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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비하인드] NPB 노히트노런 출신이 KBO에? 폰세는 어떻게 '이글스' 멤버가 됐을까

'공'을 들인 만큼 출발이 순조롭다.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31)는 올 시즌 눈길을 끄는 외국인 투수 중 하나다. 시즌 첫 6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39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56개(볼넷 9개)를 잡아내 부문 단독 선두. 이닝당 출루허용(WHIP·0.97) 피안타율(0.212)을 비롯한 각종 투수 지표가 수준급이다. 만년 하위권 후보인 한화의 고공행진(25일 기준 2위)을 이끌면서 활약이 더욱 조명되고 있다.2019 프리미어12 미국 대표 출신인 폰세는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를 거친 그는 2021년 12월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와 계약하며 아시아 리그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KBO리그 구단이 영입을 검토한 자원이었으나 워낙 거물급이라 '그림의 떡'이었다. 니혼햄(2022~23)과 라쿠텐 골든이글스(2023)에서 기록한 NPB 통산 성적은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 눈에 띄는 누적 기록이 아닐 수 있지만 임팩트가 강렬했다. 2022년 8월 27일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NPB 역대 98번째(87명)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 니혼햄 구단 역대 6호이자 2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NPB에서 외국인 투수가 노히트노런을 해낸 건 2006년 릭 구톰슨(당시 야쿠르트 스왈로즈) 이후 16년 만이었다.하지만 니혼햄 시절 잔부상에 시달린 폰세는 '몸 상태'에 물음표가 찍힌 선수였다. 2023년 12월 라쿠텐으로 이적한 그는 별다른 활약 없이 시즌 뒤 인연을 정리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폰세에게 빠르게 접촉한 건 한화였다. 폰세는 워낙 구위가 뛰어난 만큼 NPB 일부 구단에선 그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실제 라쿠텐도 시즌 막판 폰세를 불펜에서 테스트했다. 하지만 선수가 원한 건 '선발'이었다. 한화는 스카우트 3명이 번갈아 가면서 일본으로 넘어가 면밀하게 체크했다. 2군 경기까지 찾아갈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거기서 폰세의 스타일을 보고 확신을 가졌다. 구단 관계자는 "설렁설렁하는 모습이 없었다. 야구에 대해 진지했다"라고 촌평했다. 지난 시즌 부진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폰세는 라쿠텐 소속으로 3승 6패 평균자책점 6.72(67이닝)에 머물렀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우리도 폰세를 (영입 후보 중 하나로) 생각하긴 했는데 (경기하는걸) 직접 보지 못했다. 들어보니 라쿠텐 시절에는 (워낙 외향적인 성격 탓에) 눈 밖에 났었던 거 같은데 그게 (부진한) 성적으로 연결된 거 아닐까"라고 귀띔했다. 멕시코계 어머니를 둔 폰세는 자유분방한 영혼이다. 그의 아내 엠마는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구단의 스타플레이어인 조지 키틀의 동생. 조직 문화가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에선 다를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일본에서 치료한 부상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난관을 하나씩 제거하니 영입을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폰세가 KBO리그 도전을 선택할지가 관건이었는데 선수의 마음을 잡았다. 구단 관계자는 "여러 통로를 이용해 계속 체크했다. NPB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돌다리를 계속 두들겼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25 13:15
프로야구

우승한 2009년처럼, 15년 만에 다시 결성된 '약속의 'KC포'

우타자 김도영(21)과 좌타자 최형우(42). KIA 타이거즈가 15년 만에 다시 장착한 'KC포'를 앞세워 우승을 정조준한다. KIA는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LG 트윈스와 만나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거두면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그 중심에 'KC(김도영-최형우)포'가 있다. 지난 9일 경기에서 3번 타자 김도영이 결승타를, 4번 최형우는 만루 홈런으로 11-4 승리를 이끌었다. 10일에는 1-2로 뒤진 9회 초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단타 때 1루 주자 김도영이 빠른 발을 활용해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연장 승부 끝에 KIA가 5-2로 이겼다. KIA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KC포'를 앞세웠다. 