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이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 도중 이물질 사용으로 인한 부정투구로 퇴장 조처됐다. 빨간색 박스는 고우석이 부정투구 관련하여 자신의 SNS에 남긴 항변. AP=연합뉴스, 고우석 SNS 갈무리고우석이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 도중 이물질 사용으로 인한 부정투구로 퇴장 조처됐다. 심판들이 고우석의 글러브(빨간색 원)를 살펴보고 있다. SNS 갈무리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미네소타 트윈스 산하)와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의 경기가 열린 지난 25일(한국시간). 최근 메이저리그(MLB)에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고우석(28·세인트폴)은 팀이 2-3으로 뒤진 7회 초 홈 경기에 등판하는 도중, 심판으로부터 글러브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고우석은 첫 공을 던지기도 전에 퇴장 조치를 받았다.
다수의 현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우석의 퇴장 사유는 이물질(foreign substance) 사용이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심판은 고우석의 글러브 입수부에 이물질이 있다는 뉘앙스였다. 해당 심판은 다른 심판들을 불러 모아 글러브 검사를 요청했고, 결국 이상 판단이 나왔다. 미네소타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결국 고우석은 MLB 사무국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고우석은 항변했다. 그는 27일 자기 SNS(소셜미디어)에 '결백을 밝히기 위해 선수노조를 통해 항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살아오면서 한 번도 부정한 경쟁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공정함이라고 믿어왔고, 마이너리그에서 기대만큼 성적을 못내 힘든 시간을 보내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했을 때도 신념을 지키며 야구했다'고 했다.
퇴장 사유인 이물질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고우석의 입장이다. 고우석은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거'라며 '(올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글러브이며,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고 투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없다'고 해명했다.
MLB는 투수가 송진가루 외의 이물질을 사용하는 거를 엄격히 금지한다. MLB는 공에 침이나 바셀린 등을 발라 던지는 스핏볼(spit ball)을 비롯해, 샤인볼(shine ball·유니폼이나 글러브 등에 문질러 미끈거리게 한 공), 머드볼(mud ball·진흙을 묻힌 공), 에머리볼(emery ball·사포 등 날카로운 물질로 표면을 거칠게 만든 공) 등을 부정투구로 규정하고 있다.
부정투구를 금지하는 이유는 외부 물질이 공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파인타르(pine-tar·송진)' 이슈가 대표적. 끈적이는 이물질인 파인타르는 보통 타자가 배트에 바르는 물질이지만, 투수도 글러브 등에 바른 뒤 손가락에 이를 묻혀 투구해 논란이 됐다. 회전수와 구속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릿 콜이 파인타르를 사용한 의혹으로 이슈가 됐다.
투구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부정투구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MLB를 비롯한 한국 KBO와 일본 NPB 등은 투수가 등판하기 전에 심판이 글러브와 모자 등을 검사한다. KBO리그도 2023년부터 매 경기 선발 투수는 무작위로 최소 2회, 불펜 투수도 최소 1회씩 글러브를 비롯하여 모자와 벨트 등을 심판으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불펜 투수인 고우석은 등판 시 이물질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고우석이 적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이물질을 사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MLB 사무국은 아직 고우석의 글러브에서 무엇이 발견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고우석의 MLB와 마이너리그 투구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회전수와 구속에는 큰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