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미국 뿐 아니라 도미니카·멕시코·일본까지 범위를 늘려 선동열 감독이 원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찾고 있다. 하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스카우트들은 수준급 왼손 투수들의 명단을 작성했지만, 그들은 한국보다 메이저리그를 택했다. 도미니카와 멕시코 윈터 리그에도 KIA의 조건에 맞는 투수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장고'하는 사이 KIA는 선택지를 하나 더 줄였다. KIA는 2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29승을 거둔 오른손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윤기두 KIA 육성팀장은 로페즈와의 재계약 포기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선동열 감독이 왼손 투수들을 요구했을 때부터 외국인 선수 두 명은 모두 왼손 투수로 뽑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 원칙에 따라 자연히 재계약을 포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적당한 선수를 찾지 못했지만 끝까지 조건에 맞는 선수를 찾겠다는 의미다.
왼손 투수가 보강돼야 선 감독의 다음 시즌 투수 운영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 선 감독이 다음 시즌 선발로 미리 낙점한 윤석민과 서재응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지난 시즌 선발 경험이 있는 한기주와 김희걸도 오른손 투수고, 김진우·곽정철·손영민·유동훈 등 핵심 불펜 투수들도 모두 오른손이다. 왼손, 그것도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K윤 팀장은 "외국인 선수들이 연말과 새해 휴가 기간을 갖고 있어 지난 며칠 동안 (외국인 선수들을 알아보는) 일이 다소 지체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발표할 수 있을 만큼 진척된 건 아니지만 후보군을 압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1월15일 이전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스프링캠프 시작 날짜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외국인 투수를 신중하게 선택하겠다고 기간에 여유를 뒀다.
다시 한 번 '지키는 야구'의 명성을 재현하길 원하는 선 감독의 바람대로 KIA가 왼손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제때 구할 수 있을까. KIA는 2009년 최고의 오른손 외국인 투수 콤비였던 로페즈(14승)와 구톰슨(13승)을 보유하고 있을 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