효과를 얻었을까."그렇다. SJYP의 피드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AI의 완성도와 이를 만드는 엔지니어의 실력이 향상됐다. '알파고'도 처음에는 바둑을 잘 두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공지능이다. 이후 수없이 많은 바둑 고수들과 대국을 펼치면서 여러 데이터를 학습했고 현재 수준까지 왔다. 디자이노블의 스타일 AI 역시 마찬가지다. SJYP에서 '이런 건 어려운가' '이런 컨셉트는 어떨까' 등 반문을 받는 과정에서 엔지니어가 확신을 갖고 작업을 수행하고, AI 발전도 이뤄졌다."- 현재 패션 업체와 디자이노블 AI가 협업하는 제품이 있나."현재 스포츠 의류와 모자 등 패션 잡화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초기 시절부터 함께 다양한 기술을 검토하며 연구하는 경우다. 시행착오도 있지만, 그건 모든 AI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가령 암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AI가 있다고 할 때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반면 의사는 환자와 대화하면서 끄집어내면서 AI와 다른 점이 생긴다. 이런 과정의 시행착오 속에서 AI의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우리의 기술이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 향후 패션 업계에서 AI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나."'점점 커질 것'이란 것이 정답이겠으나 그 과정에 있어서 정체기도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AI 기술은 한동안 정체됐다가 알파고 이후 크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 패션 업계에서 AI는 기술의 가장 끝단인 '추천' 시스템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결과로 바로 도출될 수 있고 수치화할 수 있어서다. AI는 사람이 소화하기 어려운 수많은 데이터를 조합해 결과를 낼 수 있어 압도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적 흐름상 향후 지금의 시기를 넘어서게 되면 AI 기술이 패션 디자인의 더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는 시기가 다시 올 것으로 본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2.10 07:00
경제

“이태원 살인사건 부실 수사, 부모에게 3억원 국가 배상”

1997년 발생한 ‘이태원 살인 사건’과 관련해 국가가 부실수사의 책임을 지고 피해자 유족에게 3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건 발생 21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 오상용)는 26일 피해자 고(故) 조중필씨(당시 23세)의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총 3억6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씨의 부모에게 각 1억5000만원씩, 누나 3명에게 각 2000만원씩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육체적·물질적 피해와 현재의 국민 소득 수준, 통화가치 등이 변동된 점을 고려했다”고 위자료 산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가 측은 소멸시효가 완성돼 배상해줄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씨의 유족 측은 국가가 책임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배상액이 적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76)씨는 “국가의 과실로 오랜 시간 소송을 하며 보낸 것에 비하면 아쉬운 결정”이라며 “우리 같이 힘없는 국민이 힘들게 살지 않도록 법이 똑바로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족 측 대리인인 하주희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공소제기 위법성을 어떻게 판단할지와 관련해 의미 있는 판결이었다”며 “국가가 항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씨가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미군 군속 자녀 아서 존 패터슨(39)과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39)는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사건 초기 경찰과 미군 범죄수사대(CID)는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검찰은 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듬해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유족 측은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발했지만 그가 미국으로 도주해 버린 뒤였다. 담당 검사의 실수로 출국금지 조치 연장을 하지 않은 탓이었다. 검찰은 유족의 재수사 요구에도 패터슨의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영구 미제가 될 뻔했던 사건은 2009년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재조명됐다. 법무부는 같은 해 미국에 패터슨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다. 검찰은 2011년 재수사로 그가 리의 부추김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패터슨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이후 그 해 3월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10억원대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두 명의 혐의자가 피해자를 살해했는데 당시 검찰은 리만 기소하고 패터슨에 대해선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도주하게 했으며, 2009년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 전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7.27 09:18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