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동열 감독, 앤서니 퇴출 이유 “자책점, 방법이 없다”
위기의 KIA. 선발 야구도 안되고, 불펜 야구도 안된다. 그 이유는? 외국인 투수의 부진 때문이다.KIA는 이번 주 우완 앤서니(30)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우완 투수 헨리 소사(27)를 영입할 예정이다. 왼손 투수 라미레즈(33)도 안전하지는 않다. 현재 불펜에서 그런대로 활약 중이지만 대체 자원이 나타난다면 언제라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두 명 다 교체하고 싶다"고 말했다.선발 무너지고, 불펜 소용 없고부상 선수들 때문에 힘든 4월을 보낸 KIA는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10일까지 4승2무1패로 선전했다. 11일엔 윤석민의 1피안타 완봉승으로 두산을 이겼다. 그러나 KIA는 이후 8경기에서 1승7패로 부진했다. 선 감독은 "선발투수의 부진이 가장 아쉽다. 선발이 못막아주니 해볼 도리가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이 기간 KIA 선발들은 모두 부진했다. 유일하게 이긴 16일 삼성전 승리투수는 불펜 라미레즈였다. 윤석민도 17일 삼성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8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은 6회를 채우지 못했고 평균자책점 7.99에 이르렀다.선 감독이 KIA에 부임하면서 내세운 목표는 역전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KIA는 전통적으로 선발이 강하기 때문에 7회 이후 역전패를 줄이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삼성 시절 강력한 불펜을 구축해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던 그였기에 기대감이 컸다.현재 KIA는 '선발 야구'도 '불펜 야구'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박지훈·라미레즈 등이 승리조에서 잘 던져주고 양현종이 돌아와 불펜에서 뛰고 있지만,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탓이다. 윤석민·서재응이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가 문제다. 앤서니는 퇴출, 심동섭은 2군행을 지시받았다. 김진우는 초반 난조가 걱정이다.선동열 감독의 외국인 '악연'KIA 마운드 부진의 출발은 부상 때문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진우·한기주 등이 이탈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돌아왔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외국인 투수 부진이다.지난 2월 좌완 알렉스(35)는 왼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왼손 외국인을 원했던 선 감독의 계산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알렉스 대신 영입한 라미레즈도 시원치 않다. 왼 어깨 염증으로 4월을 통째로 쉬었다.선 감독은 활발한 성격의 앤서니를 좋아했지만 "평균자책점(5.72)이 너무 나쁘다. 방법이 없다"고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선 감독은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인데 외국인 선수 복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삼성에서 6년간(2005~2010년) 지휘봉을 잡을 때도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했다. 삼성 구단이 적극적인 투자를 했어도 2007년 브라운(12승) 이후 10승 투수가 없었다.KIA는 외국인 투수를 가장 잘 뽑는 구단이다. 역대 최강인 리오스가 KIA 출신이었고,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을 때는 로페즈와 구톰슨이 27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전반기 1위를 달릴 때도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마운드를 이끌었다.문제는 선 감독 부임 후 외국인 투수들이 줄줄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KIA 구단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선 감독은 "외국인 스카우트는 구단에 일임했다. 소사의 영상도 보지 않았다. 잘 뽑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A 스카우트팀의 노하우를 여전히 믿는다는 뜻이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5.22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