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도박 파문을 일으킨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 김동혁(왼쪽부터). 롯데 제공
대만 스프링캠프 기간 일부 선수들의 사행성 오락실 방문 논란과 관련한 자체 징계를 두고, 롯데 자이언츠가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롯데는 지난 27일 '선수단의 일탈로 인해 실망하셨을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 결과 김동혁 선수는 50경기, 고승민·나승엽·김세민 선수는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받았다. KBO 상벌위원회 결과를 구단은 존중하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동혁·고승민·나승엽·김세민은 대만 현지 사행성 오락실을 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선수가 여성 직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담겨 파장이 커졌다.
KBO는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조항을 적용해 각각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KBO는 '전지훈련 기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발송된 클린베이스볼 통신문을 통해 카지노 및 파친코 등 사행성 업장 이용이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안내하며 경각심을 환기해 왔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선수들이 일으킨 사회적 물의와 그로 인해 실추된 리그 이미지 등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선제적인 제재를 결정했으며 추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대만 CCTV 영상 중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관심이 쏠린 건 구단의 징계였다. 롯데는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했다. 사행성 오락실을 '불법 장소'로 규정하면서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다. 구단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KBO리그는 '회원사는 협회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KBO의 판단과 별개로 구단이 이중 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본 롯데가 별도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구단의 징계 칼날은 선수들을 피해 갔다. 롯데는 '선수들의 개인 일탈로 발생한 사안이지만, 구단도 전지훈련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단장에게 중징계 조치와 함께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며 '팬 분들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 재정비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겠다. 선수단 운영을 포함해 컴플라이언스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이사와 단장, 프런트 매니저들이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징계의 실효성에 대해 여러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롯데에 지명된 신인선수들이 박준혁 단장과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4.09.11.
결국 논란의 당사자인 선수들에 대한 징계는 협회 차원에서 마무리됐다. 롯데는 '2026시즌 팬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팬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