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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여권 뺏어라' 업그레이드 벤자민, 비밀은 컨설팅 '구속'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0·KT 위즈)이 한 단계 진화했다. 비결은 '향상된 구속'이다.벤자민은 지난 1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그는 6회 1사까지 퍼펙트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종 기록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 승리 투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벤자민의 개막전 선발을 공언했던 이강철 KT 감독은 "(캠프에서) 공이 너무 좋아 1선발을 하라고 했는데 그 컨디션을 그대로 가져왔다. (오히려) 더 좋아진 거 같다"며 흡족해했다.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이 달라졌다. LG전 벤자민의 최고 구속은 KT 전력 분석 기준 151㎞/h(최저 144㎞/h)였다. 이강철 감독은 "작년 최고 구속은 147㎞/h, 평균 구속이 144~145㎞/h였는데 LG전에선 평균 149㎞/h를 때린 거 같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도 "5회까지 퍼펙트 아니었나. 타자들이 '공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 (전력 분석을 보니까 KT보다 더 빠른) 152㎞/h까지 나왔다"고 말했다.구속 향상은 의도한 변화다. 벤자민은 "비시즌에 계약해서 컨설팅 해주는 센터가 있다. 구속 증가를 원한다고 했다"며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 들어와서 부상도 있었다. 몸이 정상적으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그 부분에서 로스(구속이 떨어지는)도 있었다. 올해는 그런 게 없다"고 설명했다.벤자민은 지난해 5월 부상으로 아웃된 윌리엄 쿠에바스 대체 선수로 KT와 계약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그는 6월 9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팔꿈치 미세 통증을 느꼈다. 관련 문제로 선발 등판을 2~3번 걸렀는데 복귀 후 전력 투구가 쉽지 않았다. 재계약에 성공한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100% 몸 상태를 만들었다. 그는 "(투구할 때) 가슴을 더 많이 쓰는 동작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공을 미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더 정확하게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부분이 경기 때 잘 보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속을 올리는 데 한몫한 건 성실함이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벤자민은 인성이 정말 좋은 선수다. 지난해 합류 때부터 적응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최고"라며 "한국 야구를 반 시즌 경험하고 스스로 대비를 철저히 했다. (구위가 가장 좋았던) 택사스 레인저스 시절 구속으로 복귀했다"고 반색했다. 이 팀장은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와 함께 벤자민 계약을 이끈 핵심 관계자다. 벤자민은 영입 당시 KT에 부족한 '왼손 선발'이라는 장점 이외 디셥센(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뛰어나고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리고 팀의 기대대로 구단에 녹아들고 있다.공이 빨라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벤자민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제구까지 갖췄다. 컷 패스트볼(커터)과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더 위력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거의 다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좋았다"며 "주자가 나가야 흔들리는데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KT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고영표와 소형준의 컨디션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새로 영입한 보 슐서와 함께 벤자민이 시즌 초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을 보면 "미국(메이저리그)으로 돌아갈 거냐"고 묻는다. 그만큼 만족한다는 의미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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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삼고초려' 끝에 장착한 왼손 에이스 벤자민

"미련을 못 버리고 신분 조회를 한 번 더 넣었다." 이충무 KT 위즈 스카우트 팀장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29)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 5월 KT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윌리엄 쿠에바스를 퇴출했다. 쿠에바스는 2019년부터 뛴 '장수 외국인 투수'지만 팔꿈치 부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복귀가 더디다고 판단한 이충무 팀장은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와 빠르게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최우선 목표는 벤자민이었다. 벤자민은 지난겨울 KT의 외국인 선수 영입 1순위 후보였다. 팀이 우승하면서 쿠에바스·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모두 재계약해 그의 KBO리그행은 불발됐다. 현역 빅리거로 쉽게 계약할 수 있는 자원도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된 벤자민은 지난 2월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이충무 팀장은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벤자민의 신분 조회를 두 번 넣었다. 신분 조회는 공식 협상에 앞서 진행하는 사전 절차. 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화이트삭스는 KBO리그 구단이 협상하기 까다로워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 중 하나다. 