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kt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경기를 끝낸 뒤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뒤에는 타석을 마치고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박승규(가장 왼쪽)를 구자욱이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제 너무 분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박승규(삼성 라이온즈)는 한동안 타석을 떠나지 못했다. 마지막 승부의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어떻게든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선 타석. 그러나 그 간절함이 오히려 생각을 많게 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아쉬움은 선명했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을 준비하는 박승규의 눈빛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삼성은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KS 1차전에서 7-8로 패했다. 경기 초반 내준 점수를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한 점의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박승규의 마지막 타석과 함께 삼성의 추격도 멈췄다. 경기 종료 후 한참을 타석에 서서 아쉬워하는 그의 모습은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선수들이 도열을 준비하던 시간이기도 했지만, 박승규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마지막 타석을 거듭 되짚었다고 전했다.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KS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무조건 출루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고, 그만큼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진 것이 아쉬웠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제 너무 분했다”며 “KIA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패했을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삼성 박승규. 삼성 제공
박승규가 떠올린 PO에서도 삼성의 출발은 패배였다. 삼성은 KIA와의 1차전을 1-5로 내줬지만, 2차전에서 8-3으로 승리하며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5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KS 진출권을 따냈다. 박승규도 3차전에서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반격에 힘을 보탰다. 첫 경기의 패배와 아쉬움을 안고도 다음 경기에서 흐름을 바꾼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첫판을 내줬다. 다만 삼성은 초반 열세 속에서도 KT 불펜을 상대로 추격하며 끝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1차전 뒤 “게임은 졌지만 소득은 있었다”며 “중후반 싸움으로 가면 우리가 언제든 역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에게는 따라붙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래서 더 놓치기 아까웠던 경기라는 아쉬움이 함께 남았다.
2차전을 준비하는 삼성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설욕의 의지가 드러났다. 박승규를 비롯한 선수들은 평소의 미소보단 비장한 표정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박승규는 전날 "필생즉사"의 마음으로 경기를 뛰겠다고 했다. 하지만 패배 후 다시 만난 이튿날엔 "특정 문구를 생각하기보단 그냥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뛰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