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에 재학 중인 하현승(18)에게 연고지 프로 팀 롯데 자이언츠 입단을 바라적은 없느냐고 묻자 그가 전한 답이다. 하현승은 "모든 팀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키움에 있는 선배님들에게 야구를 배우고 싶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현승은 지난달 열린 2027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9월 13일 막을 내린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특히 일본전 두 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역대급 재능을 뽐냈다. 좋은 신체 조건(키 1m95cm)에 투·타 모두 뛰어난 기량을 갖춰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리기도 한다.
키움은 역대급 잠재력에 높은 스타성까지 갖춘 하현승에게 신인 최고 계약금인 16억원을 안겼다. 2006년 한기주(은퇴)가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며 기록한 종전 KBO리그 최고 계약금(10억원)을 훌쩍 넘긴 것.
하현승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키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 같은 먼일에 시선을 두지 않고, 당장 프로 무대 적응을 위해 힘을 쏟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7억원 이상 고액 계약금을 받은 신인 중 레전드로 남은 선수가 드물다. 한 유망주가 프로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구단의 체계적인 육성 역량도 뒷받침돼야 한다. 심지어 운도 따라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하현승이 16억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키움 제공 선배 투수 안우진의 얘기를 듣고 있는 하현승. 키움 제공 그런면서에서 키움은 하현승과 궁합이 많다. 멘토로 삼을 선수가 많다. 안우진이 대표적이다. 하현승은 이미 "우진 선배는 KBO리그 대표 선발 투수다. 궁금한 걸 많이 물어보고 싶다"라고 전한 바 있다. 안우진도 "높은 기대감을 받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아무도 내 마음을 공감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이 들 때 가장 힘들다"라며 특급 기대주가 감당해야 할 부담감을 이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현승이에게 힘든 시기가 오면,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줄 것"이라고 했다.
정현우와 박준현도 하현승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투수도 2025·2026 드래프트에서 각각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특급 기대주다. 먼저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쌓은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다. 올 시즌 데뷔한 박준현은 후반기 경기 체력 저하에 시달린 경험을 돌아보며 이미 하현승에게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하현승은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동경했던 1~2년 선배들과 같은 팀에서 뛰게 돼 더 기쁘다"라고 했다.
장재영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것도 하현승에겐 호재다. 히어로즈 역대 최고 계약금(9억원)을 받았던 장재영은 입단 4년 차였던 2024년, 투수에 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장재영은 입단 당시 받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자존심이 떨어졌지만, 팀에 도움되기 위해 어려운 도전을 하고 있는 선수다. 투·타 겸업 가능성이 있는 하현승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고교 야구 명장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하현승이 '국보 투수'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처럼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현승이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야구팬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