우타자 김상현과 좌타자 최희섭이 그해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로페스-구톰슨-양현종으로 이어진 선발진과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2009년 타율 0.317 36홈런 126타점을 터뜨린 김상현은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했다. 2000년 해태 타이거즈 입단 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옮긴 그는 2009년 시즌 중 친정팀에 돌아온 뒤 장타력을 꽃피웠다. 메이저리그(MLB) 출신 최희섭은 홈런 2위(33개)-타점 공동 3위(100개)에 올랐다. 당시 투수들이 3번 타자 최희섭을 고의4구 등으로 피하고 4번 타자 김상현과 대결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김상현은 대기 타석에서 '분노의 스윙'을 휘둘렀다. 김상현은 최희섭을 거르고 자신과의 승부를 선택하면 "(승리욕에 불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2024년에도 '피꺼솟' 장면이 나왔다. 지난 9일 KIA가 5-2로 앞선 6회 초 1사 2·3루에서 LG는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걸렀다. 다음 타자는 4번 최형우.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최다 루타 기록의 주인공이 그는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으로 응수했다. 최형우는 "(김도영을 거르고 나를 택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말은 이렇게 해도 승리욕 강한 최형우는 평소보다 더 독하게 달려들었을 것이다.'KC포'는 15년을 사이에 두고 닮은 점이 많다. 2009년 김상현이 4월 중순 트레이드로 합류하면서 4번 최희섭-5번 김상현 타선이 꾸려졌다. 올 시즌엔 김도영이 초반 테이블세터진에 포진하다가, 중반부터 3번 타순으로 옮겨 최형우와 'KC포'를 구성했다. 프로 3년 차 김도영은 10일 기준으로 타율 0.337 23홈런 6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83개) 장타율(0.614) 1위, 홈런 2위에 올라 있다. 타율과 출루율(0.406)은 9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02로 투스와 타자를 통틀어 전체 2위다. 최형우는 타점 1위(78개) 홈런 공동 10위(17개)다. 득점권 타율이 0.357에 이를 만큼 찬스에 강하다. 스무 살 타울의 '2024년형 KC포'는 끌어주고 당겨주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김도영은 타점 1위 최형우가 4번 타순에 포진, 상대 투수가 가급적 자신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또한 대선배의 타격 노하우를 곁에서 흡수하고 있다. 김도영이 자주 출루하면 최형우의 타점 기회가 늘어난다. 10일 LG전 9회에는 단타를 치고 자신은 1루까지 밖에 진루하지 못했는데, 1루 주자였던 김도영이 2루-3루를 거쳐 홈까지 들어와 타점을 추가했다. 'KC포'에 나성범까지 버티고 있는 KIA는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최형우는 "후반기 처음부터 중요한 2위 팀(LG)과 만났는데 이겨서 좋다. 팀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이형석 기자 2024.07.12 12:31
야구

2015 시즌, 10개 구단의 베스트-워스트 시나리오는?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프로야구 팀들은 저마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좇는다. 10구단 kt의 가세와 5강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선 모두 장밋빛 희망을 키워간다. 10개 구단이 기대하는 '베스트'와 반대로 실패할 '워스트' 시나리오를 일간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예상해봤다. ▶ 삼성 'We are the champion'이 울리며 한국시리즈가 끝난다. 5년째 삼성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린다. 피가로가 밴덴헐크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최고령 30홈런-100타점을 경신한 이승엽을 필두로 중심타선이 펄펄 난다. 팀에 남은 FA(프리에이전트) 윤성환과 안지만은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선보인다. 배영수와 권혁, 밴덴헐크의 공백 메우기에 실패한다. 마운드 보직 변동으로 중간 계투진이 선발 투수의 승리 기회를 날리기 일쑤다. 마무리도 흔들린다. 우승 매너리즘도 나타난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그래도 5강에는 턱걸이한다. ▶ 넥센 밴헤켄이 다승왕 2연패, 피어밴드도 두 자리수 승리를 달성한다. '토종 에이스' 문성현은 개인 첫 10승. 손승락은 슬럼프 없이 구원왕을 순항하고 한현희-조상우 필승조는 굳건하다. 박병호는 올해도 50홈런을 친다. 윤석민은 강정호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채우고 15홈런과 2할7푼대 타율을 기록한다. 피어밴드가 부진 끝에 퇴출된다. 밴헤켄은 부상을 당하며 두자리수 승리에 실패한다. 1~2선발이 줄줄이 무너지며 마운드 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 유격수 찾기에 실패해 수비에 구멍이 뚫리며 지는 경기가 늘어난다. LG에서 데려온 스나이더는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친다. ▶ NC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민호·노성호의 잠재력이 폭발한다. 김진성은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한다. 1~5선발이 완벽하고, 불펜마저 탄탄해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의 중심타선은 강정호가 빠진 넥센 중심타선의 화력을 넘어선다. 