이적료를 대체로 높게 부르기도 한다. '투 트랙'으로 대체 선수를 찾은 KT는 오른손 투수 A와 계약에 근접했다. A는 빅리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준척급 자원으로 웬만한 야구팬이라면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선수였다. KT는 계약 직전 방향을 선회했다. 이충무 팀장은 "(A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좋지 않은 느낌이 하나 있었다. 무엇보다 벤자민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겠더라. 그래서 한 번만 더 신분 조회를 해보고 싶어서 감독님께 급하지만, 며칠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세 번째 신분 조회를 넣은 뒤 '협상 의지가 있다'는 회신이 왔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벤자민은 KT에 부족한 '왼손 선발'이라는 장점 이외 디셥센(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뛰어나고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슬라이더 각도 예리했다. 협상 테이블은 차렸지만 난관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었다. 현행 KBO리그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은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14억원)다.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이적료가 발생하면 연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수가 더 높은 연봉을 달라 하면 이적 협상이 길어지고, 계약이 무산되기도 한다. 그런데 벤자민은 속전속결로 절차가 진행됐다. 이충무 팀장은 "연봉이 깎이더라도 계약하겠다는 선수 의지가 강했다"며 "감독님께서 쿠에바스 교체를 빨리 결정하셨고 구단에서도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 덕분에 (아시아리그 진출을 고민하던) 벤자민과 계약(총액 33만1000 달러·4억7000만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벤자민의 정규시즌 성적은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이다. 피안타율이 0.216,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2로 수준급이었다. 지난 1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8회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사흘 휴식 후 나선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선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분조회 삼고초려‘ 끝에 벤자민을 영입한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이충무 팀장은 "A 선수가 아닌 벤자민과 계약한 게 신의 한 수인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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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KBO 레전드' 로하스 "KBO리그 4년, 매해 성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발표한 KBO리그 40주년 ‘40인 레전드' 중 외국인 선수는 더스틴 니퍼트와 타이론 우즈 둘뿐이었다. 니퍼트는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최다승(102승) 기록 보유자, 우즈는 1998년 사상 첫 외국인 선수 MVP(최우수선수)로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비록 '40인 레전드'로 뽑히지 못했지만,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2·현 한신 타이거스)의 커리어는 니퍼트·우즈 못지않다. 네 시즌 동안 누구보다 화려한 기록을 KBO리그 그라운드에 수놓았다. 로하스는 KT 위즈에서 뛴 2020년, 리그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여섯 번째, 외야수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과 최다안타 2위에 오른 명실상부한 최고 타자로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2020년 12월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과 2년 계약,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로하스는 일간스포츠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고 회상했다. 로하스가 NPB에 진출한 뒤 한신 구단에 공식 문의한 뒤 인터뷰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하스는 2017년 6월 KT와 계약했다. 당시 KT는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를 물색하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는 로하스를 포착했다. 메이저리그(MLB) 경험은 없지만, 그는 여러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남달랐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야구에 대한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수비할 때도 열심이었다. 치고 달리는 모습도 수준급이었다"며 "한국 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외국인 선수들이 꽤 있다. 그럴수록 적응이 늦고,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로하스는 마인드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KBO리그 첫 10경기 타율이 0.167(36타수 6안타)에 머물렀다. 퇴출당한 모넬의 타율(0.165)과 크게 다르지 않자 "실패작"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의 4년을 돌아보며 "내가 속한 팀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적응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 리그가 전반적으로 정말 좋았다"며 "4년 동안 매해 성장한다는 걸 느꼈다. 나뿐만 아니라 팀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는 로하스와 함께한 4년간 팀 성적(10위→9위→6위→3위)이 꾸준히 향상했다. 