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던/사진=본인SNS 가수 현아와의 공개 연애, 마른 체형과 병약미 같은 수식어는 오랫동안 던을 다른 무언가에 기대어 설명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던의 개성은 가려졌고 그의 이미지는 점차 무채색으로 굳어졌다.
그랬던 던을 바라보는 시선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그의 일상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던이라는 사람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던은 방송에서 반려견 햇님이와 시간을 보내고 작은 마당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겼다. 직접 음식을 만들고 소품을 손보는가 하면 동양적인 가구와 그림, 공예품으로 채운 집도 공개했다. 차분하게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과 분명한 취향,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깊이 몰입하는 성향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말수는 많지 않았지만, 던의 이야기에서는 자신과 삶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의 깊이가 묻어났다.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지키고 싶은 삶의 방식이 분명하면서도 이를 내세우거나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담백한 태도도 호감을 얻었다. 오랜 공개 연애와 이별을 지나 자신의 리듬대로 평온한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에 팬들의 안도와 응원이 이어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던은 대중에게 이름과 이미지는 알려졌지만,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았다”며 “이번 ‘나혼산’에서는 꾸며낸 느낌 없이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처음으로 인간적인 면모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생활에 열정을 쏟는 모습과 박물관처럼 집을 꾸민 모습에서는 던만의 뚜렷한 취향과 개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요즘 대중은 자신만의 색이 분명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이번 방송이 던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더 보고 싶다는 관심으로 이어진 배경”이라고 짚었다. 사진=MBC 유튜브 채널 캡처 방송을 통해 던이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쏠리면서 그가 오랜 시간 만들어온 음악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 커플 활동에 관심이 집중된 탓에 던은 늘 관계라는 틀 안에서 소비됐다. 정작 자기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온 아티스트 던의 가치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던은 2016년 보이그룹 펜타곤으로 데뷔해 대표곡 ‘빛나리’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혼성그룹 트리플H 활동에서는 개성 강한 퍼포먼스도 함께 선보였다. 2019년 솔로곡 ‘머니’를 시작으로 2020년 첫 미니앨범 ‘던디리던’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랩과 노래, 퍼포먼스를 두루 소화하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가능성을 넓혔다.
던의 음악적 색은 2023년 발표한 곡 ‘빛이 나는 너에게’에서 한층 선명해졌다. 특유의 여린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인 곡이다. 던은 지나간 사랑을 원망하거나 이별을 자극적으로 풀어내지 않고, 함께한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며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담하게 노래했다. 차분히 눌러 부르는 목소리는 긴 여운을 남기며 보컬리스트로서의 강점을 보여줬다.
수식어를 떼어낸 던에게 대중의 시선이 비로소 머물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7일 첫 방송된 ENA 예능 ‘왕자와 거지’를 통해 대중과 한층 가까이 만나고 있다. 던이라는 사람 자체를 향한 관심이 커진 만큼 앞으로 선보일 음악 역시 이전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던이 앞으로 얼마나 다채로운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