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③] 소유진 "JTBC '해피엔딩', 내 인생까지 해피엔딩으로"
배우 소유진(38)이 3년 만에 취중토크와 재회했다. 그사이에 셋째를 출산했다. 이젠 아이 셋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스럽고 유쾌한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활기찬 에너지가 함께하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드라마 종영 이후 쉼 없이 곧바로 예능으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MC와 출연자로 활약 중이다. 일을 통해 얻은 좋은 에너지가 집까지 이어져 육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긍정의 소유자'. 그녀는 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맞았다. 그간 했던 작품 중 잊을 수 없는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 JTBC 드라마 '해피엔딩(2012)'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시절, 고민을 거듭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오던 때였다.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을 통해 배우 심혜진과 인연을 맺었고 남편 백종원과 만남까지 이어졌다. 제목 그대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소유진표 해피엔딩'이었다.
- 신혼의 기준이 5년이라고 했었는데, 어느덧 결혼 7년 차가 됐네요.
"이젠 신혼 느낌은 없어요.(웃음) 그래도 우린 서로에게 결혼 잘했다고 해요. 어차피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 같은 느낌이 들어요. 딸이 아빠 껌딱지예요. 아빠한테 온갖 애교를 부리곤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나도 가끔 오빠한테 애교를 부려요. 오빠가 그걸 싫지 않게 받아 줘요. 그래서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 연기가 지금도 재밌나요.
"늘 새롭기 때문에 질릴 수 없어요. 패션에 유행이 있는 것처럼 연기도 트렌드가 있어요. 시대가 변하면 연기 스타일이 달라지죠. 편집 기술이나 후반 작업도 달라지고요. 감독님의 스타일과 촬영 기법이 다르니 거기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해요. 그걸 맞춰 가는 게 재밌어요. 작가님들이 요구하는 딕션도 달라요. 배우가 그걸 해냈을 때 오는 희열이 엄청나요.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가 진짜 좋은 거죠. 연기는 끝이 없어요.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할까 그게 재밌고 기대돼요. 함께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도 재밌고요. 장르에 따라서도 달라지잖아요. 배우는 진짜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 영화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너무 하고 싶은데 연이 잘 닿지 않아서 많이 못 했어요. 영화도 너무 즐거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작업을 마친 뒤 보여 주는 거라서, 그건 진짜 작업이지 않나요? 과거엔 영화를 많이 안 해 봐서 두려움이 있었어요. 드라마만 익숙해지고 영화는 뭔가 다른 세계 같았어요. 그래서 폐를 끼칠 것 같아 두려웠는데 이젠 안 그럴 것 같아요."
-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았어요.
"감사합니다.(웃음)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이 셋 엄마인데 티 안 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연예계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데뷔 초기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정말 바빴어요. 쉬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나 자신이 신기했고 일하는 게 즐거웠어요. 학업 역시 포기하고 싶지 않아 휴학 한 번도 하지 않고 졸업했어요. 대학교 다녔던 당시 드라마를 6·7개 한 것 같아요. 밤샘 촬영하고도 1교시 수업을 나가곤 했어요. 그땐 술을 한 모금도 마실 줄 몰랐을 때예요.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웃음)"
- 바쁜 스케줄에도 휴학하지 않고 졸업한 건 대단한 것 같아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는 학창 시절부터 꿈꾸던 학교였어요. 인기는 잠깐인데 꿈의 학교를 들어간 만큼 졸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해내야지!' 이런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다녔어요."
- 그럼 술은 언제 배운 건가요.
"26세 때쯤 배운 것 같아요. 24·25세 때 조금은 안정기가 찾아왔어요. 20대 초·중반 소유진 하면 통통 튀는 이미지로 사랑받았는데, 20대 후반이 되니 여성으로 여성미를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모습이 남들이 보기엔 어설펐죠.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그때 고민하면서 술을 마시고 그랬죠. 그렇게 고민하면서 사람이 성장하더라고요. 힘들 때 어떤 대화를 하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20대 후반을 그렇게 견디고 이런저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살길을 찾았어요."
- 그때 당시 했던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요.
"그렇게 하다가 JTBC 드라마 '해피엔딩'을 통해 최민수 선배님을 만났어요. 최민수 선배님 딸 역할로 나왔는데 작품도 너무 좋았고 선배님이 고민 상담도 많이 해 줬어요. 너무 따뜻하고 좋은 분이에요. 그리고 그 작품으로 심혜진 선배님을 만났어요. 삶과 연기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게 됐죠. 서로가 서로를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렇게 선배님이 친한 분을 소개해 줬고 그게 바로 지금의 남편이에요. 진짜 결혼까지 하게 됐죠."
- 제목 그대로 진짜 해피엔딩이 됐네요.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그게 바로 해피엔딩이었네요.(웃음) 다시 봐도 너무 재밌고 좋은 작품이었어요. 주변에서 결혼한 뒤 더 잘됐다고 하는데 그건 나도 인정해요. 제2의 삶을 살고 있어요. 모든 고민의 흔적과 고민하면서 했던 것들을 기반 삼아 정말 하루하루 잘하고 싶고 잘 살고 싶어요."
황소영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장소=가로수길 테이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