로하스는 팀에 만연했던 패배 의식을 지우고 '팀 KT'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는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그가 KBO리그에 남긴 발자취는 꽤 다양하다. 통산 409타점을 기록, 제이 데이비스(591개) 우즈(510개)에 이어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 타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때려낸 홈런 47개는 단일 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공동 2위(1위 2015년 나바로·48개). 같은 해 역대 35번째로 100타점-100득점의 금자탑을 쌓았다. 스위치 타자로 좌우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여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딱 하나를 꼽기 어렵다"는 전제하에 "2020년 PS 진출 여부를 두고 (시즌 막판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던 것과 사이클링 히트, 끝내기 홈런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2018년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대 25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그해 7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야구인생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뒤 포효했다. 로하스가 꼽은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투수'는 김광현(SSG 랜더스)이었다. 김광현 상대 타율이 통산 0.286(7타수 2안타). 눈여겨볼 부문은 홈런이다. 로하스는 SK(현 SSG)전에서 통산 홈런 14개를 때려냈지만, 김광현 상대로는 침묵했다. 로하스는 NPB에서 고전하고 있다. 진출 첫 시즌인 지난해 코로나19로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 시즌인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하스는 "두 리그의 차이를 느꼈다. 한국이 홈런을 노리는 야구라면 일본은 스몰볼이라고 해야 할까, 베이스러닝과 번트를 비롯해 세세한 부분까지 ‘섬세한 야구’라는 인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지난 8월 월간 타율 0.328(61타수 20안타) 4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0)과 장타율(0.574)을 합한 월간 OPS가 0.974에 이르렀다. 조금씩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일본 잔류, 한국 재도전, 미국 복귀를 비롯한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 로하스 야구인생에서 '한국'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쉽지 않은 일본 생활을 무리 없이 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에서 4년을 지낸 덕분에 일본 문화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지만 미국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매우 친숙한 나라였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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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발 빠른 KT의 외국인 선수 교체, 성적 리바운딩

발 빠르게 움직인 덕에 원하는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수 있었다. 앤서니 알포드(28)와 웨스 벤자민(29)을 차례로 영입한 KT 위즈의 얘기다. KT는 지난 5월 26일 대체 외국인 타자로 알포드와 계약했다. 알포드는 4월 24일 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헨리 라모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카드. 라모스의 복귀 예상 시점(6월 초)이 임박한 상황에서 KT는 외국인 타자를 바꿨다. 갑작스러울 수 있는 결정이었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후보군을 리스트업한 덕분에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계약을 진행한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라모스의 성적(18경기 타율 0.250)이 크게 떨어진 게 아니어서 (복귀와 관련한) 추세를 봤다. 생각보다 (공백이) 길어지다 보니 감독님이 교체를 바로 결정했다"며 "이전부터 대체 선수를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래서 영입을 원했던 알포드를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운동신경이 탁월한 알포드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02경기, 올 시즌에도 2경기를 뛴 '현역 빅리거'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2016년 프리시즌 유망주 랭킹 전체 25위에 선정된 이력도 있다. KBO리그 내 복수의 구단에서 영입에 군침을 흘렸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KT는 알포드의 상황을 꾸준히 체크, 교체 사인이 나오자마자 빠르게 접촉해 계약을 끝냈다. 알포드의 성적은 1일 기준 31경기 타율 0.278(115타수 32안타) 6홈런 26타점. 장타율(0.504)과 출루율(0.351)을 합한 OPS가 0.855로 준수하다. 후반기 8경기 타율이 0.364(33타수 12안타), 장타율은 0.697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적응할수록 잘할 선수"라고 했다. KT는 지난 5월 중순 윌리엄 쿠에바스를 퇴출하고 벤자민과 계약했다. 쿠에바스가 2019년부터 네 시즌을 뛴 '장수 외국인 투수'고 지난해 통합우승에 기여한 핵심 자원이라는 걸 고려하면 '깜짝 교체'였다. KT 내부적으로 부상(팔꿈치) 회복이 더디다고 판단, 물밑에서 교체 작업을 준비했다. 그 결과 결단을 내리자마자 영입 리스트 최상단에 있던 벤자민에게 KT 유니폼을 입혔다.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가 외국인 투수 교체에 한 달 안팎의 시간이 걸렸지만 KT는 달랐다. 벤자민의 KT행이 발표 뒤 한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시장에 선수가 많지 않다. KT가 정말 빠르게 영입했다. 