한국 무대 3년차를 맞은 찰리와 에릭이 예년만 못하다. 4~5선발 이민호·노성호는 여전히 미완의 대기다. 설상가상 불펜마저 흔들리며 팀 평균자책점이 치솟는다.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한 가운데 이를 메울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미비하다. 입대한 권희동·이상호가 생각난다. ▶ LG 하렐은 2012년 휴스턴의 에이스 모드, 한나한은 2000년 퀸란의 재림을 선보인다. '양상문 매직'은 소사의 160㎞ 강속구에 제구력을 얹어줬다. 류제국은 7월 복귀해 10승을 찍는다. '빅뱅' 이병규(등번호 7)은 30홈런을 폭발하고, 오지환의 안타 수는 삼진의 두 배가 된다. LG 투수들이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홀드·세이브 타이틀을 휩쓴다. 하렐은 2010년 필 더마트레(15경기 4승6패)였다. 한나한은 벤치클리어링 때 어깨 부상을 당해 장기 재활한다. 소사는 '맙소사'가 된다. 류제국의 재활 기간은 계속 연장된다. 5선발은 커녕 4선발 임자도 없다. 베테랑 타자들은 집단 슬럼프에 빠지고, 오지환은 삼진·실책 부문에서 불명예 2관왕에 오른다. ▶ SK 김광현이 15승-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메이저리그(ML)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낸다. 윤희상과 정우람, 박희수가 싱싱투를 자랑한다. 타선에는 '김무관 매직'이 넘쳐난다. 1년 만에 외국인 잔혹사를 완벽하게 탈출한다. 2010~2012년처럼 가을야구 끝자락,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SK다. 외국인 잔혹사는 끊었지만 부상 악몽은 벗어나지 못한다. 박희수가 또 드러 눕는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빠지는 선수들이 속출한다. FA 대박을 터뜨린 이들은 몸값 기대치에 못 미친다. '입단 10년차' 이재원·이명기·김성현도 지난해만 못하다. ▶ 두산 장원준은 16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자극받은 유희관도 14승을 올린다. 니퍼트와 마야는 30승을 합작하며 외인 잔혹사를 지운다. 노경은은 '노경은총' 모드로 부활한다. 김현수와 오재원은 'FA로이드(예비 FA 효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10구단 체제' 첫 우승팀이 된다. 우려는 현실이 된다. 꾸역꾸역 7승을 올린 장원준은 FA 잔혹사에 이름을 올린다. 잘 던지던 투수도 마무리만 맡으면 불을 지르는 통에 김태형 감독의 속에선 천불이 난다. 불펜진의 방화에 화를 참지 못한 마야는 코치와 언쟁을 벌이다 퇴출당한다. 가을 잔치는 또 남의 잔치다. ▶ 롯데 강민호가 5년 만에 '3할-20홈런'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한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지난해 유먼과 옥스프링이 거둔 합작 22승 이상을 챙긴다. 조정훈이 예정보다 빠른 4월에 복귀해 4선발 자리를 지킨다. '곰표 불펜 3인방'은 40홀드-40세이브를 합작한다. 손아섭은 수위 타자를 탈환한다. 시즌 끝까지 4·5선발 주인을 찾지 못한다. '기동력 야구'를 시도했지만 2년 연속 팀 도루 최하위다. 유격수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지자 오승택이 쩔쩔 맨다. 좌익수는 여전히 무주공산이다. 수비에만 도움이 된 아두치는 '제2의 로티노'로 기억된다. ▶ KIA 양현종이 18승으로 자존심을 세운다. 센터라인은 신구조화로 전화위복이 됐다. 마무리 심동섭이 뒷문을 든든히 책임진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만점 활약이다. 'ML 퍼펙트 투수' 험버와 윤석민의 전 동료 스틴슨은 2009년 로페즈(14승)-구톰슨(10승)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부상 악령에 또다시 눈물을 삼킨다.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지는 경기가 더 많다. 센터라인 불안으로 실점이 가장 많다. 험버와 스틴슨은 전반기를 버티지 못한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지지부진하다. 2년 연속 최다 볼넷 허용의 불명예를 얻는다. 마무리는 여전히 없다. ▶ 한화 '야신효과'가 드러난다. 실책 1위의 오명을 벗고 '지키는 야구'가 된다. FA 투수 3인방 권혁, 배영수, 송은범은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넣고, 외국인 유먼과 탈보트는 30승을 합작한다. 김태균이 '김거포'가 된다. 8년 만의 가을야구, 대전구장엔 '나는 행복합니다'가 울려퍼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수비는 엉성하고, 재활에서 복귀한 이용규는 예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FA 투수 3총사는 들쑥날쑥한 컨디션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모건은 세리머니만 화려하고, 타석에선 조용하다. '야신'의 커리어에 한화의 2015시즌은 오점이 된다. ▶ kt '올드보이'들이 대거 비상한다. 김상현-장성호가 각각 20홈런과 3할 타율로 부활한다. 외국인 선발 투수 3명도 합계 30승을 따내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끌어간다. 토종 마무리 김사율은 25세이브 이상을 거두며 뒷문을 지킨다. 2015 신인왕은 kt 선수가 차지한다. 개막전부터 신예 선수들의 실책이 남발하며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장성호와 김상현은 부상으로 개막 한 달 만에 2군으로 내려간다. 믿었던 외국인들은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밤낮 심판과 싸운다. 롯데와 최하위 경쟁을 하다가 10위로 시즌을 마친다. J베이스볼팀 2015.01.01 06:00
