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인식의 클래식] 예상대로 강한 KIA, 소리 없이 강한 NC
2017 KBO 리그가 13일 5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개막에 앞서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예상한 KIA는 예상대로 1위에 올라 있는 반면, 두산은 5위까지 처져 있다.KIA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공격과 수비가 굉장히 좋아졌다. 최근에는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한·미·일 신기록도 썼다. 다승 1위에 올라 있는 헥터 노에시도 올 시즌과 같은 팀 공격력을 등에 업었다면 지난해 등판 경기에서 모두 이겼을 것 같다. FA 영입한 최형우가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출루율 결승타 등 주요 공격 부문에서 5위 안에 들어 있을 만큼 중심을 잘 잡아 주고 있다. 시즌 초반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로저 버나디나는 현재 10개 팀 외야수 가운데 홈 보살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무엇보다 군 제대 선수와 트레이드 영입 효과가 커 보인다. 타율 1위 김선빈은 공격뿐 아니라 내야 수비에서도 안치홍과 중심을 잘 잡아 주고 있다. 또 이명기는 1번 타자와 수비, 주루 플레이에서 굉장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수 김민식도 마찬가지다.다만 조금 아쉬운 건 역시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처져 있는 불펜이다. 마무리로 시작한 임창용이 반짝했다 수그러졌다. 임창용의 활약 여부가 우승의 핵심 열쇠로 보인다.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NC는 소리 소문 없이 예상외로 선전했다. 6월 25일부터 4일간 KIA와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중심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베테랑 손시헌과 이종욱의 활약을 꼽고 싶다. 최근에는 박석민도 살아나고 있다.NC는 10일까지 10개 팀 중 선발 소화 이닝이 372⅓이닝으로 가장 적다. 반면 구원진은 350⅔이닝으로 가장 많이 던졌다. 지금까지는 뚜렷한 선발투수 없이 계투진과 마무리(임창민)의 활약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앞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선발진이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SK는 이렇게 많이 홈런을 때려 낼 줄 전혀 몰랐다. 지난해 공동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원래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고, 군 제대한 한동민과 지난해까지 무명 선수였던 김동엽도 펑펑 홈런을 쳐 주고 있다. 특히 나주환이 결정적일 때 홈런과 알짜배기 타점을 기록했고, 다양한 포지션의 수비까지 맡아 줬다.넥센은 올해도 어김 없이 신예 선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 유격수 김하성과 외야수 고종욱의 기량도 많이 늘었다. KBO 리그 역사상 일곱 번째로 고졸 신인 첫해에 100안타를 때린 이정후가 생각지도 않게 굉장히 잘해 주고 있다. 앞으로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는 팀이 아닌가 싶다. 후반기에 좀 더 힘을 낼 수 있는 전력이다.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예상 밖으로 부진하다. 마운드가 지난 두 시즌에 비해 약해 보인다. 외국인 선발 듀오의 활약이 그렇다. 더스틴 니퍼트가 8승(6패)을 올렸지만 그동안의 활약에 비해선 미미하다. 또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충돌증후군으로 두 달 넘게 이탈한 게 치명적이다. 최근에는 포수 양의지와 중심타자 민병헌이 부상으로 이탈한 게 커 보인다.LG는 개막 전 전력은 괜찮아 보였지만 주축 선수의 이탈이 잇따랐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5월 중순에야 첫 등판했고, 마무리 임정우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발목 인대를 다친 루이스 히메네스도 빠져 있다. 그래도 현재 전력에서 예상외로 잘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롯데는 이대호가 많은 견제를 받는 가운데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역시 국내에서 제일 무서운 타자다. 그런데 팀 전체적으로 보면 내야 수비가 약하다. 투수들이 야수진의 수비 실책으로 강판되는 경우가 있다. 벤치에서도 이를 감안해 투수 교체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선발투수가 일찍 내려오면 결국 불펜에 그 부담이 옮겨 간다. 최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가운데 내야진의 수비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듯하다. 5강 싸움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팀이다. 지난 몇 년간 하위권에 처져 있던 한화는 결국 마운드와 수비가 약했다. 호수비로 연결할 수 있는 타구를 아예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안타로 내주는 경우가 있었다. 이용규가 두 달 넘게 이탈했던 것도 팀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다.삼성은 분명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다. 다만 시즌 초반에 너무 부진했다. 김한수 감독도 처음 지휘봉을 잡고 팀 전력이 확 떨어지니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또 주장이자 내야 수비의 중심인 김상수가 초반에 빠져 있는 동안 팀 실책이 많았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kt는 시즌 초반에 의외로 마운드가 좋았다. 쭉 유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수비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팀 주요 지표에서 하위권에 처져 있는 기록이 팀 성적을 대변한다. 무엇보다 팀 성적을 떠나 젊은 투수를 계속 트레이드로 내보내는 건 앞으로를 위해서도 안 되는게 아닌가 싶다. 신생팀 특혜로 젊은 마운드 자원을 뽑아 놓고 다른 팀에 내주고 있다.전반기를 보면 역시나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만 활약해도 성공처럼 여겨진다. 앞으로 각 팀이 외국인 선수 선발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김인식 KBO 총재 특보
2017.07.1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