계약을 그렇게 빨리 발표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벤자민의 성적은 6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23이다. KT는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가 선수 관련 보고서를 거의 매일 보낸다. 이충무 팀장은 "올 시즌에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명단 준비를 했다. 지난해 관심 있었던 선수들 위주로 딱 정리해서 체크했다"며 "교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선수 리스트를 바로 만들고 그 빠르게 체크한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데려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진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약을 빠르게 진행하면 팀 합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팀 내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이는 고려하면 성적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KT는 벤자민이 KBO리그에 데뷔한 뒤 치른 35경기에서 24승 11패(승률 0.686)를 기록했다. 알포드 합류 후로 범위를 좁히면 21승 10패(승률 0.677). 대체 외국인 선수 '초스피드 영입'은 개막 후 7위에 머물던 성적을 4위까지 끌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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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KT의 버팀목…'수원의 엘 두케' 데스파이네

'엘 두케' 올란도 에르난데스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오른손 투수다. 1998년 서른세 살의 늦은 나이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2007년까지 통산 90승을 기록했다. 뉴욕 양키스의 황금기를 이끌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4개나 챙겼다. 투구 시 왼 무릎을 어깨높이까지 올리는 하이 키킹 동작으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투구 밸런스 때문에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시그니처였다. 그뿐만 아니라 주자 상황에 따라 팔 각도와 구속, 구종까지 달리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포수 크리스 위저는 "에르난데스는 예측할 수 없는 투수"라고 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는 '수원의 엘 두케'다. 에르난데스와 같은 쿠바 출신으로 투구 시 왼 무릎이 어깨높이까지 올라가는 것도 닮았다. 에르난데스만큼은 아니어도 KBO리그 보기 드문 하이 키킹 투구폼을 사용한다. 한 타자는 "원 투에 타격해야 하는데 원 투 쓰리까지 되는 느낌"이라며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중 오버핸드로 던지다가 갑자기 스리쿼터로 바꿔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변칙 투구'도 에르난데스와 판박이다. MLB 시절부터 위력을 인정받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데릭 노리스는 데스파이네에 대해 "앵글을 잡기 힘든 선수"라고 말했다. 그만큼 공이 어느 각도에서 날아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까다로운 하이 키킹 투구폼에 투구 각을 달리해 기술적으로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종을 다양하게 만든다. 대런 발슬리 전 샌디에이고 투수 코치는 "데스파이네는 정말 독특하다"며 타자를 상대하는 12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데스파이네는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평균구속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직구·27.7%)에 투심 패스트볼(23.1%) 컷 패스트볼(11.4%) 커브(22%) 체인지업(15.8%)을 섞었다. 특정 구종에 편식하지 않는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다양한 변화구와 이닝 소화 능력을 갖췄다. 미국에 있을 때는 언제든지 나가서 던질 수 있는 이른바 '고무팔'에 가까운 선수였다. 여기에 구속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1선발의 자질을 90% 이상 갖췄다. 게임을 운영할 줄 안다. 타자를 쉽게 상대한다"고 했다. 2020년 KT와 계약한 데스파이네는 어깨가 무거웠다. 11승을 기록하고 팀을 떠난 라울 알칸타라(현 한신 타이거즈)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년 연속 리그 최다 이닝 투수가 되며 연평균 14승(15승→13승)을 책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20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불펜 소모를 줄여주며 확실한 '1승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에이스의 입지가 좁아졌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워낙 페이스가 좋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1위를 결정하는 단판 승부(타이 브레이커)는 물론이고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선발 등판도 쿠에바스였다.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가 쿠에바스 쪽에 쏠렸지만 데스파이네는 크기 신경 쓰지 않았다. 17일 열린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며 팀의 시리즈 3연승을 이끌었다. 항상 그랬듯 묵묵하게 마운드 위에서 제 몫을 다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18 10:59
야구

부상·2군행·부친상...실패와 시련으로 단단해진 쿠에바스