야구

외국인 우승청부사, 투수보다 타자였다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타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 터닝 포인트는 2009년 KIA의 우승이었다. 그해 KIA의 원투펀치였던 로페즈와 구톰슨은 27승을 합작해내며 팀의 통산 열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각 팀은 타자보다 투수 영입에 집중했고 이듬해부터 외국인 타자들의 수가 급감(6명→2명)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우승청부사' 역할은 주로 투수보다는 타자의 몫이었다. 1999년 로마이어와 데이비스가 힘을 합친 한화가 대표적이다. 그해 용병 최대어로 손꼽혔던 로마이어는 타율 0.292에 45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데이비스도 타율 0.328에 30홈런 106타점을 올렸고, 호타준족을 과시하며 30-30클럽에도 가입했다. 로마이어는 한국시리즈 승패가 결정된 롯데와의 5차전 9회초에 3-3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려내 한화에 창단 13년 만의 첫 우승을 안겼다.외국인 타자의 활약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현대에 입단한 퀸란은 2000년 정규시즌에서 타율 0.236에 최다 삼진(173개)을 기록했지만 빼어난 3루 수비와 일발장타(37홈런 ·91타점)를 앞세워 팀 타선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홈런 두 개를 포함해 6타점을 쓸어 담는 원맨쇼를 펼치며 시리즈 사상 첫 외국인 최우수선수(MVP)가 되는 진기록을 남겼다.2001년에는 우즈가 퀸란의 활약을 이어갔다. 1998년 두산에 입단한 우즈는 그해 홈런과 타점 1위를 독식해 외국인 선수 사상 첫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국내 데뷔 4년차였던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에 4홈런 8타점을 몰아치며 MVP와 팀 우승을 차지했다.이들 말고도 빼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타자들은 적지 않다. 현대는 2005년 심정수와 박진만의 FA(프리 에이전트) 이적으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튼을 영입했다. 서튼은 첫해 홈런(35개)·타점(102개)·장타율에서 1위에 오르며 홀로 분전했다. 롯데의 호세와 가르시아도 마찬가지다. 둘은 롯데에서 활약한 4년 동안 각각 95홈런 314타점과 103홈런 339타점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2000년 삼성에서 뛴 프랑코도 매서운 타격솜씨(타율 0.327·22홈런·110타점)을 뽐냈다.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2012.12.21 10:50
야구

내년에도 외국인 투수 천하, 과연 이대로 좋은가

내년에도 한국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가 접수할 전망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 16명을 투수로 채웠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타자를 볼 수 없었다. 내년 시즌에도 이 같은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3명을 쓸 수 있는 NC를 포함한 9개 구단 모두 투수를 데려올 참이다. 무려 19명의 외국인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9구단 체제라는 기형적 경기 일정과 맞물려 국내 투수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특급 외국인 투수가 성적을 보장한다프리 에이전트(FA) 시장이 마감하면서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계약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넥센만 손을 털었다. 올해 16승 평균자책점 2.20의 나이트와 11승을 거둔 밴헤켄을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다. 롯데와 한화는 각각 13승 투수 유먼, 선발의 축이 될 바티스타와 재계약했다. 각 구단들은 외국인 타자를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김주찬과 홍성흔이 빠져나간 롯데가 그나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팀으로 거론됐지만 김시진 롯데 감독은 "마운드의 힘으로 타선 공백을 메우겠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3명을 뽑을 수 있는 신생구단 NC는 선발투수 3자리를 모두 외국인 투수에게 맡길 계획이다. 각 구단은 특급 투수 1명이 팀을 먹여 살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09년 KIA가 27승을 합작한 로페즈와 구톰슨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런 신념은 더욱 강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을 지낸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4, 5년 전부터 모든 팀들이 불펜 야구로 돌아섰다. 또 파워 야구보다 스피드 야구로 가고 있다"면서 "결국 좋은 선발투수만 확보되면 다른 것은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 쓸만한 토종 투수가 사라진다.