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린 김영웅이 부진을 씻어낸 비결로 '이 한마디'를 꼽았다. 홈런뿐 아니라 김영웅은 전날(25일) 고척 키움전에서 2안타를 때려냈고, 만루홈런 이튿날인 27일에도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잡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영웅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선수는 바로 '주장' 구자욱이었다. 26일 경기 전 만난 김영웅은 "(25일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삼진을 피하기 위해) 투구를 좀 많이 보려고 했는데, (구)자욱이 형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앞에 놓고 그냥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하셔서 휘둘렀는데 안타가 2개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26일 만루홈런 뒤에도 그는 "자욱이 형이 해주신 말 덕분이다"라며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보니까, '(삼진으로) 그냥 물러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휩싸이다가 스스로를 경직시켰다. 고참 형이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부담스러웠던 마음이 잘 풀렸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삼성 김영웅-구자욱. 삼성 제공
구자욱이 살린 건 김영웅만이 아니었다. 앞서 구자욱은 '홈런왕' 르윈 디아즈의 부활도 이끈 바 있다. 디아즈는 8월 초순까지 다소 부진에 빠져 있었다. 8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0.262(61타수 16안타)를 쳤고, 타점은 팀 내 2위인 13개를 때려냈으나 그의 장점인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12일 KIA전에선 처음으로 선발 제외가 되기도 했다. 타석이 아닌 더그아웃에서 마음을 정리해보라는 사령탑의 당부가 있었다.
김영웅은 13일 KIA전을 기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날 후반기 첫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고, 이후 11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며 반등했다. 8월 13일 포함 12경기에서 디아즈가 기록한 타율은 0.360(50타수 18안타) 18타점. 타격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삼성 구자욱-디아즈. 삼성 제공
디아즈 역시 자신의 터닝 포인트 중 하나로 구자욱을 꼽았다. 그는 13일 경기 후 구단 공식 유투브 '라이온즈tv'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최근에 경기가 안 풀렸을 때 압박감에 크게 짓눌렸는데, 경기 전 구자욱이 '홈런 칠 생각하지 말고 선택에 집중해라', '콘택트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들이 나올 수 있을 거다'라고 얘기해줬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타석에 임하니 좋은 결과가 실제로 나왔다"라며 흐뭇해 했다.
김영웅도 디아즈도 사실 기술이 문제가 아니었다.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강인한 멘털이 필요했다. 그럴 때 '주장'이 나섰다. 구자욱의 한마디가 홈런 영웅들을 일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