깨지고 부서지며 강해졌다. 2021년은 윌리엄 쿠에바스(30·KT 위즈)의 야구 인생에 가장 특별한 1년이다.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후 가장 적은 승수(9승)와 이닝(133과 3분의 1이닝),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4.12)을 기록했다.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 올해 KT에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겼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는 7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올해 많은 일을 겪으며 점차 단단해졌다. 그의 2021시즌 준비는 순조로웠다. 시범경기부터 시속 150㎞ 강속구를 뿌렸고, 주 무기 '고속' 커브의 움직임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비시즌 동안 잘 준비한 것 같다. 특히 커브는 리그 톱클래스 구종이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하지만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개막 직전 등에 담 증세가 생기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팀의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안 좋아진 몸 상태 탓에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5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0점을 내줬다. 쿠에바스는 결국 5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T 입단 후 첫 2군행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투구 내용이 너무 안 좋다. 좋게 말해서 '정신 차려라'라는 의미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무대에서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긴 쿠에바스는 이때부터 달라졌다. 원래 남미(베네수엘라) 선수 특유의 흥이 넘치던 선수였지만, 더 신중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멘털을 다잡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5월 30일 1군 복귀전(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3실점 하며 반등했다. 이후에도 컨디션 난조는 겪었지만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쿠에바스는 지난 8월,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쿠에바스의 부친 비센테 윌리엄 쿠에바스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입국했지만,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치료 중 병세가 나빠져 사망했다. 장례 절차부터 유해를 모국(베네수엘라)으로 이송하는 일 등 어려움이 많았다. 쿠에바스의 형제들은 그런 상황(방역 지침)을 이해하지 못했다. 구단은 선수가 떠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살아 있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독려를 받고 팀에 복귀했다. 위로를 보내준 동료들에 감사를 전했고, 더 다부지게 공을 뿌렸다. 쿠에바스는 올가을 좋은 투구의 원동력을 하늘에 있는 아버지에게 돌렸다. "아버지는 내가 KS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 내 능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알 수 없는 어떤 에너지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도와주시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1.11.16 06:29
야구

삼성, 새 외국인 투수는 박찬호 라이벌급?

"지금 옥석을 고르는 중입니다."류중일 삼성 감독은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은 현재 진행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10일 대구 두산전이 비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진행 과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롯데와 SK가 9일 새로운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과 브라이언 고든을 데려와 삼성의 외국인 선수 교체에 관심을 쏠릴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라이언 가코가 지난달 13일 2군에 간 뒤 외국인 선수 한 명으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 보고 있다. 내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성준 코치에게 공이 빠른 투수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성준 2군 투수코치와 이충무 운영팀 과장을 미국으로 보내 괜찮은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두 사람이 귀국할 때가 다 됐다"고 했다. 조만간 교체가 이뤄질 듯한 분위기다. 삼성이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미국에 스카우트팀을 보낸 건 두 번째다. 지난 5월 13일 최무영 편성팀장과 성준 2군 투수코치를 미국으로 보내 외국인 투수를 물색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때 마음에 드는 투수가 있었다. 작년 히로시마에 있던 왼손 투순데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바람에 영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투수는 과거 LA 다저스에서 박찬호와 선발 경쟁을 벌였던 에릭 스털츠(32)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다저스에서 뛴 스털츠는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21경기 6승10패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했다. 재계약에 실패한 올핸 콜로라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그를 점찍었으나 콜로라도가 지난 4일 그를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여 계약이 불발됐다. 스털츠는 직구 평균 시속 143㎞, 최고 시속 147㎞로 제구력이 좋고 체인지업이 빼어난 투수로 알려졌다. 류 감독은 현재 적어도 스털츠 이상가는 투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두 번째 갔으니 괜찮은 투수가 와야하지 않겠나. 파워 피처가 없으면 그냥 갈테니 아무나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은 8월 15일이다. 7월 24일까지 현재 외국인 선수를 웨이버로 공시하면 새로 온 선수가 포스트시즌을 뛰는 데에 문제가 없다. 대구=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1.07.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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