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감정을 김필은 이 여섯 단어로 읊조린다. 사랑하고 미워하다가, 때로는 용서하고 포용하는 것이 결국 인생이라는 담담한 고백이다. 독보적인 음색과 깊은 울림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김필이 7년 만의 정규앨범에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김필은 지난 10월 29일 정규 2집 ‘저니’를 발매했다. 2019년 발표한 1집 ‘유어스, 신시얼리’ 이후 약 7년 만이다. 총 9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삶의 여러 굽이를 지나며 느낀 감정과 그 과정에서 달라진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김필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목소리다. 평범한 노랫말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간 ‘다시 사랑한다면’, ‘그때 그 아인’ 등 리메이크곡과 드라마 OST를 통해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져왔다.
그런 김필이 이번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매력을 더욱 깊이 보여준다. 그동안 자작곡도 꾸준히 발표해 온 그는 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을 때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자신과 음악을 돌아보며 완성한 ‘저니’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타이틀곡 ‘라이프 이즈 라이프’는 앨범의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 헤매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이야기다. 록 사운드에 김필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순간에도 결국 다시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울림을 준다.
특히 “사람 사랑 미움 용서 관용 정의”로 이어지는 가사는 곡의 하이라이트다. 거창한 답을 내놓는 대신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는 모든 감정을 삶의 일부로 품어내는 시선이 돋보인다.
수록곡을 뜯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선공개곡 ‘자유롭고 싶어’는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에 둔 포크 발라드로 잠시 짐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냈다. ‘미러’는 리듬감 있는 사운드에 내면의 갈증을 담았고, ‘서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노래한다. 박지윤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사라져 가’에서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진다. 발라드에 록과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더해 김필의 음악을 폭넓게 만날 수 있다.
반가운 신보 소식에 리스너들의 반응도 뜨겁다. ‘라이프 이즈 라이프’ 뮤직비디오를 두고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짧은 영화를 본 것 같다는 감상이 나왔고, 새로운 스타일의 곡에서도 김필 특유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노래를 듣고 곧바로 콘서트를 예매했다는 팬도 있었다.
새 앨범을 낸 김필은 라이브 무대로 열기를 이어간다. 오는 14일과 1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원뱅킹홀에서 단독 콘서트 ‘저니’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이미 목소리만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온 김필이다. 7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아홉 곡에는 그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노래하고 싶은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그 모든 시간이 녹아든 ‘저니’는 김필이라는 음악가의 깊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