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한국야구대표팀이 스페셜매치를 펼쳤다. 대표팀 선발 문동주가 1회 를 마치고 들어오고있다. 고척돔=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3.17.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불발된 투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쾌투 행진을 이어갔다. WBC 합류 불발이 더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는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6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38개의 공을 던져 무피안타 무사4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이날 문동주의 최고 구속은 156km가 나왔다.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150km/h 미만의 공으로 승부하던 문동주는 다시 상대한 1번 타자 박성한과 2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상대로 156km/h의 공을 꽂아 넣었다. 박성한에게 던진 공은 땅쪽으로 향했지만, 에레디아에게 던진 공은 존 바깥쪽으로 뻗으며 타자의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건재함을 과시한 모습이다.
문동주는 지난 1월 소속팀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해 우려를 낳았다. 병원 검진 결과 단순 어깨 염증 진단을 받았지만, 2026 WBC 대표팀 합류는 불발됐다. 몸과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화 문동주. 한화 제공
한국은 문동주를 '예비 투수 풀(DPP, Designated Pitcher Pool)'에 넣으며 8강전 교체를 대비했으나, 교체는 없었다. 이제 막 청백전 실전에 나선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서 공을 던지다 자칫 더 큰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강속구 투수'가 있다. 한국계 메이저리거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다. 오브라이언은 WBC 한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으나, 마찬가지로 캠프에서 당한 부상(종아리)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오브라이언은 최근 팀에 복귀해 시범경기까지 소화했다. 지난 8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첫 시범경기에 등판, 최고 99.1마일(약 159km)의 강속구를 던져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했다. 다만 두 번째 경기였던 11일 메츠전에선 최고 99.2마일(약 160km)의 공을 던지고선 ⅔이닝 4볼넷 1실점으로 부진했다.
대표팀에서 합류를 고사한 문동주와는 달리, 오브라이언은 대표팀이 마지막까지 설득한 선수다. 하지만 11일 메츠전을 기점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선수의 의사인지 구단의 만류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표팀으로선 아쉬운 순간이었다. 오브라이언은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범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 최고 97.7마일(약 157km)의 공을 던져 1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오브라이언. AFP=연합뉴스
한국은 결국 이들을 합류시키지 못한 채 지난 14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 출전, 0-10 콜드게임 패로 고개를 숙였다.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가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번 대회 한국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하 본선 1라운드 기준)은 90마일(약 145㎞)이었다. 20개국 중 18위. 8강 맞대결 상대였던 도미니카공화국이 평균 95.3마일(약 153.4㎞)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미국(2위·94.4마일)과 일본(4위·93.9마일) 등 강국들은 가볍게 94마일 안팎을 기록하며 한국과 확연한 체급 차이를 보였고, 대만도 8위(92.9마일·약 149.5㎞)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으나 한국만 제자리걸음을 했다.
만약 문동주와 오브라이언이 부상 없이 정상 합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두 선수의 시범경기 호투가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