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은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첫 데뷔'한 1일 열린 3경기서 2골을 취소시키는 위력을 보였다.
기념비적인 K리그 클래식 1호 VAR은 이날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울산 현대-수원 삼성전에서 나왔다. 1-1 동점이던 후반 17분 이종호(25)의 골이 VAR 판정을 거쳐 취소됐다.
VAR의 요청을 받은 주심이 분석에 들어가자 전광판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나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볼 수 있었던 'VAR 영상판독중'이라는 문구가 떴다. 갑작스러운 경기 중단에 관중들은 어색해했고, 선수들도 그라운드 위에 멈춰 서서 서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6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뒤 주심은 이종호의 골 취소를 선언했고, 울산 선수단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시간 인천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 FC의 경기에서도 VAR이 선언됐다. 인천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2분, 웨슬리(25)가 헤딩으로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확인 결과 웨슬리의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무효로 돌아갔다. 영상에 웨슬리가 광주 수비수보다 먼저 들어가는 모습이 잡혔기 때문이다. VAR이 없었다면 오프사이드 여부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연합뉴스]
2골이 날아갔지만 VAR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김도훈(47) 울산 감독은 "득점 이전 상황이 파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판정은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VAR의 판정에 수긍했고, 이기형(43) 인천 감독 역시 "웨슬리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맞다. 정확한 판정이었다"고 받아들였다. 팬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인천 팬 김동환(34)씨는 "응원하는 팀의 골이 취소되는 건 당연히 아쉬운 상황이다. 그래도 오심으로 큰 피해를 봤던 만큼 VAR로 판정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취소된 2골 모두 경기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VAR로 골이 취소되고 패했다면 당사자들에겐 불만이 남을 수 있는 경기였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득점 취소가 된 두 팀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울산은 후반 39분 터진 박용우(24)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고, 인천도 1-0의 리드를 잘 지켜 홈 첫 승의 기쁨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