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포커스] '양현종 파트너' 찾았다…KIA 브룩스, 시속 152㎞ 투심으로 '포스트 헥터' 예감
'고독한 에이스' 양현종(32·KIA)이 이번엔 확실히 격에 맞는 파트너를 찾은 듯하다. 올해 입단한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30)다. 브룩스는 개막 전 이미 두산 크리스 플렉센과 함께 다른 팀 감독들로부터 '가장 경계해야 할 것 같은 외국인 투수'로 꼽혔다. 류중일 LG 감독은 "브룩스의 투심패스트볼이 좌우로 크게 떨어지고 위력적인 것 같다"고 했고, 이강철 KT 감독은 "브룩스는 투구폼이 간결하면서도 볼의 움직임이 굉장히 많은 투수라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경계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브룩스는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 KBO 리그에 어렵지 않게 연착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유 있는 평가였다. 브룩스는 개막 후 단 두 번의 등판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첫 번째 경기는 지난 6일 광주 키움전. 5⅔이닝 동안 공 88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키움 강타선을 막아냈다. 팀이 패해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리그 데뷔전 기록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직구(포심패스트볼)가 아닌 투심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시속 154㎞까지 나와 눈길을 모았다. 직구(15개)보다 더 많이 던진 투심(24개)의 평균 구속이 시속 149㎞에 달했을 정도다. 직구 구속 역시 최고 시속 153㎞, 평균 시속 150㎞을 각각 찍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구사한 데다 제구도 잘돼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여 준 첫 등판이었다. 두 번째 등판에선 더 강했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볼넷과 몸에 맞는 볼 없는 무4사구 경기. 최고 시속 152㎞의 투심 20개와 151㎞의 직구 20개 그리고 슬라이더 24개와 체인지업 20개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섞어 던지면서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또 다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특히 브룩스의 최고 무기로 꼽히는 투심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다시 빛을 발했다. 볼끝이 심하게 변하는 투심을 앞세워 여러 차례 손쉽게 땅볼을 유도해냈다. 두 경기에서 잡아낸 땅볼 아웃이 18개, 뜬공 아웃이 8개로 땅볼/뜬공 비율이 2.25에 달한다. 여기에 좌타자 상대 승부구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내고,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볼넷이 하나도 없는 제구력까지 자랑한다.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KIA 입장에선 브룩스의 맹활약이 천군만마다. 브룩스의 올해 몸값은 총액 67만9000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7만9000만달러).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30명 가운데 26위에 해당한다. 브룩스보다 적은 금액에 계약한 선수 셋은 모두 투수가 아닌 타자.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선 몸값이 가장 낮다. 그러나 지난해 오클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추천으로 한국에 왔고,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KIA는 양현종이라는 국내 최고 투수를 보유한 팀이다. 국내 에이스 양현종과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원투 펀치를 이뤄 동반 20승을 올린 2017년, KIA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 3년이 지난 올해, 강력한 새 파트너가 양현종 앞에 다시 나타난 모양새다. 2020시즌을 힘겹게 출발한 KIA가 또 한 번 최강 원투펀치의 탄생을 예감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2020.05.13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