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외국인 선수 클리말라(폴란드)가 올 시즌 달라진 팀의 비결로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는 ‘책임감’을 언급했다.
클리말라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홈경기서 선발 출전, 팀이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전북을 1-0으로 제압하고 개막 후 리그 무패 기록을 6경기(5승1무)로 늘렸다. 특히 2위였던 전북을 누르고 단독 1위 체제를 굳건히 했다.
이날 클리말라는 정규시간 동안 전북 수비수 김영빈, 조위제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앞서 5경기서 3골을 넣는 결정력을 뽐냈지만, 이날은 좀처럼 공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클리말라는 경기 마지막 순간 빛났다. 후반 추가시간 전북의 역습이 무산된 상황, 서울 송민규와 문선민이 반격에 나섰다. 이때 공격 가담한 야잔이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고, 이를 클리말라가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90분 내내 자신을 괴롭힌 조위제의 견제를 뚫고 이뤄낸 값진 득점이었다. 서울은 클리말라의 결승 골에 힘입어 지난 2017년 7월 2일부터 이어진 전북전 홈 무승 기록을 3205일 만에 끊었다.
서울 입장에선 ‘해결사’ 클리말라의 활약이 반갑다. 그는 지난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었으나, 입단 후 부상 여파로 4경기 1골 1도움에 그쳤다. 팀도 6위에 그쳐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 시즌 페이스는 가파르다. 이미 4골(6경기)에 성공한 클리말라는 11일 기준 K리그1 득점 공동 3위다. 17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12개를 유효타로 만드는 정교함도 돋보인다. 그는 전북전 수훈선수로 꼽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클리말라는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힘든 경기가 될 거로 예상했다. 사실 전북이 생각보다는 롱 패스를 이용한 공격을 했다. 덕분에 원활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상대가 거칠게 준비했으나, 우리도 굉장히 준비를 잘했다. 그런 플레이에 밀리지 않았다는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경기력을 떠나서 실점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찬스가 와서 기뻤다”고 평했다.
클리말라가 승리 뒤 강조한 건 단연 ‘팀’이었다. 그는 “우리는 끝날 때까지 개인이 아니라 팀을 위해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이기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고 기뻐하며 “그라운드 안팎 모두가 이 팀을 위해 싸웠다”고 돌아봤다.
서울은 이미 창단 후 최고의 시즌 초반 페이스를 보인다. 취재진의 질의도 주로 ‘서울이 달라진 점’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질문을 받은 클리말라는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상 문제도 있었고, 6개월 이상 준비하지 못하며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아꼈다.
물론 선수 스스로가 느끼는 차이점은 분명 있었다. 클리말라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각 포지션의 선수가 더 책임감을 갖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며 “지난해 우리는 제시 린가드(코린치아스)라는 환상적인 선수가 있었다. 린가드는 서울을 위해 해준 게 정말 많지만, 가끔씩은 우리가 ‘린가드가 뭔가를 해 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치가 있었다. 그가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매 경기 마법을 보여줄 순 없다. 이번 시즌에는 특정 슈퍼스타라든지,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는다.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달라진 서울에 대해, 클리말라는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를 지배했던 다른 경기와 달리, 전북전은 우리가 고전한 게 맞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경기가 서울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 지난해엔 경기를 잘하고도 실점해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이날은 서울을 무너뜨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증명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클리말라는 “공격수로서 득점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있다. 그렇지만 그 부분에만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다. 개인 목표에만 신경 쓴 시즌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선수단, 코치진이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꾸준하게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열심히 준비하는 거다. 물론 득점왕도 하고 싶지만, 지금 말할 부분은 아니다. 시즌이 끝날 때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지켜보면 될 거 같다”고 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