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원태인. 삼성 제공 "어떤 보직이든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에 서고 싶습니다."
원태인(26·삼성 라이온즈)이 꿈꾸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의 엔딩은 명확하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상관없다.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확정하는 것이다.
원태인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새로운 임무를 맡았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전거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뒷문을 책임지게 됐다. 익숙한 선발 마운드가 아닌 불펜에서 경기를 시작하고,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
낯선 보직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원태인은 PO 3경기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삼진도 6개나 잡아내며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특히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PO 5차전에서는 팀의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투수로 나서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에는 포효하며 KS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 후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는 원태인(오른쪽). 삼성 제공 원태인도 새로운 역할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았다. 그는 "KS 진출을 확정하는 마지막 투수가 되는 것도 재밌더라"며 웃었다.
사령탑도 원태인을 KS의 핵심 선수로 꼽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KS MVP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원태인의 이름을 꺼냈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시리즈 MVP를 받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우승한다면 마지막에 마운드에서 포효할 선수"라고 덧붙였다.
다만 KS에서 원태인의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수원에서 열리는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경기 결과와 마운드 운용 상황에 따라 원태인이 다시 선발로 돌아갈 가능성도 열어뒀다. 선발과 마무리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원태인의 활용법이 삼성의 KS 마운드 운용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원태인. 삼성 제공 원태인이 바라는 결말은 보직과 관계없이 같다. 그는 "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다면 완봉을 하고 싶고, 마무리 투수라면 세이브를 올리고 싶다"며 "어떤 보직이든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에 서고 싶다. PO보다 더 강력한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그가 다시 한번 사자의 포효를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