외국인 투수의 득세로 국내 투수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 시즌 다승 10위 중 국내 투수는 장원삼, 배영수(이상 삼성), 노경은(두산) 3명뿐. 모든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채운 첫 해, 다승 10위 내 토종 투수는 역대 가장 적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과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선발진이다. 류중일 감독과 함께 선수 구성을 맡고 있는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오른손 선발 투수가 없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한 야구인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류현진(한화)이 빠지면 실질적인 선발은 윤석민(KIA) 외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더 큰 걱정은 내년부터 국내 투수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13시즌은 NC가 1군 리그에 들어와 9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하일성 위원은 "8개 구단 체제일 때는 5인 로테이션이 돌아간다. 하지만 매주 나흘간 휴식팀이 하나씩 나오는 내년부터는 잘 던지는 3명만 있으면 된다. 외국인 선발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2.11.23 10:53
야구

[줌인] 현진·석민 빠진 마운드, 외국인 투수가 점령

외국인 투수들이 2012년 마운드를 점령하고 있다. '대한민국 원투펀치' 류현진(25·한화)의 불운과 부상, 윤석민(26·KIA)의 부진을 틈타 투수 각 부문엔 외국인 투수들이 선두로 올랐다.지난 10일 류현진은 견갑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윤석민은 롯데전에서 패했다. 반면 LG 주키치는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거둬 다승과 평균자책점 선두를 지켰다.톱10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올 시즌 최고 용병은 단연 주키치다. 제구가 원래 좋았는데 올해는 더 낮고 정확하게 던지고 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국내 스트라이크존에도 적응하면서 좀처럼 무너지는 법이 없다. 12경기에 나서 8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2.34)로 1위다.평균자책점 10걸 중 외국인이 6명이나 된다. 넥센 나이트는 고질병이었던 왼 무릎 통증이 나아지면서 2위(2.40)에 올라 있다. 롯데 유먼은 평균자책점 2.69로 4위, 넥센 밴헤켄이 2.95로 6위에 올랐다. 두산 니퍼트(3.03) SK 마리오(3.18)는 7·8위에 랭크됐다.이들 6명 외국인 사이에 국내 선수로는 두산 이용찬(2.64·3위)과 류현진(2.76·5위)만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들었던 두산 김선우, 삼성 윤성환·차우찬은 10위 밖으로 밀렸다. 지난해 4위(3.13)였던 롯데 장원준은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2008년에는 SK 레이번(3.30), 2009년에는 KIA 로페즈(3.12)와 구톰슨(3.24)만이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들었다. 이들을 보유한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2010년부터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든 외국인이 3명→5명→6명으로 늘고 있다.류중일 삼성 감독은 "우리 야구 수준이 높아서 웬만한 외국인 투수를 뽑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잘 뽑으면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전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전반기 외국인 타자 가코 때문에 고민하다 후반기 저마노와 매티스가 맹활약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성적은 '외국인순'…몸값은 폭등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고르기도 어려울뿐 아니라 계약도 힘들다. 최근엔 선수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몸값 정보를 교환한다"면서 "게다가 각자 한국에서 받은 돈을 부풀려 말하는 성향이 있어 터무니 없이 요구액을 높게 말한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선(30만 달러)이 유명무실하다지만 '장외 높값'은 계속 높아진다는 것이다.그렇다 해도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팀 전력의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SK는 마리오의 호투와 어깨 부상으로 퇴출된 로페즈(3승)의 활약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LG에는 주키치뿐만 아니라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온 리즈(1승5세이브)가 있다. 3위 롯데는 유먼이 4승, 사도스키가 3승을 거뒀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해 4강권으로 올라온 넥센은 나이트와 밴헤켄이 10승을 합작했다.반면 시즌 전 알렉스를 라미레즈로, 지난달 라미레즈를 소사로 교체한 KIA는 외국인 선수의 선발승이 4승(앤서니)에 그쳤다. 최하위 한화는 말할 것도 없다. 배스는 2경기 평균자책점 48.60을 기록한 뒤 떠났고, 마무리 바티스타는 연일 '불쇼'를 연출하고 있다. 팀 순위가 외국인 선수 성적과 비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몸값이 꺼질 줄 모르는 것이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6.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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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앤서니 퇴출 이유 “자책점, 방법이 없다”

