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2.0’으로 여러 변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중요한 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세요.”
‘BTS 2.0’ 새 챕터를 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K 대표 글로벌 아티스트의 위용을 과시하며 ‘아리랑’ 투어의 시작을 성대하게 알렸다.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 2회차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9일부터 이날과 12일까지 총 3회차에 걸쳐 진행되며 회당 4만 4000명씩 총 13만 2000명의 관객과 함께 한다.
이번 투어는 지난 2022년 4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이후 약 4년 만에 재개되는 투어로, 신보 ‘아리랑’과 함께 팀의 새로운 챕터인 ‘BTS 2.0’의 분기점의 본격 서막을 알리는 공연이다. 거침없는 불쇼와 수십 명의 댄서들과 함께 한 ‘아리랑’ 수록곡 ‘훌리건’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방탄소년단은 ‘에일리언’으로 분위기를 예열했고, 곧바로 ‘달려라 방탄’으로 아미들을 열광하게 했다.
아미와 반가운 인사를 건넨 정국은 “고양 두 번째 공연을 시작했다. 1회차와 다르게 날씨가 좋다. 춥지 않냐. 아직까지 추울 수도 있지만 저희가 뜨겁게 달궈 드리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뷔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360도 공연을 해봤다. 진짜 360도에 아미 분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고, 슈가는 “이번 투어 특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준비를 많이 했다. 무대나 선곡, 요소요소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했다. 낯설 수도 있지만 끝까지 즐겨달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무대 위 방탄소년단은 그 자체로 물 만난 고기였다. 완전체로서 3년 여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신보 타이틀곡 ‘스윔’처럼 무대 위을 마치 유영하듯 노닐었다. 라이브도, 무대 매너도 성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앞선 슈가의 공언대로, 공연 전반은 격렬한 퍼포먼스 아닌 음악 자체와 한국적 색채를 더한 연출의 승부수가 돋보였다.
‘데이 돈트 노우 어바웃 어스’에선 전통 탈을 재해석한 이미지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라이크 애니멀스’ 또한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하는 보컬 퍼포먼스 무대로 시선을 모았다. ‘페이크 러브’ 또한 밴드 사운드 편곡으로 기존 선보였던 안무를 배제했다. 이어진 ‘스윔’ 무대는 대형 천을 물결처럼 활용한 연출로 곡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배가했고, ‘메리 고 라운드’는 승무를 떠올리게 하는 천 퍼포먼스로 미감을 더했다.
BTS 새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곡 ‘2.0’에 이어 ‘노멀’ 무대에선 수묵화에서 영감을 받은 애니메이션 콘셉트의 연출이 더해져 시선을 모았다. 또 ‘낫 투데이’와 ‘마이크 드롭’, ‘FYA’와 ‘불타오르네’ 역시 기존 안무의 비중을 줄이고 EDM 콘셉트의 밴드 편곡으로 선보이며 현장을 대형 클럽으로 변모시켰다.
공연의 클라이막스는 ‘보디 투 보디’와 ‘아이돌’로 이어진 역대급 한국형 퍼포먼스였다. 민요 ‘아리랑’을 삽입해 화제를 모은 ‘보디 투 보디’는 LED 깃발, 상모가 떠오르는 LED 리본을 활용해 강강술래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어진 국악 컬래버 곡 ‘아이돌’ 퍼포먼스에선 대형 깃발, LED 리본 등 다양한 소품을 든 50인의 댄서들과 경기장 트랙틀 따라 행진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버터’와 ‘다이너마이트’ 등 “옆집 철수네 집 강아지도 아는” 히트곡 선곡으로 흥을 돋운 이들은 ‘테이크 투’, ‘DNA’ 등 랜덤 선곡으로 팬들과 공연을 즐겼다. 이후 마지막 멘트에 나서서는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여러분 곁에 늘 같이 있겠다”고 긴 공백에도 기다려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리더 RM은 “‘2.0’ 노래도 내고 여러 변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중요한 건 변하지 않았다. 우리 일곱 명이 이 일을 계속 하기로 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여러분을 정말 생각하는 이 진심이다. 여기에 가득 채워주신 것을 단 한 순간도 가볍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이를 처음 봤을 때 열다섯 살이었는데 지금 서른 살이고 진 형은 서른 다섯 살이다. 독립된 개체로서 한 결정이고 우리가 오래 일하기 위해 한 결정이다. 너그럽게 우리의 변화를 지켜봐주시면 좋겠다”면서 “한 번만 믿어주세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컴백 전 라이브 방송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정국은 팬들에게 큰절을 한 뒤 “어던 상황이건, 팬들과의 마음은 진심이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몸 부서져라 할 것이다. 여러분은 그냥 기다려주시면 제가 다양한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는 멋진 가수가 되도록하겠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투어 타이틀 ‘아리랑’에 걸맞게 무대 세트에도 한국의 멋을 담아냈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을 360도 무대 중앙에 설치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연회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무대 바닥은 태극기를 모티브로 설계했다. 태극의 원형 문양이 중심을 잡고 사방으로 뻗은 돌출무대는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이를 통해 태극기의 상징성과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실용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공연 중간에 상영되는 VCR에도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첫 번째 영상은 건곤감리가 상징하는 하늘, 땅, 물, 불에 음, 양, 순수까지 총 일곱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각 요소는 멤버 한 명 한 명과 연결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형상화됐는데 웅장함을 선사하는 대형 천, 화려한 레이저, 수면처럼 번지는 빛,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 연기 분사 등 다양한 장치가 몰입감을 더했다. 여기에 푸른색, 붉은색 망토를 입은 인물들이 음과 양, 즉 태극을 형상화했다는 게 소속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음악적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팀 특유의 감성을 잃지 않고, 한국의 미를 담아내면서도 글로벌을 사로잡을 만한 높은 완성도로 기존 공연을 뛰어넘는 압도적 순간을 남기며 의심의 여지 없는 ‘BTS 2.0’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번 월드투어는 고양을 시작으로 도쿄,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의 34개 도시에서 85회에 걸쳐 펼쳐진다. 한국 가수 단일 투어 기준 최다 회차다. 여기에 일본, 중동에서는 추가 공연도 예정돼 있어 투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