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금메달 이준석.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을 통해 인지도 상승에 성공한 종목과 선수를 꼽으라면 테크볼과 이준석일 것이다. 테크볼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종목이었다. 세계랭킹 391위였던 이준석도 이름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준석이 AG 테크볼 남자 단식 초대 챔피언에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테크볼은 금메달과 함께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준석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메달이라도 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금메달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초대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엘리트 축구 선수와 족구 선수로 뛰었던 이준석은 선수 생활을 접고 대기업 계약직 직원으로 일했다.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테크볼이 AG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안정적인 회사에서 퇴사하고 다시 테크볼에 모든 것을 걸었다.
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우려했다. 국내에는 실업팀조차 없어 일정한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훈련 환경도 마땅치 않았다. 그럼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이준석은 테크볼에 '올인'했다.
기뻐하는 이준석. 연합뉴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머니 윤순정 씨의 지지와 이준석의 열정이었다. 250만원에 달하는 테크볼 테이블은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준석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어머니는 테크볼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아들을 믿고 선뜻 사줬다. 이준석은 "노트북이나 핸드폰도 아닌 테크볼 테이블을 사달라고 해 당황스러우셨을 것"이라며 웃었다.
금메달을 딴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도 어머니였다. 결승 직후 관중석의 어머니를 향해 "엄마, 나 금메달 땄어"라고 말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준석은 "어머니는 항상 나를 믿어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신다"며 "금메달을 따서 처음으로 효도한 것 같아 기뻤다. 앞으로도 효도하겠다"고 말했다.
아들 이준석의 인터뷰를 지켜보는 윤순정 씨. 연합뉴스 이준석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 직접 세계 정상급 선수에게 배움을 청했다. 발을 활용한 공격에 강한 한국 선수들과 달리 헤딩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헝가리의 아담 블라조비치에게 소셜미디어(SNS)로 연락했다. 그전까지 영상을 보며 혼자 연습했던 그는 사비를 들여 레슨을 받았고, 헤딩을 자신의 무기로 발전시켰다.
그렇게 테크볼은 그의 인생이 됐다. 축구를 하며 익힌 트래핑과 족구에서 다진 공격 감각, 여기에 직접 세계 정상급 선수에게 배운 헤딩까지 자신만의 무기를 하나씩 만들어갔다. 이제 이준석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