위기의 KIA. 선발 야구도 안되고, 불펜 야구도 안된다. 그 이유는? 외국인 투수의 부진 때문이다.KIA는 이번 주 우완 앤서니(30)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우완 투수 헨리 소사(27)를 영입할 예정이다. 왼손 투수 라미레즈(33)도 안전하지는 않다. 현재 불펜에서 그런대로 활약 중이지만 대체 자원이 나타난다면 언제라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두 명 다 교체하고 싶다"고 말했다.선발 무너지고, 불펜 소용 없고부상 선수들 때문에 힘든 4월을 보낸 KIA는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10일까지 4승2무1패로 선전했다. 11일엔 윤석민의 1피안타 완봉승으로 두산을 이겼다. 그러나 KIA는 이후 8경기에서 1승7패로 부진했다. 선 감독은 "선발투수의 부진이 가장 아쉽다. 선발이 못막아주니 해볼 도리가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이 기간 KIA 선발들은 모두 부진했다. 유일하게 이긴 16일 삼성전 승리투수는 불펜 라미레즈였다. 윤석민도 17일 삼성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8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은 6회를 채우지 못했고 평균자책점 7.99에 이르렀다.선 감독이 KIA에 부임하면서 내세운 목표는 역전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KIA는 전통적으로 선발이 강하기 때문에 7회 이후 역전패를 줄이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삼성 시절 강력한 불펜을 구축해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던 그였기에 기대감이 컸다.현재 KIA는 '선발 야구'도 '불펜 야구'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박지훈·라미레즈 등이 승리조에서 잘 던져주고 양현종이 돌아와 불펜에서 뛰고 있지만,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탓이다. 윤석민·서재응이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가 문제다. 앤서니는 퇴출, 심동섭은 2군행을 지시받았다. 김진우는 초반 난조가 걱정이다.선동열 감독의 외국인 '악연'KIA 마운드 부진의 출발은 부상 때문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진우·한기주 등이 이탈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돌아왔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외국인 투수 부진이다.지난 2월 좌완 알렉스(35)는 왼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왼손 외국인을 원했던 선 감독의 계산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알렉스 대신 영입한 라미레즈도 시원치 않다. 왼 어깨 염증으로 4월을 통째로 쉬었다.선 감독은 활발한 성격의 앤서니를 좋아했지만 "평균자책점(5.72)이 너무 나쁘다. 방법이 없다"고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선 감독은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인데 외국인 선수 복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삼성에서 6년간(2005~2010년) 지휘봉을 잡을 때도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했다. 삼성 구단이 적극적인 투자를 했어도 2007년 브라운(12승) 이후 10승 투수가 없었다.KIA는 외국인 투수를 가장 잘 뽑는 구단이다. 역대 최강인 리오스가 KIA 출신이었고,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을 때는 로페즈와 구톰슨이 27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전반기 1위를 달릴 때도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마운드를 이끌었다.문제는 선 감독 부임 후 외국인 투수들이 줄줄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KIA 구단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선 감독은 "외국인 스카우트는 구단에 일임했다. 소사의 영상도 보지 않았다. 잘 뽑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A 스카우트팀의 노하우를 여전히 믿는다는 뜻이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5.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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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강속구 경쟁 본격화

