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 대만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투수 장현석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건 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0.8 [연합뉴스]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 장현석(22·그레이트 레이크스 룬즈)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빼어난 구위와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면서, 오는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장현석을 선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상위 싱글A로 콜업된 장현석은 3경기에 선발 등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싱글A(16경기 평균자책점 5.91)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한 단계 높은 무대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9이닝당 탈삼진이 14.18개에 이른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이 0.68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적이다. 탈삼진/볼넷 비율은 21.00. 투구 내용만 보면 흠잡을 곳이 없다. 아직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최근 구위가 눈에 띄게 올라왔다는 평가다.
장현석의 소식을 전한 그레이트 레이크스 룬즈. 구단 SNS 캡처
장현석은 지난 6월 발표된 아이치·나고야 AG 야구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의 대표팀 탈락이 관심을 끄는 건 이유가 있다. 2023년 열린 항저우 AG에서 아마추어 신분(마산용마고)으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고,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장현석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는 대신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여러 뒷말을 낳았다. KBO가 입장을 바꾼 것도 한몫했다. 2022년 2월 구성된 항저우 AG 기술위원회(당시 위원장 염경엽)는 '아마추어 선수를 최종 엔트리에 발탁하더라도 해당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돼 새롭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가 꾸려졌고, 기존 방침을 사실상 폐기해 '미국 진출 의사가 있는' 장현석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장현석이 이번 아이치·나고야 AG에 차출돼 국가대표로 다시 국위선양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A 구단 관계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 이번 AG에서 부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 공개 기자회견에서 선발 기준 및 명단을 말하고 있다. 2026.6.11 [연합뉴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아이치·나고야 AG 최종 엔트리에 단 한 명의 아마추어 선수도 포함하지 않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요청에 따라 2002년 정재복(당시 한양대) 2006년 정민혁(당시 연세대) 2010년 김명성(당시 중앙대) 2014년 홍성무(당시 동의대) 2023년 장현석 등이 태극마크를 달았던 관례를 깼다. 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장현석은 가지고 있는 구위나 구속이 탁월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도 KBSA와 아마추어 후보들을 논의했는데 좋은 선수들도 있지만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치·나고야 AG 엔트리 발표 당시 장현석의 싱글A 성적은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상위 싱글A에서 눈에 띄게 폼을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의 구위와 투구 내용이라면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다만 KBO는 이미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만큼 부상에 따른 교체가 아니라면 엔트리를 변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