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1루수 후보로 떠오른 박상준(25)이 '야구 미생'의 시간을 딛고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박상준은 최근 KIA에서 눈여겨볼 선수 중 한 명이다. 후반기 첫 4연전(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모두 선발 1루수로 출전하며 팀 내 입지를 넓혔고, 이제는 단순한 백업 자원이 아닌 사실상 반주전급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박상준의 타격하는 모습. KIA 제공
박상준은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 타율 0.313(80타수 25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21)과 장타율(0.425)을 합한 OPS는 0.846. 이범호 KIA 감독은 박상준에 대해 "찾기 힘든 유형의 선수"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쉽게 승부를 서두르지 않는 선구안과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상대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하며 출루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팀 타선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상준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세광고와 강릉영동대를 거친 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차례나 지명을 받지 못하며 프로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2022년 육성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으며 어렵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같은 해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다시 한번 공백기를 겪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4월 4일 마침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박상준은 꾸준한 활약으로 존재감을 키웠고, 이제는 단순한 백업을 넘어 KIA 1루를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1루수로 출전 비율을 높이고 있는 박상준. KIA 제공
고비도 있었다. 5월 말 옆구리 부상을 당해 한 달가량 전열에서 이탈한 것. 박상준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당시를 돌아보며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따로 내 자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조급하지 않았다"며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고 생각했다. 2군에서 다시 차분하게 준비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할 때나 공격할 때 아직 긴장을 많이 한다"며 "어떻게 보면 조금 이기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타격에서도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수비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은 척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박상준이 강조하는 건 수비이다. 그는 "안타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수비가 더 중요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진 바운드에 대한 적응이 안 된 거 같다. 1군과 2군의 바운드의 차이가 다르더라. 하다 보면 실수도 조금씩 덜 하지 않을까 한다"며 "수비가 안 되면 타격을 그렇게 잘하는 타자가 아니어서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좋을 때도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며 "기회를 안 주셨으면 이런 상황도 안 만들어졌을 거다. 선수라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