2012년 프로야구는 9회에 가장 뜨거워질 전망이다. 마무리 투수들의 강속구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각 팀의 최대 화두는 마무리였다. 고향 팀 KIA로 돌아온 선동열 감독은 겨우내 불펜 강화를 외치며 마무리 투수들을 테스트했다. 또 한화 바티스타, 두산 프록터, LG 리즈 등 외국인 투수들이 잇따라 마무리 투수로 낙점 받았다.올해 마무리 보직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팀 내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정통파 투수다. KIA의 임시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 사이드암 유동훈 정도가 예외로 꼽힌다. 한때 잠수함 마무리 등이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닥치고 강속구'가 트렌드다.외국인투수 '100마일 전쟁'선전포고는 김기태 LG 감독이 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그는 "우리 마무리는 리즈"라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해 선발로 11승(13패) 평균자책점 3.88을 올린 수준급 투수를 갑자기 마무리로 돌린 것이다. 게다가 리즈는 불펜 경험이 거의 없다.김기태 감독은 리즈의 '파이어 볼'을 탐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 구속인 161㎞를 기록한 리즈를 마무리로 세워 뒷문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가 안정되면 역전패가 적어진다. 팀이 안정감을 찾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리즈는 지난 17일 삼성과의 잠실 시범경기에서 9회에 등판, 이승엽 한 타자만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3월 중순인데도 최고 구속은 156㎞가 찍혔다.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바티스타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충분히 검증을 거친 선수이기 때문에 한대화 감독의 믿음이 깊다. 바티스타는 18일 넥센전 9회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팀의 6-0 승리를 지켰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가 기록됐다. 지난해에는 최고 157㎞까지 던진 적이 있다.두산은 새 얼굴 프록터를 마무리로 낙점했다. 18일 롯데전 9회에 등판해 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스피드 153㎞를 기록했지만 제구력에 물음표가 달렸다. "마무리를 맡기기엔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김진욱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필승조 출신인 프록터를 신뢰하고 있다.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지금까지 몇몇 외국인 투수들이 마운드 뒷문을 맡았다. LG 앤더슨, 현대 스트롱(이상 98년) 한화 토마스(2008~2009년) 등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가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한 건 2009년 공동 구원왕 애킨스(롯데·26세이브)가 유일하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스타일로는 국내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했다.그러나 올해 외국인 마무리는 이전 세대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진다. 모두 100마일(약 161㎞)에 육박하는 광속구를 뿌린다. 이 정도 속구라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각 코칭스태프의 평가다.혹시 '오승환 효과'?2009년 KIA가 로페즈(14승)와 구톰슨(13승)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각 팀은 앞다퉈 외국인 선발을 우선적으로 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 우승의 키 플레이어는 단연 마무리 오승환이었다. 최고 구속 154㎞의 '돌직구'가 부활하자 삼성을 당해낼 팀이 없었다.오승환이 47세이브(블론세이브 1번)를 기록하며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자 8회 이전 등판한 삼성의 중간 투수들에게도 무리가 가지 않았다. 강력한 불펜은 선발진의 안정으로 이어졌다. 특급 마무리의 존재 유무에 따라 팀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느냐를 보여준 시즌이었다.외국인 마무리를 쓰지 않는 팀들도 '오승환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수를 찾고 있다. SK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다음달 복귀 예정인 엄정욱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동안 SK에는 조웅천(은퇴) 정대현(롯데) 등 언더핸드 마무리가 많았지만 이만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선발로 뛰던 엄정욱을 보직변경했다. 2003년 국내 선수 최고 스피드(158㎝) 기록을 세웠던 엄정욱은 여전히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다. 이밖에 넥센은 손승락, 롯데는 김사율에게 변함 없이 뒷문을 맡긴다. 이들은 파이어볼러 수준은 아니지만 검증된 우완 마무리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2012.03.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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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외국인 투수 영입, 어떻게 돼 가나

