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루 쿠에바스가 교체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14/ 깨지고 부서지며 강해졌다. 2021년은 윌리엄 쿠에바스(30·KT 위즈)의 야구 인생에 가장 특별한 1년이다.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후 가장 적은 승수(9승)와 이닝(133과 3분의 1이닝),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4.12)을 기록했다.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 올해 KT에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겼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는 7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올해 많은 일을 겪으며 점차 단단해졌다.
그의 2021시즌 준비는 순조로웠다. 시범경기부터 시속 150㎞ 강속구를 뿌렸고, 주 무기 '고속' 커브의 움직임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비시즌 동안 잘 준비한 것 같다. 특히 커브는 리그 톱클래스 구종이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하지만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개막 직전 등에 담 증세가 생기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팀의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안 좋아진 몸 상태 탓에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5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0점을 내줬다.
쿠에바스는 결국 5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T 입단 후 첫 2군행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투구 내용이 너무 안 좋다. 좋게 말해서 '정신 차려라'라는 의미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무대에서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긴 쿠에바스는 이때부터 달라졌다. 원래 남미(베네수엘라) 선수 특유의 흥이 넘치던 선수였지만, 더 신중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멘털을 다잡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5월 30일 1군 복귀전(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3실점 하며 반등했다. 이후에도 컨디션 난조는 겪었지만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가 4-2로 승리했다. KT 쿠에바스가 1차전 MVP를 수상하고 기뻐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11.14. 쿠에바스는 지난 8월,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쿠에바스의 부친 비센테 윌리엄 쿠에바스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입국했지만,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치료 중 병세가 나빠져 사망했다.
장례 절차부터 유해를 모국(베네수엘라)으로 이송하는 일 등 어려움이 많았다. 쿠에바스의 형제들은 그런 상황(방역 지침)을 이해하지 못했다. 구단은 선수가 떠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살아 있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독려를 받고 팀에 복귀했다. 위로를 보내준 동료들에 감사를 전했고, 더 다부지게 공을 뿌렸다.
쿠에바스는 올가을 좋은 투구의 원동력을 하늘에 있는 아버지에게 돌렸다. "아버지는 내가 KS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 내 능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알 수 없는 어떤 에너지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도와주시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