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김영희 /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편의점에서는 1000원인 물도 비행기나 호텔에서는 7000~8000원을 하죠. 당장 이직이 어렵다면,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가치를 1만 원, 2만 원짜리로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말자 할매’ 김영희 표 고민 상담은 빠르고, 간결하고, 유쾌했다. “다 괜찮을 거야”라는 뻔하고 감성적인 말 대신, 내일 당장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용한 답변들이 쏟아졌다.
14일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경제전문 미디어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한 ‘직장인 고민 클리닉’이 개최됐다. 이번 자리는 업무와 커리어, 인간관계 등 직장생활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고민을 유쾌하게 나누고 공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코미디언 김영희 /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이날 김영희는 KBS2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 속 백발의 할머니 캐릭터 ‘말자 할매’로 무대에 올랐다. ‘코미디계의 오은영’이라는 별명답게 명쾌하고 따뜻하면서도, 솔직한 솔루션으로 현장 분위기를 환하게 밝혔다.
특히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워킹대디들을 향한 조언이 큰 울림을 줬다. “직장을 다니며 아이에게 관심을 제대로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한 워킹맘의 고민에 김영희는 “차갑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내 인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자식의 인생을 드라마에 비유하며 “자식 인생에서 나는 조연이나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주인공을 당연하게 자식으로 둘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라며 일에 치여 자식에게 소홀해졌다고 자책하는 부모들의 죄책감을 시원하게 덜어줬다. 코미디언 김영희 /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김영희는 자신의 경험담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관객들과의 공감대를 좁혀나갔다.
“아내에 비해 좋은 아빠가 아닌 것 같다”며 자책하는 남성 사연자에게는 “원래 엄마들이 육아 적응이 빠르다. 10살 연하인 우리 남편도 육아에 서툴러 때려주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고 고백해 객석을 폭소케 했다. 이어 “남편은 아내를 여자로서 잘 챙겨주고 서포트해 주면 되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역할을 짚어줬다.
직장 내 인간관계와 진로를 고민하는 MZ세대들을 향해서는 뼈 있는 조언을 던졌다.
“무례한 상사 대처법”을 묻는 말에 김영희는 “내가 사장이 되는 수밖에 없다. 섣불리 대처했다간 잘린다”고 받아쳐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모든 상사가 후배들을 똑같이 사랑할 수는 없다. 나만 해도 개그 열정이 가득한 후배를 예뻐하지만, 또 어떤 선배들은 싹싹하게 비위를 잘 맞추는 후배를 좋아한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 말라”며 관계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라고 조언했다.
이어 “MZ를 뒤집으면 ‘줌마’(아줌마)다. 영원한 MZ는 없다. 다들 언젠가는 아줌마가 된다”고 꼬집으며 상사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직장 상사가 잔소리하고 싫더라도 가끔은 그분들 이야기도 귀담아들어 줘라. 특히 상사 돈으로 맛있는 걸 얻어먹었을 때는 군소리하지 말고 먹은 만큼 리액션해 주는 게 예의”라며 “그 지갑이 사실은 아주 외로운 지갑일 수 있다”고 덧붙이며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말자 할매' 개그맨 김영희가 14일 오후 서울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주최 CC포럼 '직장인 고민 클리닉'에서 참석자들이 직접 적은 고민을 풀어주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6.07.14/ 이날 하모니홀은 나른해지기 쉬운 오후 2시라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객들은 강연 내내 공감의 박수와 폭소를 터뜨리며 지친 회사 생활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냈다.
김영희는 “팍팍한 일상 속에서 오늘 하루만큼은 여러분에게 아주 특별한 하루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뜨거웠던 ‘고민 클리닉’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