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서는 '미치는 선수'의 활약이 나오곤 한다. NC의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젊은 신예급의 '깜짝 활약'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낮은 연봉을 받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NC의 PO 엔트리 중 외국인 선수 3명을 제외한 27명 가운데 연봉 1억원 이하의 선수는 총 11명이다. 모두 20대 신예다. 노진혁(28·4300만원·내야수), 권희동(27·6800만원), 김준완(26·7000만원·이상 외야수) 장현식(22·6400만원), 구창모(20·5700만원·이상 투수) 등이다.
이들 11명의 연봉 총 합계는 5억6100만원이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이호준과 박석민(이상 7억5000만원)의 연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상무 야구단 제대 후 팀에 복귀한 노진혁은 11일 1승1패로 맞선 준PO 3차전에서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4득점으로 팀의 13-6 대승을 이끌었다. 1군 통산 홈런이 4개 밖에 없던 그는 귀중한 상황마다 홈런과 안타를 터트렸고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PO 1차전까지 11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외야수 김준완은 PO 1차전 후 김경문 NC 감독이 꼽은 숨은 MVP다. 2-4로 역전당한 4회, 2사 1·3루에서 민병헌의 큼지막한 타구를 몸을 날려 다이빙캐치했다. 2017 KBO 리그 정규시즌을 통틀어 최고 수비 장면 중 하나였다. 타구가 빠졌다면 2점을 더 뺏겨 분위기를 완전히 내어줄 수 있는 상황에서 NC는 김준완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겼고, 5회 4점·8회 7점을 뽑아 이겼다. 리드오프로 나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기도 했다.
데뷔 후 처음 규정타석을 채운 권희동은 PS 팀의 해결사다. 준PO 1차전 연장 11회 결승타 포함, 이번 PS에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젊은 자원의 활약이 눈에 띈다. 장현식은 준PO 2차전(7이닝 3피안타 1실점) PO 1차전(3⅔이닝 6피안타 4실점)에서 상대 외국인 에이스와 맞붙어 전혀 밀리지 않았다. 주눅들지 않고 150㎞대 강속구를 씩씩하게 꽃아넣었다. 올 시즌 7승10패를 거둔 구창모는 PS에선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그외 임정호·정수민(이상 투수), 이상호·이재율·박광열·신진호(이상 야수) 등 연봉 1억원 이하의 나머지 선수들도 대주자, 대수비, 추격조 등 백업 요원으로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NC는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PS에 나서고 있다. 짧은 기간 내 가을 야구의 단골 손님이 된 데에는 신구 조화를 빼놓을 수 없다. FA로 데려온 이호준·손시헌·이종욱 등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자원이 필요하다. NC는 이번 가을, 포스트시즌 선전과 함께 신예 선수들의 활약을 대거 확인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경험과 자신감을 동시에 쌓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