선발과 불펜이 가능한 왼손 투수. KIA는 미국 뿐 아니라 도미니카·멕시코·일본까지 범위를 늘려 선동열 감독이 원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찾고 있다. 하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스카우트들은 수준급 왼손 투수들의 명단을 작성했지만, 그들은 한국보다 메이저리그를 택했다. 도미니카와 멕시코 윈터 리그에도 KIA의 조건에 맞는 투수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장고'하는 사이 KIA는 선택지를 하나 더 줄였다. KIA는 2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29승을 거둔 오른손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윤기두 KIA 육성팀장은 로페즈와의 재계약 포기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선동열 감독이 왼손 투수들을 요구했을 때부터 외국인 선수 두 명은 모두 왼손 투수로 뽑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 원칙에 따라 자연히 재계약을 포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적당한 선수를 찾지 못했지만 끝까지 조건에 맞는 선수를 찾겠다는 의미다. 왼손 투수가 보강돼야 선 감독의 다음 시즌 투수 운영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 선 감독이 다음 시즌 선발로 미리 낙점한 윤석민과 서재응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지난 시즌 선발 경험이 있는 한기주와 김희걸도 오른손 투수고, 김진우·곽정철·손영민·유동훈 등 핵심 불펜 투수들도 모두 오른손이다. 왼손, 그것도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K윤 팀장은 "외국인 선수들이 연말과 새해 휴가 기간을 갖고 있어 지난 며칠 동안 (외국인 선수들을 알아보는) 일이 다소 지체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발표할 수 있을 만큼 진척된 건 아니지만 후보군을 압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1월15일 이전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스프링캠프 시작 날짜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외국인 투수를 신중하게 선택하겠다고 기간에 여유를 뒀다.다시 한 번 '지키는 야구'의 명성을 재현하길 원하는 선 감독의 바람대로 KIA가 왼손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제때 구할 수 있을까. KIA는 2009년 최고의 오른손 외국인 투수 콤비였던 로페즈(14승)와 구톰슨(13승)을 보유하고 있을 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 2012.01.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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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최강 원투 펀치 KIA, 역대 원투 펀치는?

1985년 삼성은 50승을 합작한 김시진(25승)·김일융(25) 원투펀치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삼성이 올린 77승 중 3분의2를 두 투수가 책임졌다. 투수 분업화와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 잡은 지금은 당시와 같은 '50승 원투펀치'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확실한 에이스 두 명의 가치가 줄어들진 않는다. 타자를 압도하는 특급 투수들이 줄어들면서 에이스 두 명을 보유하기는 예전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됐다. 2000년 이후 13승 이상·3.00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 두 명을 동시에 보유했던 팀은 6팀 뿐이다. 이 중 세 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원투펀치의 중요성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지난해 SK는 김광현(17승)과 카도쿠라(14승)를 앞세워 우승했고, 2009년 KIA의 우승 뒤에는 로페즈(14승)·구톰슨(13승) 외국인 듀오가 있었다. 2000년 현대에는 원투펀치도 아닌, 원투쓰리 펀치가 있었다. 세 투수는 약속이나 한듯 모두 18승씩을 거뒀다. 2006년 약체로 평가받던 한화는 특급 신인 류현진(18승)과 재기에 성공한 문동환(16승)의 힘으로 일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뒤론 류현진의 뒤를 받쳐줄 또 한 명의 투수를 찾지 못해 침체에 빠졌다. 2011년 원투펀치는 누가 있을까. 지금까지는 KIA 로페즈·윤석민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후보를 찾기 힘들다. 2009년 KIA의 원투펀치는 로페즈·구톰슨이었지만 SK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 선발은 로페즈·윤석민이었다. 그 때부터 강력했던 KIA의 원투펀치가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 2011.07.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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