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연합뉴스
칸에서 신작 ‘호프’를 선보인 나홍진 감독이 영화의 출발점과 함께 속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호프’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조인성,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마이클 패스벤더가 참석했다.
이날 나홍진 감독은 ‘호프’의 출발점에 대해 “우리가 범죄를 저지르고 폭력이 발생하며 그 외에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가, 원인이 뭘까 고민했다”며 “‘곡성’이 초자연적이고 종교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그게 우주까지 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계인이 나왔다.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대적이지 않고 원시적인 영화이길 바랐다. 그러려면 CG 크리처가 등장하고, 그것과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가 필요했다. 배우들의 아주 난도 높은 액션 연기가 동반되어야 해서 그들을 잘 설득하고 속이고 유인했다”며 “액션물을 찍으려고 한 건 아니다.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편집본을 보니 액션물이더라. 나도 당황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와 관련, 배우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황정민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안 힘들다의 개념은 아니었다. 생소한 작업이라 상상력을 끌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내서 촬영에 임했다”며 “사실 육체보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공포를 어떻게 전달할까에 포커싱을 맞췄다”고 짚었다.
배우 황정민 / 사진 AFP=연합뉴스
정호연은 “총기, 자동차 액션 등을 정말 오래 준비했다. 감독님과 함게 촬영 전부터 그런 에너지를 가져갔다”며 “알라시아가 ‘두려움보다 안 해본 것을 해보는 즐거움을 더 느껴보라’는 말을 해줬다. 그런 응원 덕에 무사히 잘 끝났다”고 밝혔다.
영화 속 외계인 CG에 대해서는 다시 나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레트로하게 준비하고 싶었다. 많은 디자이너와 긴 시간 작업해 왔다. 그래서 결국 너무 많은 디자인을 뽑아내다가 최선의 디자인을 뽑아낸 건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을 때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 감독은 또 시대적 배경을 이유로, 영화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연결 짓는 한 외신 질문에 “그런 건 없다”며 “없는데 이유를 설명해 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에 조인성은 “배우들 역시 시간적 배경보다 공간에 집중했다. 호포항에 사는 마을 주민의 생활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부연했다.
속편 가능성도 언급했다. 나 감독은 “짐작했겠지만, 이후 이야기가 있다. 써놓은 것도 있고 만들고 싶다.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호프’의 결말은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대가로 이후 서사를 새로 써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호프’는 나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